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50대 이후에도 새로 이륙할 수 있다
[금요칼럼] 50대 이후에도 새로 이륙할 수 있다
  • 박영선
  • 승인 2006.11.03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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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재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우리는 이제 인생 80년이 보편화된 시대에 살고 있다. 그 80년 인생이란 대체로 30년간 준비해서 30년간 돈 벌며 일하고 나머지 20년은 은퇴의 삶을 사는 것이 된다. 

 

사람에 따라 은퇴 기간은 20년보다 훨씬 긴 시간이 주어질 수도 있다. 은퇴는 지금까지 하던 일을 그만 두고 자기가 원하는 새로운 일을 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라스렛(Laslett)이라는 영국의 사회철학자는 은퇴 후 건강한 삶의 기간을 제3기 인생(the third age)이라 했고, 이 시기를 ‘성취의 시기’ ‘자아실현의 시기’라고 했다.

 

성취의 시기는 자신의 적성과 재능을 발견하여 심취하고 몰입할 수 있는 활동의 삶을 사는 것, 즉 자기가 원하던 활동의 삶을 사는 시기라 할 수 있다.

 

자기 적성과 재능을 발견하는 것과 적성과 재능에 맞고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을 뿐더러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일하는 30년은 시간과 의무에 얽매인 직업 활동 시기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적성과 재능 그리고 여기에 맞는 일을 찾아내고 그 일을 잘 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기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틀 속에서 주어진 일하는 30년은 따지고 보면 자기 적성과 재능에 맞게 계획하여 준비한 인생이라기보다는 적성과 재능과는 관계없이 떠밀려 불가피하게 택했거나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자신의 적성과 재능에 맞는 일이나 활동은 좋아하고 심취하고 몰입할 수 있고 삶의 보람과 의미를 찾게 해준다. 은퇴의 삶은 진정으로 원하고 삶의 보람과 의미를 찾는 일이나 활동을 하는 시기가 되어야 한다.

 

직업생활을 하는 동안 자신이 하는 일이 진정 원하고 적성에 맞는 것으로 판단되면 참으로 다행이고 그 일을 계속하면 된다. 그렇지 못한 경우는 자신의 적성과 재능을 빨리 찾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것을 빨리 찾을수록 인생의 하프타임(half time)을 앞당길 수 있고 인생의 후반기, 은퇴기의 새로운 인생이 더 길게 연장될 수 있다.

 

인생 후반기는 개인적으로 노력만 하면 자신의 적성과 재능에 맞는 활동을 준비해서 맞이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준비가 간단히 그리고 짧은 기간에 되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많은 시간과 경험과 훈련이 필요하다. ‘뭐니 뭐니 해도 머니(money)가 최고’라 하지만 돈으로 경험과 시간을 살 수는 없기 때문에 바로 준비할 수 없는 것도 많다.

 

은퇴의 삶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일하는 30년 동안 꾸준히 노력하여 자기 적성과 재능을 발견해 내고, 누구보다도 잘할 수 있고 심취하고 몰입할 수 있는 일이나 활동을 연습하고 익히는 것이다.

 

자신의 적성과 재능에 맞는 일이나 활동은 새로운 직업이 될 수 있고 스포츠, 특기 및 취미활동이 될 수도 있으며, 자원봉사 활동이나 종교 활동일 수도 있다.

 

직업 활동을 하는 중에 새로운 대학교육이나 대학원교육 등 평생교육을 통해서도 자신의 적성과 재능과 발견할 수 있다.

 

일단 자신의 적성과 재능을 찾으면 거기에 맞는 일이나 활동을 연습하고 익혀 나가야 할 것이다. 야간이나 주말을 이용해 특별한 직업훈련을 받을 수도 있다. 자원봉사의 경우도 오랜 경험과 훈련을 거쳐야만 심취하고 몰입할 수 있는 자원봉사 활동을 할 수 있다.

 

은퇴 후 자기 적성과 재능에 맞는 일이나 활동을 준비하는 데는 인식과 태도의 변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40대 말이나 50대 초반은 은퇴라는 안전한 비행장에 도착하기 위해 안전벨트를 매고 착륙 준비를 하는 시기가 아니라, ‘안전벨트를 다시 매고 인생의 제2 성장을 위해 이륙을 준비하는 시기’가 되어야 한다”는 윌리엄 새들러 교수의 말은 중년기 이후의 삶의 가치와 의미를 생각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귀 기울여야 할 충고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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