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찬 노년생활]노인에 대한 편견&오해 없애자
[활기찬 노년생활]노인에 대한 편견&오해 없애자
  • 박영선
  • 승인 2006.11.03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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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인십색! 모든 어르신들이 다 같지는 않아요”

유전적 기질+경험+환경 차이 더해 개인차 커
60대 이상 67.2% 지속적 성생활로 행복추구

 

상계동에 사는 양모(68) 할아버지는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성(性)에 관심이 많다. 여덟 살 연하의 할머니와 일주일에 한번은 부부생활을 하고 수시로 스킨십을 즐긴다. 잡지나 인터넷에서 성생활에 관한 글이 보이면 관심을 가지고 읽어본다.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유심히 보았다가 부부생활에 응용을 한다.

 

성에 대한 관심은 매력적인 신체 가꾸기로도 이어진다. 느슨한 몸이 되는 것이 싫어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을 하고 천연 팩을 만들어 노부부가 교대로 피부 관리를 하고 마사지를 한다. 염색은 기본이고 다양한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해 가발도 구입해 착용한다.

 

연남동에 사는 강모(71) 할아버지는 칠십이 넘었지만, 왕성한 신체활동을 보인다. 단 하루도 늙었다고 움츠리고 방안에 박혀있는 법이 없다. 이른 아침 식사를 하고 근처 인왕산으로 산행을 떠나는 것을 시작으로 부지런히 몸을 움직인다.

 

젊은 사람들도 나른해하는 오후 시간에도 낮잠 한번 청하지 않는다. 자신의 소유인 상가주택을 둘러보며 손수 쓰레기를 치우고 보수도 하는 등 관리를 한다.

 

저녁에도 TV 앞에서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는 법이 없다. 책상에 앉아 하루생활을 꼼꼼하게 노트에 정리한다. 기록으로 남겨 놓아야 나중에 자식들이 참고를 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용인의 한 연립주택에서 3년째 혼자 살고 있는 이모(69) 할머니는 현재의 생활이 홀가분하고 너무도 만족스럽다. 그렇다고 이 할머니에게 자식이 없는 게 아니다. 2남1녀의 자식이 있다.

 

하지만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강력하게 고집을 부려 혼자 사는 생활을 택했다. 이유는 아들이나 며느리에게 짐이 되거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다.

 

처음엔 자식들도 남들 눈이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하냐고 반대를 했지만, 이 할머니의 의사가 워낙 강경해 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 할머니는 먹고 싶을 때 마음대로 먹고, 외출하고 싶을 때 마음대로 외출하고, 친구들도 원하는 대로 불러와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놀 수 있어 자식들과의 별거를 백번 잘 했다고 생각한다.

 

흔히 ‘노인’하면 갖는 편견과 오해가 있다. 의존적이고 나약하고 고지식하며 건강도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그것이다.

 

그러나 노인이라고 다 그렇지는 않다. 젊은 사람들이 십인십색인 것처럼 노인들 역시도 십인십색이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 뿐 마음도 생각도 행동도 노인마다 다르다. 노인이라고 모두 한 가지 색깔이 아니라, 다양한 색깔을 지닌 개성적인 존재라는 것.

 

노인복지연구가인 DLANA K.HARRIS는 사람들이 노인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과 오해를 25가지 항목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을 정리해보자.

 

1. 모든 노인들은 다 비슷하다?

 

노인집단보다 개인차가 큰 연령집단은 없을 만큼 노인들은 매우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타고난 유전적인 기질 이외에 60~70년 이상 살아온 경험과 환경의 차이가 더해져 개인차가 상당하다.

 

2. 대부분의 노인들은 외롭고 가족들로부터 소외당하고 있다?

 

최근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수도권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실버세대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조사 결과를 보면 자녀들과 동거하는 경우는 51.3%이며, 배우자와만 사는 경우는 34%, 혼자 사는 경우는 14.8%인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와의 동거 희망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따로 살고 싶다’는 응답이 61.1%로 절반이 넘었다. ‘같이 살면서 경제적 도움도 받고 싶다’는 대답은 28.5%에 불과했다.

 

일반적인 상식과는 달리 노인들은 자녀와의 동거보다는 경제적 지원을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42.5%가 생활비를 자녀나 타인에게 의존하고 있으며, 전혀 의존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39%로 나타났다.

 

3. 노인들은 새로운 것을 학습하기 어렵다?

 

학습 속도나 방법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데 노인이라고 해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노인복지관이나 경로당에는 끝없는 배움의 길을 찾아 새로운 학습을 하는 노인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4. 대부분의 노인들은 성에 흥미가 없고 성적 활동도 불가능하다?

 

70대 노인들의 성생활을 다뤄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2002년 개봉 영화 ‘죽어도 좋아’는 나이가 들면 성기능이 사라지고 성에 대한 관심도 줄어든다는 통념이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또 지난 10월 18일 KBS1TV에서 방영된 ‘노인의 성, 정년은 없다’에서도 “열흘에 한번 성생활을 한다”며 “행복한 노후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성생활”이라고 말하는 노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많은 노인들이 배우자 유무에 관계없이 다양한 성생활을 즐기고 있다. 60대 이상 노인 67.2%가 지속적인 성생활을 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와 있다.

 

5. 노인들의 대부분은 화를 잘 내고 주변 사람들과 잘 다툰다?

 

정신의학자들은 노인들에게 우울한 경향이 있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병리적인 노화의 결과로 생겨나는 것이라고 한다. 모든 노인들이 신경질적이거나, 우울한 것은 아니라는 것.

 

6. 노인들은 융통성이 없고 고지식하다?

 

고지식한 것 자체가 노인들의 본질적인 특성은 아니다. 노인들이 보수적인 경향을 띠는 것은 감각의 쇠퇴와 확신 수준의 변화 등으로 조심성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본다.

 

그렇기 때문에 변화를 쉽게 수용하지 못하고 가급적이면 변화보다는 익숙한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증가하게 된다. 이런 태도가 노인들을 융통성이 없고 고지식한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살아온 세월이 길어 오히려 젊은 사람들에 비해 폭넓게 보고 폭넓은 사고를 할 수 있는 것은 노인들의 큰 장점이기도 하다.

 

7. 노인은 젊은 사람보다 생산성이 떨어진다?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노인 근로자가 순발력이나 근력에서는 뒤질 수 있으나, 오랜 경험에 의한 노하우에서는 오히려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8. 나이가 들면서 지능이 뚜렷하게 떨어진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지능이 다소 떨어지기는 한다. 그러나 이런 변화도 지능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지능의 감소가 있다 하더라도 한 개인 내에서 연령에 따른 지능의 변화보다는 오히려 개인 간의 지능 차이가 더 큰 편이다.

 

9. 노령은 65세에 시작된다?

 

노령의 시작은 일정한 연령적 기준으로 정의하기 어렵다. 그 기준은 개인에 따라 크게 다르기 때문. 개인에 따라 생리적, 신체적, 사회적, 심리적 노화에 큰 차이를 보인다.

 

장옥경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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