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 노인성 질환 겨울철보다 ‘위험’
늦여름 노인성 질환 겨울철보다 ‘위험’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1.09.07 11:46
  • 호수 2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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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로 인한 고혈압·폐렴 주의…혈압 상승·면역력 떨어져

기나긴 장마가 지나고 폭염과 열대야가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갔다. 9월에 들어서면서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면서 온도차이로 인한 고혈압 등 기저질환 환자의 주의가 요구되는 시기다. 여름 무더위가 가시고 찬바람이 불어오는 환절기, 노인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질환을 알아본다.

◇고혈압환자, 일교차 커 혈압 상승 주의
일반적으로 고혈압은 겨울철에 주의해야 할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추운 날씨로 인해 혈관이 수축돼 고혈압,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여름철에는 상대적으로 방심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혈압 환자는 여름에도 관리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냉방기 사용으로 인해 찬 공기에 노출되면 말초혈관이 수축돼 심장 부담이 늘고 심장이 빠르게 뛰어 혈압이 급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름에 땀 배출이 늘어나면서 혈액이 농축돼 혈전이 잘 생겨 이로 인한 뇌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2010년 건강보험 자료를 살펴보면 뇌혈관질환별 외래진료 환자수는 본격적으로 추워지는 10~11월(49만6760명)보다 여름철인 7~8월(49만7604명)에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낮에는 30도를 웃도는 고온이지만 아침저녁에는 20도 안팎으로 일교차가 크기 때문이다. 급격한 온도차이가 있는 환경에 노출되는 것은 혈압을 상승시키는 위험요인이다. 온도 차이를 줄이기 위해 긴소매의 옷을 휴대하는 것이 좋다. 또 냉방기 사용 시 실내 외 온도차이가 4~5도가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냉수로 샤워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는 치료제 복용을 거르면 안 된다. 고혈압 치료제는 매일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나, 일반적으로 여름철에는 혈압이 낮아졌다고 생각해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은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치명적인 합병증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고혈압 약은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늦더위 감기환자 급증 ‘폐렴’ 주의
큰 일교차를 보이는 환절기에는 감기환자도 급증한다. 특히 노인들은 대체로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도 높다. 평소 면역력이 약한 상태에서 감기로 인해 몸의 저항력이 더 떨어져 2차 합병증인 폐렴으로 악화되기 쉽다. 노인 폐렴은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어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으며, 진행속도가 매우 빨라 갑작스럽게 늑막염, 뇌수막염, 패혈증 등 치명적인 결과를 유발할 수 있다.

감기 및 폐렴 예방을 위해서는 실내외 온도차가 5도 이상 넘지 않도록 하고, 자주 창문을 열어 실내 환기를 시켜줘야 한다. 땀을 흘릴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당뇨나 천식,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을 갖고 있거나 65세 이상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폐렴구균백신 접종도 권장된다. 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은 세균성 감염인데, 여름감기 후 2차 감염으로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폐렴구균백신을 맞게 되면 폐렴에 걸려도 중증 합병증이나 사망률을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다. 일반 성인의 경우, 1회 접종으로 충분하지만 65세 이후에는 한 번 더 접종 받는 게 좋다.

◇온풍기 묵은 먼지, 알레르기 비염 일으켜
기온이 낮아지면 온풍기 사용빈도가 높아진다. 요즘에는 지하철, 관공서는 물론 경로당에서도 온풍기를 상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공공장소에 있는 온풍기의 경우 관리소홀로 먼지나 바이러스가 실내 전체에 날리게 된다. 숨을 쉴 때마다 호흡기를 타고 바이러스균이 몸 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는 폐의 기도나 코의 점막을 자극하고 염증을 일으켜 ‘천식’이나 ‘비염’과 같은 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알레르기 물질로 인한 염증 반응은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눈과 코의 가려움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특히 코막힘에 의한 뇌 산소 부족은 기억력과 집중력을 떨어뜨리며, 흐르는 콧물을 훌쩍거리다 보면 두통까지 유발된다.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를 위해선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본인이 반응하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정확히 밝히고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을 틀기 전 실내 환기를 생활화하고, 에어컨 및 주변을 자주 청소하는 것이 좋다.

안종호 기자 joy@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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