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처자와 결혼하는 70대 노인의 설레임, 유쾌! 상쾌! 통쾌한! 연극 ‘너와 함께라면’
20대 처자와 결혼하는 70대 노인의 설레임, 유쾌! 상쾌! 통쾌한! 연극 ‘너와 함께라면’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0.11.05 15:04
  • 호수 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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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일~내년 1월말까지 대학로서 공연

▲ 사진=연극열전

“나도 20대 처자와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
올 여름 대학로를 뜨겁게 달궜던 연극 ‘너와 함께라면’이 11월 5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의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앙코르 공연을 갖는다.

이 연극은 한 방송 TV 프로그램 ‘세상에 이런 일이’에 등장할 만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평범한 가정에서 ‘금지옥엽’ 키운 29살 딸이 결혼상대자로 70세 노인을 데려오면서 가족들의 오해로 인해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

‘너와 함께라면’은 자신의 딸이 잘 나가는 청년사업가와 연애를 하는 것으로 알았던 엄마가, 하루는 우연히 자신의 집을 방문한 딸의 남자친구, 그러니까 70대 노인을 청년사업가의 아버지로 오해하면서 가족들 사이에 오해가 오해를 낳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을 유쾌하고 코믹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 작품은 연극 ‘웃음의 대학’으로 국내에 소개됐던 일본 극작가 미타니 코우키의 대표작이다. 재기발랄한 문체와 독특한 상황설정으로 ‘웃음의 연금술사’라는 수식어를 지닌 미타니 코우키는 일본에서 연극, 드라마, 영화를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스타 작가 겸 연출가.

▲ 사진=연극열전
지난 1995년 일본에서 먼저 연극으로 선보인 이 작품은 ‘거짓말은 더 큰 거짓말을 만들고, 극장을 오해와 웃음으로 가득 채운 걸작 홈드라마 코미디’라는 평가를 받으며 작가의 감각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 연극은 꼬리에 꼬리를 잇는 거짓말로 인해 평온했던 집안이 쑥대밭이 돼 가는 과정을 유쾌하고 코믹하게 그려 관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특히 70대 노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20대 여성과의 나이를 초월한 사랑을 다루면서 노년층을 극장으로 끌어들여 연극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흥행비결에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중무장한 배우들도 빼놓을 수 없다. 70대 노인 기무라 켄야 역은 중견배우 송영창씨와 연기파 배우 손종학씨가, 40세 연상의 애인과 사랑을 나누는 20대 여성 코이소 아유미 역은 배우 박민정과 미스코리아 출신 이윤애씨가 공동으로 맡아 연기한다.

연극 ‘웃음의 대학’에 이어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이해제씨는 “기막힌 상황 속에 들어간 엉뚱한 인물의 섬세하고도 치열한 심리전은 조용하고도 조마조마한 ‘4차 세계대전’이 될 것”이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공연 시간은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시와 7시, 일요일과 공휴일은 오후 2시와 6시다. 월요일은 쉰다. 요금 2만~4만원. 백세시대 지면(제243호 5면)의 할인권을 지참하면 40% 할인된다.
문의 02-766-6007
 

“노년층도 즐길 문화공연 나와야”

… 70대와 20대 사랑 무대 올려

조재현, 연극 ‘너와 함께라면’ 프로그래머
“노년층 ‘공감’… 연극보러 대학로 찾는다”


▲ 프로그래머 조재현. 사진=임근재 기자
‘경기공연영상위원회’ 위원장,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홍보대사…. 배우 조재현(46)씨를 부르는 호칭이다. 그는 최근 배우뿐만 아니라 문화행정 분야로 시야를 넓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거기에 대학로 연극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연극열전’ 시리즈 프로그래머를 맡아 연극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프로그래머로 참여한 ‘연극열전’ 세번째 시리즈 ‘너와 함께라면’이 성공을 거둬 연장 공연을 선보인다.

특히 이 연극은 그동안 노년층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연극이 부진한 문화계에서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연극 ‘너와 함께라면’의 프로그래머를 맡고 있는 배우 조재현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연극 ‘너와 함께라면’은 평범한 가정의 ‘금지옥엽’ 키운 29살 딸이 결혼상대자로 70세 노인을 데려오면서 가족들의 오해에서 벌어지는 ‘자충우돌’ 코미디 연극이다.

조재현씨는 ‘연극열전’의 프로그래머다. 연극계에서는 아직 낯선 프로그래머는 이른바 작품을 선택하는 작업부터 배우 섭외, 작품 배치 등의 프로젝트를 보다 세부적으로 구체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관객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고, 무대 위에 선보이기까지 모두 그의 손길을 거쳐야 한다.

올 여름 첫 선을 보인 이 연극은 두 달 만에 3만여명의 관객들이 관람, 객석 점유율 98%를 기록할 만큼 그야말로 대히트를 쳤다. 호응에 힘입어 11월 5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연장 공연을 갖는다. 조재현씨는 작품이 무대에 오른 두 달 만에 3만여명의 관객이 몰리자 일명 ‘오픈런’(끝나는 날짜를 지정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공연하는 것)의 가능성을 직감했다.

그는 “그동안 수많은 공연을 무대에 올린 경험이 있다 보니 ‘감’(感)이라는 것이 있다”며 “공연 두 달 만에 관객의 반응이 좋아 ‘끝까지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연극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동안 대학로를 찾지 않았던 40~50대 중장년층은 물론 60~70대 노년층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다는 것. 특히 ‘할아버지 관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극 주 관람객은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여성으로, 이들이 80%를 차지한다. 그동안 노년층이라고 하면 대부분이 ‘할머니 관객’들에 머물렀다. 할아버지들이 연극을 보기 위해 대학로에 등장했다는 것은 새로운 바람이다.”

이 연극이 노년층에게 호응을 얻은 비결은 무엇일까. 조씨는 어르신들이 연극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기 때문이란 점을 꼽았다.

“이 연극은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보고 즐길 수 있도록 꾸며졌다. ‘허무맹랑하지만 재미있다’ ‘우리네 이야기다’ 등 어르신들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거기다 어르신들에게 ‘나도 사랑을 쟁취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준다. 어르신들이 겉으로 드러내기 힘든 부분에 대해 대리만족 시켜주는 연극이다.”
‘사랑에는 나이도, 국경도 없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40년이란 세월을 훌쩍 넘어선 사랑이 현실에서 가능할까.

“연극을 보면 20대 여주인공이 ‘사랑은 원래 비상식적이다’라는 대사를 한다. 이 말에 공감한다. 사랑은 상식적이고 공식적인 게 아니다. 이러한 부분을 이해한다면 사랑에 있어 나이는 아무 것도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문화공연은 대부분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이 같은 시점에서 ‘너와 함께라면’은 노년층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작품이 노년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서 중요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노년층만을 위한 공연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가 마련돼야 한다. ‘노인만’이 아니라 ‘노년층도’ 즐길 수 있는 공연, 즉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노년층과 젊은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문화공연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조재현씨는 배우에서만 머물지 않고 지난해 초 ‘경기공연영상위원회’ 위원장에 이어 지난 8월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에 취임, 지난 9월 파주에서 열린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의 집행위원장 등을 맡으며 문화행정 분야에서도 맹활약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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