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정취 물씬 가볼만한 여행지 5선
가을 정취 물씬 가볼만한 여행지 5선
  • 박영선
  • 승인 2006.10.2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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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돌담길 걸으며 태고의 자연 느끼자~

갈대숲길 너머 황혼속 갯벌이 물들고…

‘하사와 병장’이 놀던 탐스러운 목화밭

 

 

서늘한 바람이 여행자를 더욱 설레게 하는 계절 가을이다. 한국관광공사가 10월의 가볼만한 곳으로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여행지 5곳을 선정 발표했다. ‘가을 물결 출렁이는 순천만-전남 순천’ ‘새하얀 솜꽃 가득한 가을 목화밭-전남 곡성’ ‘고즈넉한 돌담길이 매혹적인 병영마을-전남 강진’ ‘전통의 향기 그윽한 한개마을-경북 성주’ ‘깊은 산속 붉은 샘-강원 양양 미천골’을 소개한다.

 

 

가을 물결 출렁이는 순천만-전남 순천시 대대동

 

남도의 품에 아늑히 안겨 있는 순천만은 언제 찾아가더라도 마음을 푸근하게 만드는 여행지다. 이곳은 800만평의 광활한 갯벌과 70만평의 갈대밭으로 이루어진 명실상부한 자연의 보고이기도 하다.

 

순천만 여행의 단연 으뜸은 사랑과 낭만이 함께하는 갈대숲길을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산책하는 것이다. 특히 저녁 무렵이면 드넓은 갯벌과 갈대 풍경이 붉은 일몰과 함께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용산전망대에 오르면 순천만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또 선상투어를 이용해 순천만의 S자 물길을 따라 갯벌의 생태계와 수로경치를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22일까지 순천만 갈대축제도 열려, 사각거리는 갈대숲길을 걸으며 살아 숨쉬는 갯벌 생태체험까지 할 수 있다(문의·순천시청 문화관광과 061-749-3328).

 

새하얀 솜꽃 가득한 가을 목화밭-전남 곡성군 겸면

 

흔히 가을 풍경하면 갈대나 단풍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가을의 서정을 담아내기에 하얀 솜꽃이 소담스럽게 피어나는 ‘목화’만한 것이 또 없다. 따사로운 가을햇살 아래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 목화열매가 쩍 벌어져 토해낸 새하얀 솜털은 탐스러움 그 자체다.

 

이제는 거의 사라져버린 이 풍경을 전남 곡성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 2004년 6000여평의 터에 조성된 ‘겸면 목화공원’에 목화밭, 야생화단지 등이 조성돼 있다.

 

이곳에서는 매년 10월 무렵이면 열매가 부풀어 올라 거품 같은 새하얀 솜뭉치를 물고 있는 목화가 무리를 짓는다. 겸면 목화공원의 목화밭은 최대 11월 중순까지 하얀 솜꽃을 터뜨리며 탐스러운 자태를 선보인다(문의·곡성군청 관광홍보과 061-360-8224).

 

 

돌담길이 매혹적인 병영마을-전남 강진군 병영면 박동리

 

따사로운 가을햇살이 흙돌담을 비춘다. 발갛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붉은 고추 널어놓은 길 너머엔 황금색 들판이 펼쳐진다. 강진 병영마을의 오후는 한 폭의 그림 같다.

 

병영마을은 조선시대 병마절도사가 자리했던 곳이다. 태종 17년(1417)에 마천목 장군이 병영성을 쌓아 갑오경장까지 제주도를 포함해 53주 6진을 총괄했다. 백성이 사는 마을에는 돌을 쌓아 담을 올렸으니 말을 타고 순시를 해도 집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은 돌담이다.

 

담쌓기는 우리나라에 표류했던 네덜란드 사람 하멜이 머물렀던 시기에 이루어져 15도씩 엇갈려 쌓은 네덜란드식이다. 동그란 모양의 홍교 옆에는 귀하디귀한 매화마름 군락지가 배롱나무의 붉은 꽃과 어우러지고, 지척에는 영랑 선생의 생가가 있다(문의·강진군청 문화관광과 061-430-3224).

 

전통의 향기 그윽한 한개마을-경북 성주군 월항면 대산리

 

성주 한개마을은 성산 이씨의 집성촌이자 한옥보존 마을이다.

 

뒤쪽으로 영취산(331m)의 산줄기가 좌청룡 우백호로 뻗어 있고, 앞쪽에는 백천의 물길이 구불구불 흘러간다. 풍수지리적으로 볼 때 영남의 대표적인 길지(吉地) 중 하나라고 한다.

 

조선 세종 때 이 우가 처음 마을을 조성한 뒤로 약 500년의 내력을 이어 온 한개마을에는 지금도 수 백년 된 고택이 여럿 있다. 교리댁, 북비고택, 월곡댁, 진사댁, 하회댁, 극와고택, 한주고택 등의 고택과 고택을 이어주는 고샅길에는 전통미와 자연미를 물씬 풍기는 돌담이 길게 둘러쳐져 있다.

 

세월의 더께가 묻어나는 돌담길을 따라 자분자분 걷노라면, 고색창연한 어느 옛집에서 인자한 모습의 할머니가 달려 나와 반갑게 맞아줄 것 같다. 한개마을을 찾아간 김에 세종대왕 슬하의 18명의 왕자와 손자 단종의 태를 묻은 세종대왕자태실도 둘러볼 만하다(문의·성주군청 054-930-6063).

 

깊은 산 속 붉은 샘-강원도 양양군 서면 황이리

 

백두대간의 약수산(1306m)과 응복산(1360m) 사이를 흐르는 양양 미천골. 찾아 가는 골짜기마다 폭포들이 쏟아져 내리고 남대천 상류가 양양을 관통하는 미천골은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기로 유명하다.

 

도심을 벗어나 태고의 자연을 즐기려 한다면 태백산맥 중턱 깊은 곳에 숨어 있는 미천골은 안성맞춤의 장소다.

 

계곡에 들어서면 미천(米川)골 이름의 유래가 된 선림원지(禪林院址)를 시작으로 토종꿀 채취소와 50년 이상 된 참나무, 박달나무, 피나무, 물푸레나무, 자작나무, 단풍나무 등 다양한 수종들로 가득한 전국 제일의 원시림을 접하게 된다.

 

원시림 사이를 굽이굽이 따라 올라가면 계곡 상류 바위 벼랑에 불바라기 약수가 샘솟고 있어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심신의 안식을 제공한다(문의·미천골 자연휴양림 033-673-1806).

 

박영선 기자 dreamsun@100ssd.co.kr

 

 

<사진 위> 전남 강진 병영마을의 병영성 홍교 옆에 위치한 매화마름 저수지.

<사진 아래> 경북 성주군 한개마을 한주종택의 한주정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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