자연과 함께/가물에 떠내려가는/나뭇잎처럼//혼자만의 세계로/일렁일 때/푸른 그리움이/석양에 비치네//균형 잡힌 시각으로/세상을 바라보며//안으로 절제하면서/다채롭지도 않고/수다스럽지도 않은/소나무 밑에서 숨쉬는/송이버섯처럼//새벽공기 마시며/순수하게 살고 싶다//(‘자연’ 글머리 전문)
백세시대 명예기자이자 시인인 박부자씨가 세 번째 시집 ‘세상을 안으려는 목단꽃처럼 살수만 있다면’을 펴냈다. 박부자씨는 지난 2008년 백세시대이 독자를 대상으로 한 문예작품 공모에서 시 ‘마른북어’가 당선된 바 있으며, 그 이후에도 꾸준히 다양한 작품을 지면에 선보이고 있다.
100여편의 작품이 담긴 시집에는 ‘오리’ ‘단풍’ ‘신호등’ ‘귀뚜라미’ ‘물’ ‘겨울바다’ 등 일생생활에서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사물이나 자연을 통찰해 한자 한자 맛깔나게 표현하고 있다.
그만의 맛깔난 표현은 작품 ‘영리한 돼지’에서 잘 드러난다. 지방에 살 때/나는 돼지 엄마가 됐다./음식 찌꺼기 거두랴/팔이 늘어져/어깨가 짝재기다.//후적후적 주둥이로/죽 먹고 난 돼지는/숏다리로 조심스럽게/육중한 몸을 눕힌다.//사람 소리만 나면/귀를 쫑긋 하면서/흰눈썹 사이로 쌘눈뜨고/망을 보는 돼지는/미련해 보여도 주인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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