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암을 극복할 수 있다
[금요칼럼] 암을 극복할 수 있다
  • 박영선
  • 승인 2006.10.20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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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철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 소장

암이 무서운 이유는 아직도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질환이며, 상당수의 환자가 암으로 인해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930~40년대 사람들이 그토록 두려워했던 폐염을 비롯한 각종 박테리아성 질환의 경우, 페니실린을 비롯한 항생제의 등장으로 지금은 그 질환에 대한 위협을 별로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암의 경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두려움은 그대로 남아 있다.

 

암 연구의 압권은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투자다. 1974년 닉슨 대통령이 ‘암정복법령’(Cancer Act)을 선포한 이래 국립암연구소를 중심으로 매년 3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대규모의 프로젝트가 가동되었다. 목표는 명확했다. 2000년까지 미국인의 각종 암 발생률을 50% 낮추자는 것이었다.

 

이런 암 연구투자가 이후 분자생물학·유전학·유전공학·병리학 및 역학 뿐 아니라 전반적인 의학계의 발전에 미친 영향은 엄청났다. 수많은 노벨 생리상·의학상·화학상을 비롯한 창의적 업적과 엄청난 학문적 성취는 이루다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프로젝트가 가동된 지 20년이 되던 1994년에 모든 연구 성과를 점검하면서 원래의 목표달성 가능성에 대한 분석이 시작되었을 때 놀라운 결론이 도출되었다. 엄청난 연구업적에도 불구하고 실제 국민들의 암 발생률 저하에 적극적으로 기여한바가 극히 적으며, 목표달성은 불가능하다는 암울한 결과였다.

 

그 이유는 너무도 간단했다. 학계가 연구에만 치중했을 뿐 실제 국민들의 생활에 직접 관여해 암을 예방하고 미연에 방지하거나 조기 진단을 통해 쉽게 치료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반성이 제기 되었다.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새롭게 부각된 것이 실천과학(Translational Science)이다. 연구 성과를 국민들에게 실천적으로 적용하고 응용토록 하는 실천과학이 등장한 것이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첫 번째 제기된 것이 금연(No Smoking)운동이었다. 담배회사들의 엄청난 로비에도 불구하고 학계의 강력한 주장에 의해 시작된 금연운동은 암 정복의 첫 번째 구체적 실천방안이었다.

 

뿐만 아니라 식품이나 식이습관에 대해서도 육류보다는 생선류, 그리고 다양한 야채와 과일의 섭취가 강력하게 추천되고 있다. 전통적인 서구식단에 대한 과감한 개혁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노력들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가시적으로 서서히 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흥미로운 사실은 모든 사람이 발암원에 노출되었다고 전부 암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성별·연령별·건강상태·생활습관·식이패턴 등의 다양한 요인에 의해 같은 발암원에 같은 양의 발암물질에 노출되었을지라도 암이 일어나는 양상은 사람마다 다르다.

 

즉 암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지만 결코 누구나 암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암을 일으키는 발암원에 의한 개시반응도 중요하지만, 암촉진자에 의한 반응이 더욱 강조된다. 이는 암세포를 완성하는 데는 이런 암촉진자들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자극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에 암촉진 반응의 제어가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용이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섭취하는 녹차·홍차·우롱차 등에 들어있는 카테친류와 과일과 채소 속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배타 카로텐·리코펜·리모넨 및 각종 폴리페놀들이 이런 암촉진자의 기능을 제어 할 수 있다고 밝혀져 일상생활에서의 식이습관 조정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암에 걸린 경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진단이다. 조기진단을 위해서도 정기적인 정밀 신체검사만한 방법이 없다. 특이적 이상 증상을 느꼈을 때는 이미 암이 몸의 여러 부위에 전이된 후인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항상 자신의 몸에 대해 조심하는 자세로 주위 깊게 관찰하고 검사해야 한다.

 

그러나 암의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결코 늦지 않다’(Never too late)는 진리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암이라는 위협에 굴복해 스스로 치료를 포기하고 될 대로 되라는 식의 태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암은 무엇보다도 외과적 수술에 의한 조치가 최우선이다. 그리고 신체의 면역기능을 증진시킬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필요한 경우 항암제를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암을 극복하는 과정은 생존투쟁의 가장 어려운 길목이다. 따라서 쉽게 넘어 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결연한 의지로 암을 정복하겠다는 진지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암은 노화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일부의 유전성 암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암종들이 생애 후반기에 발생한다. 주요한 이유로는 늙어질수록 DNA 손상도가 축적되어 높아지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으나, 노화된 세포의 세포사멸도가 낮아 손상된 세포가 죽지 않고 암화 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백세 넘도록 장수하신 분들의 경우를 보면 암이나 심장질환 같은 치명적 질환의 발생률이 매우 낮다. 어떻게 하여 이런 질병에 걸리지 않았을까  백세 장수인들의 암 발생 억제 기전은 무엇일까 

 

백세인들이 암을 비롯한 치명적인 질환에 걸리지 않은 이유는 유전적 소인 때문인가, 아니면 당신들의 일상적인 생활패턴이나 환경생태적 요인 때문인가 궁금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백세인들의 일상 삶을 보면서 그들의 건강한 모습이 바로 매일 매일의 생활에 있음을 새롭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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