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열곤 한국교육삼락회 총연합회장
최열곤 한국교육삼락회 총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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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1.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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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교육자들 지혜-경륜 재활용 위해 전력투구

과학문명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아야 할 가치와 도덕률이 있다. 전 서울시 교육감으로, 경기대 교수를 역임한 한국교육삼락회 최열곤 총연합회장은 그러한 가치와 도덕률을 지켜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성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최열곤 회장은 청소년 교육을 위해 최근 21세기 신명심보감을 펴내는 등 은퇴한 교육자들의 지혜와 경륜을 사회에 환원 혹은 재활용을 위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교원들은 30~40년을 재직해야 은퇴를 합니다. 오랜 교육 경험, 지식과 지혜를 가진 유능한 분들이 그냥 친목만 하고 지내기에는 너무 안 됐다는 생각을 했지요.”


한국교육삼락회(이하 삼락회)를 평생교육단체로 바꾼 배경을 최열곤 한국교육삼락회(이하 삼락회)회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그런 덕분에 90개이던 삼락회 시군 지부가 지금은 약 150개로 늘었고 5000명이던 회원이 1만 2000명으로 늘었다. 이렇게 오늘의 삼락회로 발전시켰지만, 내리 3번 연임을 했기 때문에 이제 곧 회장직에서 사임하게 된다.


삼락회의 삼락(三樂)은 교육하는(가르치는) 즐거움, 학습하는(배우는)즐거움, 봉사하는 즐거움을 일 컫는다. 원래 삼락은 맹자의 삼락(三樂)으로 보통 군자삼락(君子三樂)이라고 하는데, 평생교육 이념으로 삼은 것이다.

 

삼락회 월례포럼 45회 가르치고 배우는데도 열성

최열곤 회장이 열성적으로 수행한 삼락회 사업 중에서 두드러진 것 중의 하나가 회원들의 월례 포럼. 지금까지 45회를 하고 있다. 가르치는 것만이 아니라 배우는 데도 열심인 것 월례포럼에 대해서 내켜하지 않은 의견도 많았지만 최 회장이 강력하게 주장하여 관철시켰다고 한다.

 

“포럼에 참석하지 못하는 회원들한테는 1년에 한 번 강연집을 만들어 보내주었습니다”며, “학습자로 배웠으니 실천을 하자고 제창했습니다”라고도 했다. 최 회장의 지론은 사람이 사회적인 존재이고, 사회로부터 혜택을 받았으면 갚아야 한다는 것.

 

“우리가 오염시키고 훼손한 자연을 복원시키기 위해 자연보호운동부터 하자고 했습니다. 도봉산 같은 등산로 입구에 노인들이 피켓을 들고 어깨띠를 두르고 서 있기만 해도 의미가 있지 않겠어요 ”라며, “우리 회원들이 저마다 사는 곳의 사적지, 문화재 등 우리가 교육적으로 보존하고 지켜야 할 대상지에서 학생, 선생님들과 같이 한다면 얼마나 좋습니까.”라는 것이었다.


많이 배운 선생님으로서가 아니라 노년 세대로서 존재하는 것 자체가 이미 교육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최열곤 회장은 어떤 사람으로 불리기를 원할까. 서울시 교육감을 역임하여 ‘교육감님’이라는 호칭이 좋은지 ‘회장님’ 호칭이 좋은지 물어보았다. ‘교육감’으로 불리는 것보다는 ‘최 회장’으로 불리는 게 좋다고 즉답한다.

 

전 서울시교육감 직함으로 사회활동을 하기가 편하지만 삼락회에 쏟은 마음이 많고 애정이 각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 10월 26일 총회에서 김하준 전여수대총장이 총연합회장으로 선출되어 앞으로는 전 회장으로 불리게 될 터이지만, 많은 업적을 이룬 사람으로서의 여유와 삼락회에 대한 충정이 엿보인다.


최 회장의 평생교육과의 인연은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1년 헌법 개정 때, 문교부(교육부)사회국장을 역임했던 최 회장이 평생교육 이념을 헌법조항에 넣자고 국회를 설득하여 31조 5항에 명문화하기도 됐다.

 

“문홍주 의원이 위원장이었는데, 처음엔 부결됐어요.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배된다며 불가하다는 것을 제가 떼를 썼습니다.”

 

 

문홍주 위원장과는 사제지간이어서 어느 정도 얘기가 통했다고 한다. 그래서 소위원회에 나가 설득하게 됐고, 전원 부결한 안건을 전원 찬성으로 돌려놓았다.

 

최 회장은 “그때 평생교육에 대해 자문을 해주던 학자가 지금 김신일 문교부장관입니다”라고 했다. 국민소득이 50불에 불과하던 때에 의무교육을 헌법조항에 넣었는데, 1981년 당시에 왜 평생교육조항을 넣지 못하느냐고 강변하여 당시 국회의원들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었다고 흐뭇해한다.

