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신임 지회장 특별좌담회
“회원 아니어도 독거노인 초청 경로당서 함께 점심”
대한노인회 신임 지회장 특별좌담회
“회원 아니어도 독거노인 초청 경로당서 함께 점심”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1.06.24 14:27
  • 호수 2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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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한 조직 만드는 최선의 방책 진지하게 고민해야”
‘초심을 잃지 말라’는 말이 있다. 바꿔 말하면 누구나 새로운 일을 맡게 될 때는 커다란 포부와 열정을 갖고 출발하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백세시대은 지난 3월 1일부터 6월 15일 사이 새로 선출된 대한노인회 신임 지회장을 초청, 노인사회 전반의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좌담회는, 최근 대한노인회가 ‘사회를 책임지는 노인’이란 새로운 비전을 선포한데 이어 ‘대한노인회 지원법’이 제정됨에 따라 대한노인회와 각급 회장단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개최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편집자 주>

사회: 우선, 노인사회를 위해 각 지역에서 중책을 맡게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대한노인회 지원법’이 제정됨에 따라 대한노인회는 국내 최초의 법정 노인단체가 됐습니다. 이와 더불어 지회장 당선 이전과 이후, 대한노인회를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허영호 지회장: 생각보다 지역사회에서 영향력이 큰 단체입니다. 지회장이 되기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지금 맡겨진 이 자리가 막중한 책임이 있는 자리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지회장이 학력이나 경력, 그동안의 경륜에 있어서 지방자치단체장을 비롯한 사회지도층과 대화가 될 수 있는 수준을 갖추지 않으면 큰일 나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지자체에 가서 말 한마디 못하면 그게 어디 지회장입니까. 적어도 경로당에 꼭 필요한 예산 정도는 당당히 요구해서 받을 수 있는 일꾼이 뽑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필요하다면 중앙회에서 규정을 개정해서라도 아무나 지회장에 출마할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 필요성이 있습니다.
정만수 지회장: 동감입니다. 지회발전에 있어서 지회장의 위치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저는 6월 15일 지회장이 됐는데 별세하신 전임 지회장의 연세가 98세였습니다. 20년이 훨씬 넘게 지회장을 맡고 있다가 4년 전부터는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돼 부회장이었던 제가 대행을 하다시피 했습니다.
노인회에서 회장을 하는데 있어서 나이가 많다는 것이 결코 흠이 될 수 없습니다.
노인 일반에 해당되는 일이기 때문에 건강이 조금 나쁘다는 것 또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귀가 잘 안 들려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거나, 회무를 수행하기 힘들 정도로 거동이 불편하게 되면 개인으로서는 안 된 일이지만 그 자리를 지키려고 애쓰기 보다는 많은 회원들을 위해 용퇴하는 것이 노인지도자의 올바른 자세가 아닌가 싶습니다.

강경화 지회장: 복지예산 자체가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이양된 만큼 노인지도자들과 시·도지사, 시장, 군수, 구청장과의 대화와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강력히 요구해야할 일도 많고 때로는 적극적으로 그들을 설득해야 할 때도 많은 만큼 지회장이 충분히 그러한 역할을 하지 못할 형편이라면 언제든 물러날 각오가 돼 있어야 합니다. 건강이 나빠진다면 용퇴할 수 있어야 하고 자리에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사회: 지회장으로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이재근 지회장: 지회장이 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경로당을 찾아가는 것이었습니다. 대한노인회의 뿌리는 경로당입니다. 지회의 존재이유도 활기에 찬 경로당을 만들어 회원들이 편안하고 보람을 찾도록 돕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경로당을 수시로 방문해 건의사항을 경청하고, 이를 지회 운영에 최대한 반영함으로써 지회와 경로당이 혼연일체가 되도록 할 것입니다.

