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황혼이혼 신중해야
[기고] 황혼이혼 신중해야
  • 관리자
  • 승인 2011.07.08 16:04
  • 호수 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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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록 경기 남양주

 노후에 따뜻하게 서로를 보듬고 살아야 할 많은 노년 부부들이 갈라서고 있다.

30대 이하 젊은층의 이혼 건수는 줄어드는 데 반해 황혼이혼은 해마다 늘고 있다.

노년 부부들의 이혼 사유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실직 등의 경제적인 이유로 인한 마찰이 중요한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0년 50세 이상 이혼 건수는 5만4000여건에 달했고, 전체연령 대비 이혼비율도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유교적인 사고를 지닌 지금의 노년세대들이 자유와 해방을 갈망하며 이혼을 선택한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세상 모든 사람이 행복한 부부관계를 꿈꾸며 결혼을 한다. 많은 하객들 앞에서 혼인서약 하며 평생 서로를 사랑하며 백년해로 하겠다고 다짐을 한다.

이렇게 수십 년을 부부로서 맺어 온 인연이 황혼의 무렵에 끊어진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이는 사회적으로 황혼이혼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황혼이혼은 이제 특이한 현상이 아니라 누구나 여건이 되면 할 수 있는 선택의 문제가 돼버렸다.

이혼을 개인의 선택 문제로 생각하는 사회적 시선이 늘면서 정당성을 얻게 된 것도 황혼이혼 증가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과거와 달리 핵가족화가 가속화하면서 부부관계를 유지시켜줬던 연결고리가 느슨해진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하지만 가정은 고된 삶에 지친 현대인이 편히 쉴 수 있는 쉼터이자 안식처다.

또 가정은 사회를 이루는 최소한의 공동체이며 아이들을 1차로 교육하는 배움터다.

그 중에서도 부부는 가족 간의 유대와 행복을 지속적으로 유지 할 수 있는 기둥이고 버팀목이다. 그렇기 때문에 황혼이혼은 자유의 날개를 달고 해방되는 것이 아닌 가정 붕괴를 의미한다.

부부는 자신의 행복과 삶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상리공생(相利共生)의 관계다.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실패하고 좌절할 때마다 가족의 따뜻한 격려와 응원이 있었기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부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서로 믿고 사랑해야 하는 존재다. 남들이 다 믿는 것을 믿는 것은 믿음이 아니다.

남들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것까지도 믿어주는 것이 부부의 믿음이다.

노인들은 사회의 어른으로서 본을 보여야 한다. 지금까지 일제치하와 전쟁, 경제성장 등 파란만장한 세월을 함께 보내왔지 않은가.

지난날의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살려 부부사랑과 가정의 평화를 지키는 것이 어른으로서 지녀야 할 덕이다.

이혼이 결혼제도의 속박에서 탈출하고 개인의 자유로운 삶을 선택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정 붕괴에 따라 자녀들이 갖게 될 고통은 물론 다른 친지들에게도 크나큰 좌절을 안겨 준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부부관계를 인격적이고 믿음이 바탕이 된 신뢰의 관계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젊어서부터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늙고 병들면 이미 때는 늦기 때문이다. 이 세상 어디에도 서로 믿고 의지할 곳이 부부 말고 누가 또 있겠는가.

무엇보다 자녀들도 부모가 황혼이혼에 이르기까지 무관심한 일부 책임이 있다.

아무리 많이 배우면 뭐하고, 지위가 높으면 뭣하겠는가. 많이 배우고, 가진 것이 넘쳐도 부모의 외로움과 고통을 모르고 지나치거나 무관심하면 언젠가는 후회할 날이 오게 된다. 행복은 이혼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할 때 그 진정성의 가치에 빛이 나는 것이다.

아내와 남편의 아름다웠던 젊은 시절만 떠올리지 말고 숙성된 정(情)의 향기를 느껴보자. 아내의 살결에서 어미 새 깃털처럼 포근함을 느끼고, 아내의 숨결에서 생명의 존귀함을 느껴보자. 가정과 삶, 그 외의 모든 것들을 감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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