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찬 노년생활] 멋진 노년! 우아하게 늙기 위한 마인드 컨트롤
[활기찬 노년생활] 멋진 노년! 우아하게 늙기 위한 마인드 컨트롤
  • 박영선
  • 승인 2006.11.10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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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인생을 시들지 않게 막아주는 생명수 역할
10년 후의 청사진을 그려 보세요

 

‘아인슈타인 같은 과학자가 되고 싶다’거나, ‘톨스토이 같은 대문호가 되고 싶다’는 꿈은 노인들에겐 맞지 않는 걸까?

 

평균 수명 120세를 바라보는 시대에 노인들도 그런 꿈을 품어 볼만 하건만 주위에서 이런 노인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일본인으로 타마에 사는 와타나베 여사는 2002년 5월 16일 당시 63세 나이에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에베레스트 산을 등정했다. 이는 2000년 50세의 나이로 이 산에 올랐던 폴란드인 안나 체르빈스카가 세운 최고령의 기록을 깬 것이다.

 

와타나베 여사는 에베레스트 산 등정 후 인터뷰에서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언젠가는 가장 힘들다는 티베트 쪽 능선을 따라 에베레스트 산에 재도전 하겠다”고 했다. 와타나베 여사의 도전이 화제가 되고 더욱 아름답게 부각된 것은 희소성 때문이었다.

 

공자는 ‘논어’(論語), 위정(爲政) 편에서 “나는 15세가 되어서 학문에 뜻을 두었고(志學), 30세가 되어서 학문의 기초가 확립되었으며(而立), 40세가 되어서는 판단에 혼란을 일으키지 않았고(不惑), 50세가 되어서는 천명을 알았으며(知命), 60세가 되어서는 귀로 들으면 그 뜻을 알았고(耳順), 70세가 되어서는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하여도 법도에 벗어나지 않았다(從心)”고 했다.

 

각 연령대별로 인생에서 수립해야 할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공자 같은 성인만이 아니라, 인생에 뜻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꿈을 꾼다.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아이는 어린아이대로 대통령, 과학자, 요리사, 멋진 아빠, 엄마 등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며 소원을 읊는다. 청소년은 좋은 대학과 원하는 과로의 진학을 꿈꾸고, 장년층은 승진이나 명예를 꿈꾼다.

 

공자처럼 우주를 품은 형이상학적인 포부를 꿈꾸진 못하지만, 범인에게 어울리는 현실적인 소망을 품고 실현을 위해 매진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 은퇴를 하고 노년에 접어들면 대부분이 꿈꾸기를 중단한다.

 

“앞으로의 꿈? 그런 게 뭐가 있어. 그냥 살다가 죽는 거지.”

 

“꿈은 무슨. 다 늙어서.”

 

공원이나 경로당에서 만난 노인들에게 ‘앞으로의 꿈이나 희망이 무엇이냐’고 질문하면 열에 여덟은 허허로운 웃음을 지으며 이 같이 대답한다.

 

한참 생각 끝에 겨우 나오는 말이 있다면 “아프지 않게 살다가 죽는 것”이라거나, “잠자다가 죽는 줄 모르게 죽는 것”이라는 정도의 대답이다. 자식들 속 썩이지 않게 깔끔하게 죽는 것도 미래의 훌륭한 꿈이 될 수 있지만, 소극적이고 염세적인 색채가 짙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와타나베 여사 같은 노인을 찾아볼 수 있었다.

 

신세계 명예회장인 정재은 할아버지가 그 주인공. 정 할아버지는 67세의 최고령자로 한국인 첫 우주인 선발 모집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탤런트 고현정의 전 남편으로도 잘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이 정재은 회장의 장남이다.

 

재벌그룹 회장인 정 할아버지는 “한국 우주인 1호가 되는 게 내 인생 마지막 도전”이라며 꿈을 피력했다. 무려 3만6000명이나 신청을 해 “90%는 떨어질 게 뻔하지만 이왕 시작한 일 끝까지 한번 해 보겠다”는 것이 포부였다.