 

인성교육 기본교범 ‘21세기 신명심보감’ 출간 큰 보람

이렇게 평생교육 이념을 헌법조항에 넣었음에도 현실적으로 실천하기 시작한 것은 무려 25년이 지난 뒤의 일이다. 2003년에 삼락회 회장으로 국회 청원을 하여 ‘퇴직교육자 평생교육활동 지원법’을 발의했던 것.

 

이로서 삼락회는 연간 10억원의 예산을 쓰면서 평생교육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하지만 그 후 1억여 원으로 지원금이 줄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교육부 예산이 모자라서 학교 건물을 짓는 데도 민간자본을 끌여 들여야 쓸 정도여서 무작정 증액을 요구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한다.


문교부 사회국장, 서울시교육감 등 교육행정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하고, 경기대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등 큰 역할을 했음에도 최 회장은 평생을 배우는 학습자이기도 하다. 나이 60살이 넘어서 일본 히로시마 대학에 교환교수로 가서 연구교수를 하면서 공부를 하여 70세가 넘어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고령사회인 일본에서도 거의 최고령에 학위를 취득한 케이스가 된다고 한다. 10년을 넘게 일본을 오가며 노력한 끝에 얻은 성과였다. 그러니 누구보다 평생교육론을 주창할 자격이 충분하다.

 

최열곤 회장은 “집사람이 눈 한번 마주칠 때가 없다고 불평해요”라며 “쉬는 날도 내 서재에서 공부하고 집필을 하니 아내를 대할 시간이 있어야지요. 그런데 요새는 내가 어리석게 산 게 아닌가 해요“라고 한다.


어쨌든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평생학습자들과 청소년을 위해 좋은 성과도 거두었다. 최근에 인성교육의 기본 교범이라 할 수 있는 ‘21세기 신 명심보감’을 펴낸 것도 그런 연장선상에 있다. 작년에 나온 어머니들의 자녀교육지침서인 ‘자녀교육보감’에 이은 제2탄이다.

 

최 회장은 ‘신명심보감’이 “이스라엘의 탈무드와 같이 누구나 읽고 인성을 기르는 인생독본이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노인들도 읽고 자녀들과 대화의 소재로 삼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을 펴낸 이유는 간단하다. 과학문명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성은 버릴 수 없는 고귀한 가치라는 것. 하지만 후기 산업사회, 현대물질문명사회에서 명심보감의 가치가 온전히 실현될까 싶다.

 

“이 책에 나오는 많은 가치가 그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신용, 효도… 그런 것이 다 나중에는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국가의 격을 높일 수 있지요.” 최 회장의 답은 명쾌하다.

 

“국민 필독서가 된다면 경쟁력·국가의 격도 높아질 것”


“이번 책(신명심보감)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앞으로 지혜를 모으고 보완할 거예요. 공부할 기회는 많습니다. 중삼 수능, 고삼 수능 시험을 보고 나면 한 두달 가르칠 교재가 없어요. 이때 이걸 교재로 쓴다면 좋을 것입니다. 그 시기에 이 책으로 어떤 인간이 될 것인가 교육하라고 이 책을 낸 것입니다.”


이것이 1차목표라고 한다. 2차 목표는 중일 고일에게 이 책을 몸에 배도록 학습을 시키도록 하는 것. 나중에는 초등 5·6학년에게도 학습하게 하겠다는 포부도 있다. 세종대왕도 ‘대학’을 400번 읽었다고 하니, 이런 식으로 국민필독서가 된다면 국가의 격이 높아진다는 것.


여담으로 건강은 어떻게 챙기는지 물었다. 원래 약골이었으나 노력으로 극복하고 있다고 한다. 등산도 하고, 조깅도 즐겨 한다는 말이 그 증거. 평생교육 외의 요즘 즐거움은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자녀들과 함께 화목하게 보내는 즐거움을 꼽는다.


끝으로 노인들에게 한 말씀 해주기를 청하자, “노인네들이 자기 할 일 끝났다고 생각하는데, 노인은 죽는 날까지 역할을 할 게 있어요. 구안지사(具眼支士: 안목을 갖춘 선비)라고, 제대로 된 어른은 내·남자식 할 것 없이 잘못하는 것을 보면 지적하고 가르쳐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머지않아 자유인이 되는 최열곤 회장. 한 분야에서 오래 정진했음을 알 수 있었다.

박병로 기자

 

최열곤 회장은…

▷1930년 출생
▷문교부사회국장, 서울시교육감
▷경기대대학원교수
▷우리차문화연합회이사장
▷동북아교육문화교류협회회장
▷재단법인성균관고문
▷(社)한국청소년마을고문
▷한국교육삼락회총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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