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력 고령화 더 이상 방치 안돼”
“노동력 고령화 더 이상 방치 안돼”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1.08.12 13:09
  • 호수 2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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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硏, ‘인력부족·생산성저하·세대간경합’ 대비 촉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가 앞으로 노동력 부족(shortage)과 생산성 저하(shrinkage), 세대 간 일자리 경합(struggle) 등 이른바 ‘3S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8월 3일 ‘고령화에 따른 노동시장 3S 현상 진단’이란 보고서(이찬영 수석연구원)에서 “2020년 이후에는 전체 노동력 규모가 줄어들어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30년까지 노동력이 연평균 0.7%씩 감소해 연평균 잠재성장률은 2000∼2010년 기간(실제 GDP 성장률 4.1%) 대비 1.1%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노동력 고령화로 생산성 저하
전체 노동력을 나타내는 경제활동인구는 2010년 2582만명에서 2018년 2681만명으로 정점에 도달한 뒤 2030년에는 2458만명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급격한 출산율 저하와 기대수명의 연장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지난해 1.22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반면 기대수명 증가율은 18.4%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경제활동의 중추인 25~49세 핵심 노동력은 이미 2009년부터 줄어들기 시작, 향후 감소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2020년과 2030년의 핵심 노동력 규모는 각각 1425만명과 1198만명을 기록해 2010년 규모와 비교해 90%와 76%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일반적으로 핵심 노동력의 감소와 전체 노동력에서의 비중 하락은 노동생산성 저하로 이어진다.

분석 결과, 50대 이상 취업자 비중이 1% 상승하면 노동생산성은 0.21%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10년간 50세 이상 고령층의 비중이 8.9% 상승하는 것을 감안하면, 노동인력의 고령화에 따른 2010∼2020년의 노동생산성 감소 효과는 1.8%(2010년 대비 2020년 하락률)로 추정된다. 고령화로 노동인구에서 고령층이 증가하고 청년층이 감소함에 따라 새로운 지식과 기술습득 속도가 저하되고 노동생산성이 하락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노동력 증가세 둔화로 2011∼2018년 잠재성장률은 2000∼2010년 성장률(4.1%)에 비해 0.4%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지금부터는 고령화가 노동시장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노동력 확보를 위해 유휴 노동력과 여성, 외국인의 경제활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세대 간 일자리 경합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일자리 나누기와 임금피크제 등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대 간 일자리 경합도 대비해야
현재 한국의 고용구조는 중·고령층 위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세대 간 일자리 경합이 발생하고 있다. 2005년 이후 50대 고용률은 상승세를 보인 반면 20대 고용률은 하락세로 전환됐다. 1% 경제성장에 따른 취업자 증가율을 나타내는 ‘고용탄성치’가 2000∼2005년 동안 0.35에서 2005∼2010년 동안 0.22로 하락하는 등 새로 창출되는 일자리 수는 감소하고 있으며, 한정된 일자리를 두고 젊은층과 고령층이 세대 간 경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또 2005~2010년 50대 고용률이 1% 늘어날 때 20대 고용률은 0.5% 감소하는 등 세대 간 고용 대체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의 50대 편입과 경제위기 시 일자리 나누기의 파급효과로 인해 세대 간 일자리 대체 현상은 글로벌 경제위기 전후 기간인 2007∼2009년에 가장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종료로 50대의 인구증가 속도가 둔화되고 20대의 인구 감소폭이 확대되는 2010년대 후반 이후에는 세대 간의 일자리 경합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시기별·사안별 대안 수립해야
보고서는 “향후 10년간은 노동시장의 3S현상이 주요 이슈로 부각될 것”이라며 “시기별·사안별 맞춤형 접근을 통해 고령화가 노동시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총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기 이전인 2018년까지 △세대 간 일자리 경합에 대처하기 위한 일자리 나누기·임금 피크제 추진 △생산성 하락 방지를 위한 직업능력 개발 강화 프로그램 개발 확대 등을 실시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더불어 2019년 이후에는 △노동력 부족에 대처할 비경제활동인구의 노동시장 참여방안 마련 △외국인 노동력 확보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종호 기자 joy@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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