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희 칼럼]주식에 직접투자 하려면
[강창희 칼럼]주식에 직접투자 하려면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0.11.22 13:42
  • 호수 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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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희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

저금리·고령화 시대를 맞이해 퇴직자 중에는 주식 직접투자로 노후자금을 운용해 보겠다며 조언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필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퇴직자들의 주식 직접투자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개인이 단기주가를 예측하고 종목을 고른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직접투자에 성공하는 사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전문투자자에게 가까운 사람들이다. 따라서 개인투자자의 주식직접투자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필자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꼭 하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는 다음 3가지 중 한가지의 방법으로 해보도록 조언한다.

첫째는 직업적인 펀드매니저와 마찬가지로 경제, 산업, 개별회사를 철저히 분석해 장기·분산투자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전업 투자자가 아니면 불가능한 방법이지만, 현역시절에 기업과 산업 그리고 투자에 관한 지식을 어느 정도 쌓은 투자자라면 한번 도전해 볼 수도 있는 방법이다.

두번째는 자신이 응원하고 싶은 기업이 있을 경우 그 기업의 주식에 장기투자하는 방법이다. 다시 말해 눈앞의 실적 동향이나 투자 수익의 가능성 따위를 모두 떨쳐내고 무조건 지지하고 싶은 ‘내 마음에 드는 회사’를 응원하면 된다.

예를 들어 앞으로 공해가 없는 깨끗한 사회에 살고 싶은 사람은 물과 토양 등 환경에 배려하고 있는 회사나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있는 회사, 풍력발전 관계 회사 등에 투자하면 된다.

세번째는 ‘오락용 주머니’를 운용한다는 생각으로 투자를 하는 방법이다. 오락용 주머니는 트레이딩(Trading) 주머니라고도 한다. 노골적으로 표현한다면 투기주머니 또는 대박주머니라고도 할 수 있다.
트레이딩이란 주식개별종목을 단기에 사고 팔아서 수익을 낸다는 뜻이다. 트레이딩 주머니는 여기에 쓸 돈을 넣어두는 주머니인 것이다.

물론 트레이딩도 투자의 한 종류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투자는 위험을 관리하면서 자산을 안전하게 운용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반면 트레이딩은 위험을 각오하고 ‘단기에 승부를 건다’는 의미가 강하다.

그렇다고 투자는 좋은 것이고 투기에 가까운 트레이딩은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실제로 어떤 투자 종목이나 시황을 열심히 분석해서 단기투자를 해 성공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특히 요즘은 인터넷으로 주식 트레이딩을 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미국에서는 정년퇴직을 한 사람들 중에 이런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퇴직 후 심심한데 소일거리에도 좋고 머리회전이 둔해지는 것을 막는데도 효과가 있다는 생각에서다.

다만, 트레이딩에 임하는 자세가 문제다. 트레이딩의 성공은 실력보다는 운에 의한 요소가 훨씬 크기 때문에 매번 성공하기가 불가능 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위험성이 큰 만큼 기대할 수 있는 수익도 크지만 반면에 손해를 크게 보는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 운이 좋아서 수익을 많이 냈을 때는 그 돈으로 부부가 같이 여행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9·11테러나 북핵사태와 같은 예기치 않은 상황을 만나게 되면 대응이 쉽지 않다. 주가가 폭락한 날 국내 증권사의 객장에서 고령세대의 투자자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뉴스를 접할 경우도 있다. 이런 투자자는 상당금액을 투자해서 그 쇼크가 컸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경우 미국의 투자자들은 국내투자자와 많이 다르다.

‘오락을 한 거니까 됐지 뭐’하고 잊어버릴 범위 내에서 투자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락용 주머니라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노후생활에 타격을 줄 정도로 트레이딩 투자를 하지 않는다. 대부분 보유금융자산의 10% 정도를 트레이딩 주머니에 넣고, 아무리 많아도 20%는 넘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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