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효도로부터 세상 행복이 시작된다"
김수환 추기경, "효도로부터 세상 행복이 시작된다"
  • 관리자
  • 승인 2006.10.2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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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인터뷰…‘장수하는 지도자들’ 연재 통해 메시지

도시화와 물질문명으로 인해 가족이 해체되면서 효도 정신이 사라져가는 것에 대해 천주교 최고 어른인 김수환 추기경이 안타깝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10월 18일 혜화동 주교관 김 추기경 집무실에서 있은 본지 특별기획팀과의 인터뷰에서 효도정신이 갈수록 사라지는 세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인간관계가 부모로부터 시작되고 행복도 부모에게 효도하면서부터 시작됩니다”고 말했다.

 

같은 부모를 통해 나온 형제가 효도하며 서로 우애 있게 지내고, 친척과 가까이 지내고 이웃과도 정이 있게 지내야 “인간다운 삶이 시작된다는 것을 (젊은 사람들이)깨달았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마침 ‘경로의 달’ 10월의 한 가운데에서 ‘백세시대’과 인터뷰를 하여 김수환 추기경의 이번 ‘효도’ 메시지는 무엇보다 값지고 뜻 깊게 전파될 것으로 보인다.


언론과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어둡고 차가운 곳을 늘 보살피는 우리 시대의 성자로서 다시 한 번 노인들 곁으로 다가왔다.


한국 나이로 올해 85세. 서울 교구장에서 은퇴했지만 김 추기경은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허리에 만보기를 차고 하루하루 그날 걸은 발걸음 수를 헤아릴 정도로 건강하다. 귀 한쪽이 약간 어둡고 체중이 충분히 나가지 않을 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했다.


본지 기획시리즈 주제인 건강과 장수와 관련하여 요즘 무슨 생각을 하고 지내는지 묻자 “종교인이므로 신앙적인 것을 많이 생각합니다”며 “올바르게 신앙을 하고 있나, 내 삶 안에 구체적으로 (하느님을)실현시키고 있나 그런 것을 많이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꾸준히 독서하고, 5개국어를 구사할 수 있어 두뇌활동도 젊은 세대 못지 않게 활발하다. 범접하기 여로운 엄숙한 성직자이자 연로한 가톨릭의 최고 어른이지만 사람을 편안하게 했다.

 

특별기획팀에 밝힌 생활습관을 보면 음식을 가리지 않는 편이고, 아침 6시 무렵 일어나 10시 무렵에 잠자리에 들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는데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여행을 떠나기도 하지만 역시 하느님을 주로 찾아 기도한다고 했다.


최고지도자로서의 업무적인 스트레스도 털어놓았다. 오랫동안 군사독재 시절을 겪으면서 사회참여를 놓고 찬반이 엇갈릴 때 “책임자로서 모두가 만족할 만한 답은 없고, 공격도 받고 비판도 받고…. 도망가고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에도 한국 가톨릭의 큰 발전을 이끌었다. 추기경 서임 당시 70만명이던 가톨릭인구가 지금은 5백만명을 훌쩍 넘을 정도가 됐다.

 

이렇게 된 데 대해 “기쁘지요”라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그보다는 1984년에 교황님을 모시고 103분의 성인 시성식을 하던 때를 보람 있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 땅의 노인들에게도 위로와 기도의 메시지를 전했다. “모든 노인들에게 여생을 밝고 기쁘게 사시라고 기도를 바치겠습니다”며, “젊은이들이 희망인 것처럼 노인들도 우리의 희망이고 우리의 미래입니다. 영원한 생명의 미래입니다”라고 했다.

 

김수환 추기경은 또한 “모든 노인이 그런 희망 속에 살 때 그 희망이 사회를 밝혀주는 등불과 같은 역할을 할 것입니다. 해지는 노을이 아름다운 것처럼, 우리 노인도 그런 아름다움을 남길 수 있기를 기원해 마지않습니다”라고 말했다.


 김광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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