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노인문화운동’ 어떻게 하고 있나]
[지구촌 ‘노인문화운동’ 어떻게 하고 있나]
  • 이미정
  • 승인 2006.10.27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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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노인문화운동’ 발전시켜 사회 주체로 우뚝

지금까지 몇몇 선진국에서 전개하고 있는 노인운동의 상황을 살펴보면서 오늘날 세계적 고령화의 빠른 진행이 노인운동의 큰 방향을 바꾸고 있음에 주목할 수 있었다.

 

 이는 앞으로 우리나라 노인운동이 나가야 할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기회였다.


필자는 우리나라의 고령화 진행 속도가 빠른만큼 ‘건강하고 보람 있는 즐거운 노년 생활’에 대한 준비가 빠를수록 좋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노인문화운동을 주장하고 있다.


고령화 현상이 심각하지 않았던 20세기 후반에는 고령자는 보호받고 구제 받아야 하는 ‘수동적인 존재’임을 전제로 운동이 전개됐다.

 

이 때문에 당시에는 고령자의 건강, 치료, 요양, 빈곤극복 등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산업선진국의 대부분이 고령사회(14% 이상)로 진입해 노년세대는 사회 각 분야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집단으로 급부상했다.


노년세대는 각종 선거에서 유권자로써 큰 역할을 해낼 수 있는 가장 큰 연령집단이며, 소비시장에서는 막강한 구매력을 행사하는 힘 있는 소비자군으로 떠올랐다. 그들은 이제 ‘구제 받아야 할 존재’가 아니라 다른 젊은 세대에게 힘을 빌려주고 베풀어야 할 주력 인구집단으로 발돋움해가고 있다.


1982년 유엔이 처음으로 주최한 세계고령자회의에서는 그 목표를 ‘고령자를 위한 인권, 가족기능, 건강과 영양, 고령소비자 보호, 주택과 환경’ 등 사회복지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1991년 유엔의 ‘고령자를 위한 원칙’에서는 고령자의 자립, 참가, 케어, 자기실현, 존엄 등의 보장 등으로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이었다.


1996년의 세계노인의 해에는 ‘모든 세대를 위한 사회건설’을 목표로 모든 세대가 손잡고 사회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오늘의 고령자는 많은 의미에서 개척자적 존재이자 혁신자이며 다른 세대와의 매개자인 지도자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세계노인의 날 메시지는 고령자의 존재가치와 자존심을 높였다.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또 2002년 마드리드 세계노인회의에서도 ‘아프리카는 노인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도서관 1개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 말은 문화와 지역이 다른 어떤 곳에서도 같은 의미를 갖는다. 또 그는 ‘고령자는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시키는 중재자이며 이들의 지혜와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사회적 보물’이라고 칭송해 고령자들의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1972년에 설립된 ‘세계고령자단체연맹’은 현재 60여개국의 회원으로 구성, 유엔에 등록된 민간단체를 둬 유엔 본부에 사무국을 두고 있다.

 

이 연맹도 설립 초기에는 고령자를 ‘복지의 수혜자’임을 전제로 활동해 왔으나, 근래에 와서는 ‘고령자의 자립생활, 건강하고 생산적인 노년생활을 하는 성공적인 노년’을 겨냥하는 방향으로 전환시켰다.


이는 다른 세대와의 활발하고 적극적인 교류로 상호 이해를 높이고 문화유산의 보존과 민족의식을 향상시키며, 생산적인 노년생활로 자신에 차 있는 젊은 세대의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는 사회를 이뤄 나가는데 노년세대가 큰 몫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2005년 현재 우리나라의 고령률은 9.1%이며 그 수는 438만여명이다. 60세까지 합하면 13.4%인 651만4000명으로 당당한 ‘노인파워’를 구사할 수 있는 인구집단이 됐다.


실제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투표한 유권자 중 60세 이상이 50% 이상인 지역이 11곳, 40% 이상이 46곳, 30% 이상까지 포함하면 40% 가까운 89곳에서 60세 이상의 유권자가 실제로 투표한 대표집단으로 알려졌다(2006. 4. 5 동아일보).


이는 유권자의 입장에서나 소비자의 입장에서 노년세대의 비중과 영향력이 막강해지고 있음을 말한다. 이런 영향력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성숙시키는 새로운 노인운동 즉 ‘신노인문화운동’으로 발전시켜 노인이 구제받아야 할 존재에서 사회에 베풀고 봉사해 기여하는 사회적 주체세력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한 목소리를 낼 때가 왔음을 알려준다.


앞으로는 노인복지정책의 내용과 방향을 정책 당국에 몽땅 맡겨 놓고 결과를 기다리지만 말고 직접 참여하고 조정하는 노인주권자가 될 수 있는 새로운 노인운동이 돼야 할 것이다.

 

앞으로 노년세대들은 젊은 세대에게 귀감이 되는 노인운동과 노년생활로 생애 끝까지 매력 있는 노인, 존경 받는 노인, 닮고 싶은 노인의 삶을 다른 세대에게 보여주고 남겨 놓는 노인 운동을 펴나가야 할 것이다.

 

<끝〉

신용자 (사)한국씨니어연합 상임대표 (사)대한노인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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