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부모 모시며 ‘효행’
청각장애 부모 모시며 ‘효행’
  • 관리자
  • 승인 2011.11.1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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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문화재단 ‘심청효행상’ 본상 김은혜(19)양

“부모님 모시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쑥스럽습니다.”

가천문화재단(이사장 이길여)이 11월 15일 선정해 발표한 ‘제13회 심청효행상’ 본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김은혜(19)양은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인천 신명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양의 부모는 모두 청각장애를 갖고 있다. 청각장애 2급 아버지와 4급 어머니를 둔 김양은 남들과 조금 다른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일터에 나간 부모를 대신해 집안 청소를 하고, 고사리 손으로 다리가 불편한 외할아버지의 식사를 꼬박꼬박 챙겨 드렸다.

매일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트럭을 몰고 수도권 일대를 돌며 호떡 장사를 하는 아버지를 도와 호떡 재료 확인 및 주문 전화를 거는 것도 김양의 일이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입시 준비로 더욱 바빠졌지만 김양은 부모 모시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대한사립중고등학교장회 효행상을 받기도 했다.

집안 형편은 늘 넉넉지 않았지만 김양은 누구보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랐다고 말한다.

“부모님께서 듣는 것도, 말하는 것도 잘 못 하시지만 여느 부모님 못지않게 자랑스러운 분들이세요. 본인들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해 자식들한테 더 잘하려고 노력하신 분들이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김양은 이번 효행상 수상으로 받는 상금도 모두 부모님께 드릴 계획이다. 본인이 진학할 대학 등록금에 보탰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고교 3년생으로 얼마 전 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한창 친구들과 놀러 다닐 때이지만 이날도 청각장애 어머니를 모시고 서울 명동으로 나들이를 갈 계획이라는 김양.

김양은 “최근 화제가 된 영화 ‘도가니’를 보면 청각장애인에 대한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이 잘 드러나 공감 가는 부분이 많은데 부디 청각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양의 담임을 맡고 있는 임승남(52) 교사는 “은혜는 예의바르고 착실하며 맡은 일은 꼼꼼하게 처리하는 학생”이라며 “부모 모두 장애가 있으면 주눅 들 법도 한데 항상 웃는 얼굴에 교우 관계도 좋아 이런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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