 

노년이 되어도 멈추지 않는 꿈을 갖는 것은 재벌 회장만이 가능한 일은 아니다. 평범한 노인들도 얼마든지 꿈을 꿀 수 있다. 꿈은 인생을 시들지 않게 막아주는 생명수이자 비료와 같다. 다음은 멋진 노년을 위한 마인드 컨트롤을 짚어본다.

 

1. 1년·3년·5년·10년 후 청사진을 그려라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남성이 75세, 여성이 81세다. 현재 65세 노인이라면 10~16년 이상은 수월하게 살 수 있고, 20여년 이상 사는 것도 큰 무리가 아니다. 이 말은 65세를 넘기고도 20년 이상 수명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20년이면 짧은 세월이 아니다. 그런 세월을 아무런 계획 없이 하루하루 소일하며 살 수는 없다. 65세 노인이라 하더라도 얼마든지 1년 후, 3년 후, 5년 후, 10년 후의 단기·장기 계획을 세워야 하며 반드시 그렇게 체계적으로 시간 관리를 해야만 한다.

 

2. 자아를 발견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라

현재의 노년세대는 젊은 시절, 앞만 보고 달려왔다. 가난을 벗어나고자 경제 부흥을 일으키며 피땀을 흘린 세대다.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며 앞만 보고 살아왔기에 자신을 돌아볼 여유 없이 쫓기기만 하며 늙었다.

 

나이가 들며 속도전에서 놓여난 지금은 지난 세월에 대한 반추를 하면서 부족했던 것들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자극적인 삶이 아닌 관조하는 삶 속에서 새로운 균형을 찾을 수 있는 시기가 바로 노년시기이다.

 

3. 인생의 중대한 문제에 대해 회피하지 말라

노인이 있는 집에서는 ‘죽음’이란 말을 꺼내는 것을 금기시한다. 노인이 암 같은 질환에 걸려있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죽음은 회피해서 될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인생에서 탄생과 맞물리는 중요한 사안이다.

 

죽음을 너무 무겁게 다뤄서도 안 되겠지만, 너무 가볍게 다루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노인이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죽음을 직시하며 진정으로 죽음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괴롭고 두렵다고 해서 무작정 젖혀 둘 수만은 없다. 틈틈이 죽음에 대한 생각이나 감정을 글로 써서 정리하고 자식들에게 사후에 대한 당부를 남겨 놓는 일은 인생을 효율적으로 마무리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4. 신체적 쇠퇴를 인정하라

빠르면 40대, 늦어도 50대에 접어들면 시력의 변화를 의식한다. 점점 물체를 멀리 놓고 보게 되며 돋보기를 착용하게 된다. 머리가 빠지는가 싶더니 대머리가 되고 대머리가 되지 않은 사람은 흰머리의 물결을 만나게 된다.

 

피부도 탄력을 잃어 눈꺼풀이 쳐지고 눈 밑에는 지방이 불룩하게 축적된다. 청력도 떨어져 두세 번 더 확인하게 되고 후각이나 미각도 현저하게 떨어진다.

 

늙은 것을 확인하기 싫어 거울을 보거나, 사진 찍는 것이 싫다는 노인들이 많다. 팽팽한 젊은 대신 쭈그러진 모습을 확인하는 것은 고통이지만, 모든 생명체가 생장소멸의 과정을 겪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인간만이 예외일수는 없다.

 

불평불만에 가득 차서 생활하기보다는 쇠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범위 안에서 최대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5. 배우고 익히기를 게을리 하지 말라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어제의 지식이 내일에는 다른 지식으로 채워지게 되고 나날이 새로운 규칙들이 발표된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이런 일들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매번 따라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흐름은 좇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올바르게 상황판단을 할 수 있다. 최소한 노인을 상대로 한 사기사건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만한 시사나 경제상식, 사회 풍조는 꿰고 있어야 한다. 배우고 익히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은 최소한의 생존전략이 된다.

 

장옥경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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