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 도서관 이용 장애요인·요구사항 귀 기울여야”
“노년층 도서관 이용 장애요인·요구사항 귀 기울여야”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1.09.30 18:02
  • 호수 2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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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협회, 대활자본 이용한 노인 독서활성화 워크숍 열어

공공도서관이 노인 독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노년층에 대한 폭넓은 이해는 물론 서비스 연계기관과의 유기적 관계를 맺고, 지속적으로 운영 가능한 서비스 콘텐츠를 발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경주 서울 중랑구립정보도서관장은 9월 27일 오후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활자본을 이용한 노인 독서 활성화 워크숍’에서 이 같은 내용을 주장했다.

서울 중랑구립정보도서관은 취약계층을 위한 도서관맞춤서비스와 지역협력기관 네트워크 구축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아 지난 7월 ‘제5회 도서관 현장발전 우수사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수상한 바 있다. 지난 1999년 3월 개관한 중랑구립정보도서관은 연속간행물을 비롯해 점자·녹음·큰 글자 도서, 컴퓨터, 문자 확대기 등 장애·노약자실을 별도로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서경주 관장은 “급속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공공도서관도 노년층에 대한 서비스 개발이 필요한 시점인데도 여전히 이들에 대한 서비스 영역은 소외된 경향이 있으며, 이용률도 낮다”며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 노년층을 위한 적극적인 맞춤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관장은 노인 독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노년층에 대한 폭넓은 이해 △서비스 연계기관과의 유기적 관계 △지속 운영이 가능한 서비스 콘텐츠 발굴 △담당인력의 열정 등을 강조했다.

▲건강·역사 관심…찾아가는 서비스 원해

서경주 관장은 무엇보다 노년층의 도서관 이용에 따른 장애요인 또는 요구사항에 귀를 기울이라고 조언했다.

서 관장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노년층은 시력저하는 물론 인지능력 감퇴 등으로 활자매체로 된 독서 자료를 읽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인터넷이나 통신기기의 활용이 어려워 정보이용 수준이 낮았다. 또 신체적 활동과 이동이 불편해 활동반경이 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노년층은 도서관 서비스 요구사항으로 글자 읽기의 어려움을 덜 수 있는 독서 자료 제공을 희망했고, 건강과 역사 관련 정보에 관심이 많았다. 또 교육·문화·오락적 자원을 제공받기 원했고, 이동하지 않고 본인이 현재 위치해 있는 장소에서 서비스 받기를 희망했다.

이에 따라 녹음·영상자료 및 큰 글자 도서 등을 활용한 서비스를 비롯해 방문 서비스, 노년층의 경험과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 노인복지시설이나 요양기관 등 노인전문기관 및 단체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지역 내 협력 네트워크의 구축도 강조됐다.

서 관장은 “노인관련 단체의 경우 독서·문화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절감하지만 실제 운영하기에는 많은 애로사항이 따르며, 운영한다고 해도 일회성 혹은 단편적 프로그램이 진행된다”며 “하지만 도서관의 경우 양적·질적 우수한 독서·문화 콘텐츠를 보유하고도 노년층 유치가 어렵다보니 지역 내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도서방문대출이나 사서가 들려주는 행복한 책이야기, 큰 글자 도서 및 음성도서 재대출, 꿈꾸는 청춘예술대학, 찾아가는 영화관 등 지속적으로 운영 가능한 서비스 콘텐츠 발굴도 강조했다.

▲시·소설·의학정보서 통해 문학활동 가능

이날은 어르신들의 선호도가 높은 장르인 시나 소설, 의학정보서 등을 활용한 문학 활동 사례도 선보였다.
‘동화가있는집연구소’ 이송은 소장(문학박사)은 ‘노인을 위한 장르별 문학 활동’을 주제로 어르신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학활동 사례 등을 발표했다.

이송은 소장은 “시 중에는 정지용의 ‘향수’나 김동환의 ‘산 너머 남촌에는’ 등 노래와 동시에 널리 알려진 작품들이 있다”며 “대활자본 도서 가운데 정호승의 ‘내가 사랑하는 사람’ 또는 류시화의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등이 좋은 예”라고 말했다.

또 의학정보서는 서적의 내용을 요약한 작은 정보 책을 만들거나 책 내용을 확장할 것을 권했다. 대활자본 도서 가운데 조맹제의 ‘아름다운 노후를 위한 정신 건강’을 꼽을 수 있으며, 의학정보를 다룬 서적의 일부 가운데 필요한 내용을 적어 나만의 건강지침가이드를 제작할 것을 강조했다. 또 보자기로 놀이를 하면서 손의 움직임과 이야기의 기억과 재현 등을 통해 신체는 물론 정신건강도 챙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설은 일부 장면을 연극으로 만들어볼 것을 제안했다. 대활자본 도서 가운데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가 소개됐다. 대본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어르신들 삶의 경험이 나오며, 소설에 반영된 시대상을 소재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다는 것.

이송은 소장은 이날 노인 대상 책 읽기 프로그램을 설계할 때 주의할 점도 소개했다.

이 소장은 △건강을 고려하라 △대상자들의 능력을 감안해 도서를 선정하고 활동을 구성하라 △특정참여자를 추켜세우지 않도록 유의하라 △준비 자료는 사전에 철저하게 점검하라 등 강조했다.

이송은 소장에 따르면 노인 대상 프로그램은 건강에 무리 없는지 고려해야 하며, 난이도 설정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특정 참여자를 추켜세우면 자존심이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하고, 프로그램에 사용될 준비물은 충분히 점검해 누구도 홀대받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도서관협회는 어르신들의 독서 장려를 위한 ‘대활자본을 이용한 노인 독서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3월부터 공공도서관과 대형서점에서 서면을 통한 선호도 조사를 비롯해 노인복지시설에서 2차 선호도 조사를 각각 실시,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대상 도서 21종을 선정하고 총 6600책을 제작해 전국 150개 도서관에 보급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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