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10명 중 9명 조부모 양육 ‘찬성’…인격 발달 도움 커
자녀 10명 중 9명 조부모 양육 ‘찬성’…인격 발달 도움 커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0.11.23 15:16
  • 호수 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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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숙빈·안혜영 을지대 교수, 조부모 양육 희망 이유 97.6%가 ‘직장생활’

일하는 기혼 여성이 늘면서 자녀 양육에 있어 부모의 도움을 원하는 자녀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대전지역 기혼여성 10명 중 9명은 조부모가 손자녀의 양육에 참여하는 것을 찬성했다. 조부모 양육을 찬성하는 이유는 ‘자녀 인격 발달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양육관이 달라 갈등할 것 같아’서 조부모 양육을 반대하는 경우도 있었다. 부모에게 양육을 부탁한 가장 큰 이유는 직장생활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 같은 내용은 임숙빈·안혜영 을지대 교수(간호학과)가 10월 6일부터 11월 3일까지 대전지역에 거주하는 20~40대 기혼여성 17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다.

◇68.9% 조부모 양육 받아… ‘직장생활’ 이유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88.1%(156명)가 조부모가 손자녀의 양육에 참여하는 것에 찬성했다. 그 이유는 ‘자녀의 인격 발달에 도움이 되므로’(40.6%), ‘여성의 사회참여가 가능해지기 때문’(21.7%), ‘가족관계가 더 친밀해질 수 있다’(14.9%) 등의 순이었다.

반면 조부모의 양육 참여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이유로는 ‘양육관이 달라 갈등이 있을 수 있다’(67.1%), ‘자녀 양육은 부모의 책임’(22.0%), ‘새로운 육아법을 적용할 수 없어서’(15.2%) 등을 꼽았다.

이들 가운데 68.9%(122명)가 부모에게 아이 양육을 맡긴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에게 양육을 부탁한 이유로는 직장생활이 97.6%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양육 기간으로는 5년 이상이 42.3%로 가장 많았다. 이어 1년 이상~3년 미만 30.9%, 3년 이상~5년 미만 1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양육 장소는 부모님의 집에 맡기는 경우가 31.7%로 가장 많았고, 부모 집에 동거하는 경우 28.5%, 부모가 와서 아이를 키워주는 경우가 25.2%로 뒤를 이었다.

양육 형태는 하루 종일 부모 대신 조부모가 양육하는 경우가 41.5%였고 시간을 정해 부모 대신 양육하는 경우 23.6%, 전일 부모와 공동 양육하는 경우 17.9%로 나타났다.

아이의 양육은 외조부모(43.9%)와 친조부모(42.3%)의 비율이 비슷했다. 응답자 71.6%는 아이를 돌보기에 적정한 부모의 연령대를 40~50대라고 응답했지만 실제로는 72.3%가 60~70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부모 양육 후 인성 풍부해졌지만 버릇없어져

기혼여성들은 자녀 양육을 조부모에 맡긴 후 ‘편안함’(57.1%)과 ‘미안함’(30.1%)을 가장 많이 느꼈다.

부모에 자녀 양육을 맡긴 후 가족이 얻은 긍정적 변화로는 ‘직장생활 유지’(87.1%), ‘돌봐주는 부모와 더 친밀해짐’(4.9%), ‘사회적 활동에 몰두함’(4.1%) 등을 꼽았다.

하지만 조부모에게 양육을 한 뒤 가족 관계에 갈등이 생기거나 죄책감과 두려움을 느끼는 응답자도 각각 41.5%, 23.4%나 됐다. 특히 부모의 건강(50.8%)과 자녀의 훈육(18.9%)을 걱정하는 사람도 많았다.

응답자들은 조부모에게 양육을 맡긴 후 자녀가 긍정적으로 변한 부분으로는 ‘풍부해진 인성’(53.7%)과 ‘향상된 건강상태’(20.7%)를 꼽았다. 반면 ‘버릇이 없어지고’(59.9%)고 ‘생활습관이 나빠졌다’(15.1%)는 부정적 변화도 보였다.

또 조부모에게 양육을 맡겨 본 적이 없는 기혼여성(31.1%·55명)도 64.2%가 ‘직장이 생긴다면 조부모에게 양육을 맡기겠다’고 응답해 여성들의 취업이 아이 양육을 맡기게 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됐다.

임숙빈·안혜영 교수는 “자녀를 가진 대부분의 기혼여성들은 조부모가 손자손녀를 돌보는 것에 대해 찬성하지만 부모의 건강과 양육관의 차이로 인한 갈등 등을 우려했다”며 “따라서 조부모들의 건강관리를 지원하는 한편 양육훈련이나 교육, 의사소통훈련 그리고 인간관계 갈등관리 등을 도와주는 체계적이고 제도적인 지원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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