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있어야 자활도 꿈꿀 수 있지요”
“집 있어야 자활도 꿈꿀 수 있지요”
  • 관리자
  • 승인 2011.07.22 17:07
  • 호수 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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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로 집 빌려주기’ 박준홍(43) 이사장

7월 20일 전북 전주시 중화산동의 한 주택에서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집이 없어 오갈 데 없는 이웃을 위해 마련된 ‘희망의 집’ 입주식이었다. 한 채의 집에 미혼모와 모자가정, 여성 독거노인이 방 하나씩을 받아 보금자리를 꾸몄다.

서민의 주거 문제를 고민하는 복지단체인 전주 주거복지센터와 자활에 성공한 저소득층이 설립한 ‘필건축인테리어’ ‘원광모자원’ 등 20개의 순수 민간단체가 힘을 모아 지난해에 사업을 시작한 뒤 거둔 첫 결실이다.

‘희망의 집’ 사업은 비어 있는 주택을 무상으로 임대해 수리한 뒤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무료로 빌려주는 일이다. 입주자는 최대 1년까지 희망의 집에 머물면서 일자리를 찾고 자신의 집을 구하게 된다.

이를 주도하는 전주 주거복지센터 박준홍(43) 이사장은 “상담을 해보니 당장 갈 곳이 없어 거리에 나앉아야 할 형편의 어려운 이웃이 뜻밖에 많았다”며 “편안히 쉴 집이 있어야 자활을 꿈꿀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이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희망의 집은 정부가 지원하는 임대주택이나 사회복지시설 등에도 갈 수 없는 복지사각지대의 이웃을 대상으로 한다.

박 이사장은 “나이가 차 사회복지시설에서 밀려나온 소년소녀가장이나 복지시설 입소를 기다리는 모자 가정, 임차료를 낼 능력이 안 되는 독거노인 등이 우리 주위에 너무 많다”며 “국가가 하지 못하는 부분이어서 우리가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막상 일을 벌였으나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집을 무상으로 내놓으려는 사람도 없었고, 집이 있어도 막대한 수리비를 마련할 길이 막막했다. 이번에 문을 연 ‘희망의 집’도 입주까지 1년이 걸렸다.

지난해 수소문 끝에 수 십 년 된 빈집을 15년간 무상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넘겨받았으나 수리비만 2000여만원이 들었다.

박 이사장은 “무작정 기업들을 찾아가 지원 좀 해달라고 매달렸다”고 말했다. 집 수리는 자원봉사에 나선 필건축인테리어와 전북대 주거환경학과 등의 도움을 받았다. 박 이사장은 지금 희망의집 2호를 준비하고 있다. 힘이 닿는 대로 3호, 4호로 이를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다.

박 이사장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어려운 이웃과 희망을 나누려는 사람이 많이 있는 만큼 잘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면서 “여인숙을 전전하거나 비닐하우스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사람이 한둘이 아닐 것”이라며 “이들에 대한 실태파악과 지원대책을 정부 차원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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