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낭만 선사하는 화왕산 ‘십리 억새밭’
가을 낭만 선사하는 화왕산 ‘십리 억새밭’
  • 박영선
  • 승인 2006.11.10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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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군 철새탐조·생태기행… 추억 만들기

드라마 ‘대장금’ ‘허 준’ 등 사극 촬영지 유명
생태계의 고문서·살아있는 박물관 ‘우포늪’

단풍여행을 놓쳤거나 은근한 가을 풍취를 만끽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억새밭 구경과 철새 탐조를 할 수 있는 창녕군 여행을 권한다. 제2의 경주라 불리는 창녕은 고분과 진흥왕 순수고적비 등의 유적지뿐만 아니라 화왕산, 우포늪 등 자연환경이 뛰어나 가족 여행지로 손꼽을 만한 곳이다.<자료·사진 출처 : 한국관광공사〉

 

가을의 낭만이 느껴지는 화왕산 억새밭 전경.

 

‘십리 억새밭’으로 유명한 화왕산은 그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예전에는 화산활동이 활발해 ‘불뫼’ 또는 ‘큰불뫼’라고 불렸다.

 

화왕산 억새밭은 정상 근처 분화구 6만평에 가득 펼쳐진다. 가을의 수려한 풍취와 옛 문화의 흔적을 찾기에 손색없는 등산 코스가 될 것이다. 이곳은 드라마 ‘대장금’ ‘허 준’ 등의 사극을 촬영했던 장소로도 유명하다.

 

화왕산을 올라가는 코스는 여러 가지지만 그 중에서도 노인들이나 아이들이 걷기에 가장 좋은 코스는 옥천 매표소에서 시작하는 등산길이다. 옥천 매표소 입구부터 옥천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길이 잘 닦여져 있어 등반하기에 무리가 없다.

 

40분쯤 올라가면 관룡사와 화왕산성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화왕산 명물인 억새밭을 보고 싶다면 화왕산성 쪽으로 발걸음을 돌리자.

 

여기서 30분 남짓 걸으면 구릉지 가득히 펼쳐진 억새밭의 장엄한 풍광을 만날 수 있다. 이 곳 구릉에서는 멀찍이 화왕산성이 보이는데 15분 정도만 더 숲길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산성 동문입구에 도착한다.

 

커다란 돌이 놓인 동문입구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시야에 들어오는 너른 분지와 산성이 끝나는 곳까지 끝없이 이어진 은빛 억새밭은 일상에 지친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이곳의 억새들은 11월 중순까지 변함없이 바람에 몸을 살랑이며 여행객들을 맞이한다.

 

산행으로 피로해진 몸은 부곡온천에서 풀면 된다. 땅모양이 가마솥처럼 생겼다고 해서 ‘부곡’이라 불리는 이 유황온천은 호흡기질환이나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편의시설을 잘 갖춰 관광단지로도 이름이 높다.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면 우포생태학습장에도 가보자. 우포생태학습장은 창녕 환경연합에서 폐교를 임대해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선사시대 생태가 그대로 살아있는 우포늪에 대한 학습을 하는 곳이다.

새벽안개가 자욱한 우포는 낮과 다른 신비로움을 보여준다.

 

이곳에서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으로 불리는 우포늪에 대해 공부 한 후 탐사하면 더욱 유익한 체험이 가능하다.

 

우포늪은 예전에 ‘소벌’이라고 불렸는데, 이는 우포늪과 목포늪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소목산이 마치 ‘물을 먹는 소’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포늪에는 다른 세 개의 늪이 더 있는데 나무벌이라 불렸던 ‘목포’와 모래벌이라 불렸던 ‘사지포’ 그리고 가장 규모가 작다는 의미의 ‘쪽지벌’로 이뤄져 있다.

 

우포늪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습지로 3개 면, 14개 마을에 걸쳐져 있으며 전체 면적이 70만평에 이른다. 우포늪은 한때 무분별한 개발과 농경지 잠식으로 사라질 뻔 했으나, ‘람사조약’에 의해 국제보호습지로 지정된 이후 빠르게 회복됐다.

 

일반적인 ‘늪’의 이미지는 죽음과 절망, 어두움 등과 연결되지만, 우포늪에 가보면 그런 이미지가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선 우포늪은 아무리 깊어도 사람 몸이 완전히 잠기는 곳이 거의 없다. 장마철에는 수심이 5m에 이르기도 하지만 평소에는 1~2m를 유지한다. 또 늪 바닥은 부식층이 두꺼워 개펄처럼 발이 푹푹 빠지지 않는다.

 

이 부식층은 선사 시대부터 꾸준히 고생물들의 잔해가 퇴적되어 온 것으로, 이 때문에 우포는 ‘생태계의 고문서’ 혹은 ‘살아있는 박물관’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특히 11월의 우포는 겨울 철새들이 유유히 날아다니며 먹이를 잡아먹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우포늪 입구에서 조금만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전망대가 있어 우포의 전체 모습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여행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창녕군청 문화공보과(055-530-2236)나 우포 안내소(055-530-2161)로 문의하면 된다.

 

박영선 기자 dreamsun@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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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안내>

◇시외버스 : 남부터미널에서 서울 시외버스가 하루에 5회 운행된다.
◇철도·고속버스 : 마산이나 대구까지 가는 철도나 버스 이용 후 시외버스로 환승.
◇자가용
▶화왕산군립공원 : 경부고속도로→구마고속도로→창녕 IC→화왕산군립공원
▶우포늪 : 창녕 IC(20번 국도, 합천 방면)→우포생태학습원(옛 회룡초등학교)→ 삼거리(우회전)→세진리 주차장→회룡마을→우포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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