전대영 지회장: 경로당활성화를 위해 고심하고 있었는데 신임 지회장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 돼 기쁩니다. 저는 백세시대 명예기자로도 활동했고, 익산에서 서울까지 오가며 노인상담사 교육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익산시지회 부설 노인대학장으로 봉사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지회장이라는 영광스런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그동안 익산시지회는 지회장, 부지회장, 노인대학장에 이르기까지 아흔에 가까운 분들이 계속 그 자리를 지키는 상황이었는데 업무수행에 어려움을 느끼면서도 자리를 넘기지 않아 서로 고발까지 하는 등 골치 아픈 상황들을 겪었습니다.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고충도 너무 컸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로당과 노인대학을 활성화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할 수 있었습니다. 제 임기가 시작된 뒤에도 문제들이 산재해 있었습니다만 정리가 잘 됐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경로당 어르신들을 위해 다시 힘을 내서 달려가 보겠습니다. 우선 경로당에서의 분쟁 등을 조정하는데 지회가 적극 나서는 한편 그동안 형식적으로만 진행됐던 경로당 운영에 대한 계획들을 새롭게 만들어 가겠습니다.

허영호 지회장: 저는 노인복지를 위해 일하고 봉사하는 대한노인회의 ‘무급 명예직’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지회장에게 지급되는 운영비를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 대신 컴퓨터 한 대 없는 지회장실에 컴퓨터와 냉장고는 있어야 하겠기에 지자체에 협조를 구했고, 지회의 업무용 차량까지 지원해 주기로 약속을 받았습니다.

임범철 지회장: 군포시지회의 경우 시에서 매달 운영비, 봉사활동비, 경로당도우미 지원비 등을 지급받고 있는데 경로당에서 밥을 해먹지 않고 이를 모아 적립금을 늘려가는 경로당이 일부 눈에 띕니다.
이러한 경로당들의 공통점은 적립금이 많다는 이유로 신입 회원을 늘리려 하기 보다는 오히려 문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경로당이 돈을 모으는데 힘쓰지 말고, 경로당 활성화를 위해 회원배가와 회원들의 복지를 위해 사용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따라서 모든 경로당이 점심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경로당에 들어오고자 하는 지역 노인들은 누구나 자유롭게 회원 가입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 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이재근 지회장: 경로당 지원금의 투명한 사용에 대해 논의했는데, 우리 장성군지회는 경로당 지원금을 분기별로 정산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습니다. 분기별로 정산을 하다 보니 지원금을 어떤 형태로든 3개월 내에 써야합니다. 따라서 운영비에 대한 잡음이 없게 됐습니다. 또한 점심식사도 전 경로당에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지자체도 70명을 기준으로 회원 수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지급하고 있습니다.

사회: 지회장으로서 중앙회에 건의하고 싶은 것은.

정만수 지회장: 담양군 인구 4만8000명 중 노인인구가 1만1000명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숫자가 많지는 않습니다. 그런데도 중앙회-연합회-지회-분회까지의 체계는 잘 갖춰져 있지만 읍면분회에서 일선 경로당까지의 연계가 다소 미흡한 실정입니다. 대한노인회 지원에 관한 법률도 발효가 됐으니 각 지자체의 경로당에 대한 예산 지원이 바로 경로당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지회를 통해서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중앙회가 노력해 결실을 보게 된다면 지회-분회-경로당의 강력한 상호협조 체계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임범철 지회장: 무엇보다 경로당 프로그램의 개발과 보급에 대한 권한을 지회가 갖도록 해야 합니다. 복지관에서 경로당에 들어와서 국수도 주고, 쌀도 나눠주며 회원을 유치하는가하면 복지관에서 경로당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시의 보건복지국장을 조만간 직접 만나서 어린이지킴이, 자살예방센터, 경로당 프로그램 운영권한 등을 지회가 돌려받을 수 있도록 강력히 요청하려 합니다. 우리 대한노인회의 고유의 권한을 복지관이 시 예산을 받아 중복해서 시행하는 것은 예산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합니다. 중앙회에서도 여기에 힘을 실어줘야 할 것입니다.
또한 그라운드 골프에 대해서도 중앙회가 큰 관심을 갖고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체계를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현재 복지예산을 지자체에서 집행하고 있는데, 자치단체장의 정당에 따라 무료급식 때문에 예산이 많이 들어가서 노인예산이 줄어드는 지역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정 정당의 핵심 정책방향이 무료급식이라고 해서 노인복지 관련 예산이 줄어드는 것은 부당한 일입니다. 지회장 및 연합회도 움직여야 하겠지만 중앙회가 나서서 노인복지 예산이 일정 수준 유지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거나, 복지예산을 중앙정부로 이관하는 문제 등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강경화 지회장: 활동자체가 힘든 노인지도자들이 용퇴함으로써 후진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객관적으로 업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될 때 반드시 물러나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함으로써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됩니다.

