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인사들 80세 이상 장수하고 있다
경제계 인사들 80세 이상 장수하고 있다
  • 관리자
  • 승인 2006.10.20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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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의 성공조건, 창업주의 건강과 장수

우리나라의 성공한 기업인들은 대체로 장수하고 있다. 2006년 현재 우리나라 주요 기업 그룹 창업주들의 생·몰 현황을 인터넷 인명사전과 기업체, 홈페이지 등에서 20여 그룹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910년대에 출생한 창업주들이 80세 이상에서 70대 후반까지 대체로 장수한 것으로 나타났고, 1920년대에 태어난 창업주와 총수들의 경우는 그보다 훨씬 더 장수하며 노후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계의 거목인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는 1910년생으로 1987년에 작고했다. 우리 계산으로 78세였으니 1987년 당시는 물론이고 지금으로서도 볼 때 단명이라고 할 수는 없다.


현대그룹의 정주영 창업주는 1915년생으로 2001년에 86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이병철 회장에 비해서도 그렇고, 우리나라 남성 평균수명과 비교해서 보아도 상당히 장수했다.


인터넷에 이름을 치고 찾아보기 쉬운 주요기업들의 1910년대 이전 출생한 창업주들은 현재 거의 타계 했는데, 대개 평균수명보다 훨씬 장수했다.

 

1901년생인 금호그룹의 박인천 창업주는 84세(1984년), 1906년생인 효성그룹의 조홍제 창업주 79세(1984년), 벽산 김인득 창업주가 83세, 교보생명의 신용호 창업주 87세(1917년) 등 80세 이상 수를 한 경우가 많았다.

 

동양그룹의 이양구 창업주와 대림그룹의 이재준 창업주 등 다른 창업주들도 70대 후반까지 수를 누렸다. 1914년생인 삼부토건 조정구 창업자도 올해 타계 13주기를 한다니 80을 넘겼을 것(무슨 이유인지 삼부토건은 조창업주가 어느 해에 작고했는지를 밝히기를 꺼렸다)으로 보인다. 조사대상 10명의 평균 수명은 81.2세였다.


그렇다면 1920년대에 태어난 재벌그룹 창업자들은 어떨까. 1929년생의 경우 우리 나이로 78세이니 1920년대에 태어나 현재 생존하고 있다면 무척 장수하는 편이라 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기업집단, 중견기업 창업자 및 총수들을 중심으로 조사해 보니 1920년생인 한진그룹의 조중훈 창업자와 1923년생인 풍산의 류찬우 창업주가 작고했을 뿐 조사대상 기업그룹의 창업주 대부분이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 순으로 임대홍(대상 1920년), 신격호(롯데, 1922년), 이동찬(코오롱 1922년), 김상홍(삼양사, 1923), 최종환(삼환, 1924년), 구자경(엘지,1924년), 박태준(포철, 1927년  ), 강신호(동아제약, 1927년), 방우영(조선일보, 1928년) 창업주 등 대부분 경영일선에서 은퇴했으나 취미나 운동, 자선사업 같은 일로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

 

삼성 이병철, 현대 정주영 회장 등 창업주들이 경제적으로 이룬 업적을 보면 78세, 86세에 작고한 것은 후손이나 측근이 아니라고 해도 아쉬운 면이 있다.

 

좀 더 오래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으리라는 점은 물론이고 자신들이 세운 병원의 시설과 의료진을 두고, 무엇보다 엄청난 재산을 두고서도 죽음을 미루거나 적극적으로 막아내지 못했음을 두고 해보는 생각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하늘이 정한 운명에 순응한 두 창업주의 모습이 아름답다. 하늘이 공평하기도 하려니와, 장생불사하는 명약이나 비전을 찾아 다녔다는 뒷이야기가 안 들린다는 점에서 그렇다.


돈이 많기로 하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우리나라 대표적인 기업그룹 창업자들의 수명이 이런 정도였다는 것은 여러 가지 시사점이 있다. 보통 사람들보다 좀 더 오래 살았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재산 순위에 따라 장수와 단명이 갈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건강하게 장수하기 위해 아무 것도 안 했을까? 물론 이것은 성공한 기업가라면 누구나 추구하는 가치다. 아무나 머릿속에 떠오르는 재벌총수들의 이미지를 살펴보자.

 

병약하거나 비만한 체형의 총수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몸에 좋은 운동, 정신적으로 꼭 필요한 취미생활을 의사의 권고나 처방에 따라 충분히 하고 있다고 보면 크게 그르지 않다.

 

막대한 돈을 들여 의료과학적인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 신이 준 그대로의 몸을 최대한 자연에 가깝게 유지시키는 쪽으로 건강을 챙긴다.


삼성그룹 이병철 창업주는 골프와 수제 골동품을 수집하는 취미를 갖고 있었다. 정주영 창업주도 골프를 적당히 즐기면서 바쁘게 건설현장을 돌아다니는 것으로 운동을 대신했다.

 

보통 사람들과 별 차이가 없다. 생각이 앞서는 사람들이고, 의사들의 보살핌을 받는 기업총수였지만 웰빙이나 건강 취미에 있어서는 그 다음 세대에 못 미쳤다.


우리나라 경제계에서의 창업 세대는 크게 해방 직후와 1963년 경제개발5개년계획의 시행 직후로 구분될 수 있다. 1920년대 이전 출생한 기업총수, 창업주들은 대부분 1945년 해방과 6.25동란 이후에 기업을 일으켰다.

 

1920년대 이후 출생자들은 대부분 1963년 경제개발5개년계획 뒤에 창업했다. 앞 세대가 해방 후의 좌우갈등, 6.25동란, 4.19와 5.16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경험하며 기업을 일궜다면 1920년대 출생 세대는 상대적으로 스트레스가 덜한 편이었다.

 

그래서 1920년대 출생 창업주들이 더 장수하는 것 같기도 하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시대가 장수하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 주요 원인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사업적으로 성공한 후에 얻는 희열이 기업이 안 될 때나 실패했을 때 받은 스트레스를 벌충하고도 남을 만큼 막대했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의 영달도 기쁘지만, 기업의 성공이 고용을 창출하여 여러 사람의 생계를 유지하고 궁극적으로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하게 한다는 자부심은 보약보다 몸에 이로울 것이다.


지금의 1920년대생 창업주나 그룹 총수들은 대부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다. 보통의 은퇴자들과 노후생활이 크게 다르지 않게 생활한다. 최근 ‘헤럴드경제’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은퇴한 원로 경영인들의 생활은 소박하기 그지없다.

 

엘지그룹의 구자경 명예회장은 천안 연암대 농장에서 버섯을 재배하고 청국장과 된장을 연구하며 지내고 있다. 롯데그룹의 신격호 회장은 산책과 정원 가꾸기 같은 취미생활을 하며 건강을 챙기고 있다. 코오롱그룹 이동찬 명예회장은 독서와 그림그리기를 하며 은퇴 후의 삶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1920년대 출생 대기업 집단 창업주와 총수들 중에서 가장 고령자는 대상그룹의 임대홍(87세) 창업주다. 지금 같은 생존 추세로 보면 이들 대부분이 90세 이상까지 장수할 수 있을 것 같다.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여유롭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장수하는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무슨 비결이 있는 것일까. 그런 소문도 없고, 언론에 기사화된 자료도 없다.

박병로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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