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나는 가수다'에 비친 현 노인세대의 위대함
[금요칼럼]'나는 가수다'에 비친 현 노인세대의 위대함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1.09.26 16:42
  • 호수 2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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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수 위덕대 석좌교수

문화방송(MBC)이 매주 일요일 방영하는 ‘일밤-나가수’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의 정확한 명칭은 ‘일요일 밤-나는 가수다’이다. 이 프로그램은 일곱 명의 가수가 등장해 열창을 하고, 관중석에 모인 500명의 평가단에 의해 인기 순위가 결정된다. 인기투표에 의해 하위로 밀리면 퇴출되는 수모(?)까지 당한다.

이 프로그램이 갖는 의미와 가치는 보는 사람마다 다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가수들이 그야말로 죽기 살기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다. 가수로서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요, 사느냐 죽느냐의 갈림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재미가 있다. 왜냐하면 실제 생존경쟁의 당사자가 아니라 관전자(觀戰者)이기 때문이다.

이 ‘나가수’ 프로그램을 보면서 여기에 우리나라 노인문제를 대입시켜 본다. 우리나라 노인들은 태어난 시절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 지내왔다. 그야말로 ‘폭풍의 언덕’을 넘어온 셈이다. 일제의 식민지 시절을 경험했고, 6·25전쟁도 봤으며, 4·19, 5·16 정변을 겪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가족을 위해 살려고 몸부림쳤고, 자녀들의 교육에 헌신했다.

1960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소득은 80달러였다. 50년이 지난 2010년 2만400달러로 255배 증가했다. 세계사에 유례없는 발전이다. 같은 시기 필리핀은 160달러에서 1200달러로 13배 증가했으며, 동남아시아 국가군(國家群)의 대부분이 이와 유사했다. 아르헨티나 같은 경우는 더 심해서 1000달러 수준에서 현재 3000달러 선에 머물러 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도약적인 발전을 한 원인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경제 발전을 위한 외국의 모델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지하자원 등 자연자원이 풍부한 것도 아니고, 유능한 전문가도 없었던 시기였다.

오로지 현재의 노인세대가 속된 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국가를 세우고 사회를 발전시킨 덕으로 우리나라를 세계 11대 강국으로 도약시켰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노인세대는 ‘나가수’에 나오는 가수들처럼 치열한 경쟁을 했다. 월남전에 나가 전쟁도 했고, 열사의 나라 중동지역에 가서 피땀 어린 노동을 하면서 벌어들인 달러를 조국에 송금하기도 했다.

요즘 우리나라의 젊은 세대는 위대한 세대다. 그들은 사회를 위해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렸다. 그들이 흘린 피는 민주화를 이룩한 것이었고, 그들의 땀은 전자산업, 제철공업, 조선공업을 세계 1등으로 만든 것이었고, 그들이 흘린 눈물은 한류(韓流)를 만들어 세계방방곡곡에 내보낸 감동의 눈물이었다.

노인세대도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렸는데, 그들이 흘린 피는 적(敵)과 총칼을 들고 싸우면서 흘린 피요, 땀은 배고픔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흘린 것이었고, 눈물은 그렇게 고생했지만 자녀와 사회로부터 따뜻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흘리는 회환의 눈물이다.

따라서 필자는 현재의 노인을 더 위대한 세대라고 생각한다. 이제 더 위대한 세대를 위한 빈틈없는 복지정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 ‘나가수’처럼 ‘나노인’으로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노인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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