이재근 지회장: 최근 의료사업단이 협약을 맺어 협력병원에 가면 무릎관절 치료에 특별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반갑고 고마운 일입니다. 그런데 지방에서는 협력병원까지 거리가 너무 멀어 불편한 만큼 회원들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거점 지역에 협력병원을 확대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회: 짧은 기간 동안에 지회장들이 이처럼 다양한 현안 문제들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 끝으로 지회운영에 있어서 역점사업이나 포부를 밝혀 달라.

이재근 지회장: 밥을 같이 먹으면 회원들 간의 응집력도 생기고, 화합에도 좋습니다. 전 경로당에서 점심식사를 함께 할 수 있는 장성군지회로서는 쌀이 조금 부족하면 회원들이 집에서 조금씩 가져와 경로당 회원이 아니더라도 지역의 독거노인들을 초청해 같이 식사를 함으로써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일을 적극 실천하겠습니다.

정만수 지회장: 260만명 회원이 있는 대한노인회 조직은 사회적으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고, 그 목소리를 강하게 낼 수 있어야 합니다. 노인들의 뜻을 한 대로 모아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한 만큼 회원들의 단결에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아울러 경로당에 있는 노인 회원들이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겠습니다.

강경화 지회장: 5년 전에 지회장에서 물러났다가 이번에 다시 선출 돼 감회가 새롭습니다. 제주시는 전체인구 45만명 중 노인은 4만4000명이며 256개 경로당에 3만4000명의 회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주특별자치도지사를 비롯한 지자체 관계자들과 대화와 소통을 통해 제주시의 전체 노인복지를 향상시키고 특히 경로당에 있는 차상위계층 노인들을 돕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대영 지회장: 전라북도 16개 지회 중 익산시 지회가 제일 낙후되고 활동이 저조한 편이었습니다. 최근 직접 익산시장을 찾아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경로당활성화를 위해 경로당 전담직원을 조속히 배치하는 한편 예산 문제도 전향적으로 검토하는 것을 구두로 약속 받았습니다. 후반기에는 더욱 활발한 활동이 펼쳐질 것 같습니다. 지자체와 협력관계 유지가 지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입니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이 경로당을 많이 찾을 수 있도록 인식변화와 긍지를 심어주는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이것이 대한노인회와 경로당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식을 바로 잡고, 노인들의 위상을 높이는 길이기도 합니다.

허영호 지회장: 대한노인회 지원 법안이 통과된 것은 대한민국 노인들에게 매우 기쁜 소식입니다. 노인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시행령을 조금 더 빨리 만들게 돼서 법인세 감면을 비롯한 법안 시행의 체감효과가 하루속히 나타날 것을 기대합니다. 또한 지회에 따라 읍면동 분회가 설치된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는데 우리 대한노인회 조직을 강하게 만들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 무엇인지 중앙회에서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지회는 지자체로부터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중앙회가 벌이는 사업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전국적으로 몇 개 부문에서 만이라도 1, 2등을 다투는 지회가 되도록 전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임범철 지회장: 군포시지회는 회원 수가 전국 평균을 상회할 수 있도록 무엇보다 회원배가에 힘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경로당 가입 문턱이 높은 곳에 대해서는 지역 노인 누구나가 자유롭게 경로당에 회원 가입을 하고 함께 경로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내년부터 노인대학 입학자격을 경로당회원으로 제한하는 한편 경로당 활성화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 보일 것입니다. 더불어 백세시대과 지역신문을 활용해서 노인들의 뜻을 더욱 강하게 어필하겠습니다.
정리=안종호 기자 / 사진=임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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