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나라 고령화 사회의 현실
[기고] 우리나라 고령화 사회의 현실
  • 관리자
  • 승인 2011.10.28 09:58
  • 호수 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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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응 대한노인회 천안시지회 부회장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래 없이 빠른 속도로 고령화를 맞고 있다. 따라서 노인이 살아가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고, 노인복지를 증진시키는 일은 시대적 과제일 뿐만 아니라 소명이라 할 수 있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545만 노인들은 과거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국가를 재건하는 데 온 생애를 바쳤다. 조국을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만들었고, 자녀들을 세계 1등 국민으로 키워 낸 공로자들이다. 또한 노인이 돼서도 민족과 국가의 격 높은 정신과 문화, 전통을 다음 세대에 전수하며 바람직한 삶의 모범을 보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노인들의 현실은 어떠한가. 또 국가와 사회의 시각은 어떠한가.

국가를 위해 평생을 일하며 경제발전을 이끌었지만, 정작 노인이 돼 소득이 없어지자 소유 주택에 대해 중과세마저 부과하고 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단적인 예이지만 선진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후진적 제도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누구 하나 나서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 않다. 대한노인회 지원법이 통과됐지만 얼마나 나아질지도 의문이다.

고려시대부터 사랑방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경로당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나서서 프로그램 개발과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노후준비를 미처 하지 못 한 노인들은 대부분 단순 여가나 즐기며 외롭고 쓸쓸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노인여가복지의 근간이랄 수 있는 경로당 활성화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정부가 ‘저출산·고령화대책’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지만 출산율은 크게 오르지 않고 있다. 자연스럽게 노인인구의 증가만 문제 삼고 있다. 더구나 고령사회를 걱정하면서도 정작 제대로 노인들을 돌보지도 않고 있다. 공경은 둘째 치더라도 노인들이 푸대접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고령화 현상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정책을 입안해 이를 현실에 반영하려는 국가적 의지가 있어야 한다.

거국적으로 출발한 저출산고령화대책은 ‘2030비전’으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현 노년세대 가운데 2030년까지 살 수 있는 노인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말 뿐인 정책이 아니라 노후준비 없이 노년기를 맞게 된 지금의 노년세대를 위한 계획이 하루 속히 시행돼야 할 것이다. 노인이 된다는 사실이 고통과 고독을 감수하는 시기라고 인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노인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시급히 해결하길 요구하는 바이다.
경로헌장에는 다음과 같이 노인에 대한 예우를 정해 놓고 있다.

1. 노인은 가정에서 전통의 미덕을 살려 자손의 극진한 봉양을 받아야 하며, 지역사회와 국가는 이를 적극 도와야 한다. 2. 노인은 의식주에 있어서 충족되고 안락한 생활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3. 노인은 심신의 안정과 건강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4. 노인은 자신의 능력에 따라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5. 노인은 취미 오락을 비롯한 문화생활과 노후생활에 필요한 지식을 얻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이렇게 우리 노인들은 ‘건강노년’ ‘문화노년’ ‘행복노년’을 가질 권리가 있다. 또한 노인강령에는 “우리는 사회의 어른으로써 항상 젊은이들에게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지니고 지난 날 체험한 고귀한 경험, 업적과 민족의 얼을 후손들에게 계승할 전수자로서의 사명을 자각한다”고 명기 돼 있다.

고령화 사회를 사는 노인들의 생각도 달라져야 한다. 대접 받기를 바라기 전에 노인들이 할 일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동시에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 노인들은 젊은이들에게 ‘늙음’이 무엇인지, 인생이란 우리 인간이 어떻게 살다가 가는 것이며 더욱이 ‘아름다운 삶의 가치’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이것이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참된 봉사라고 본다.

필자도 올해 일흔 여덟의 나이가 됐다. 현재 노인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왕성하게 활동하며 내 역할을 다하고 싶다. 나 스스로를 여러 사람들이 본 받을만한 모범적인 삶의 모델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이것이 이뤄진다면 젊은이들은 이런 나를 본받고 그들이 내 나이가 됐을 때 ‘나도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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