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서울, 노인복지 점수는 ‘50점’
수도서울, 노인복지 점수는 ‘50점’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1.11.25 14:42
  • 호수 2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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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어르신들의 우울한 자화상이 조사를 통해 현실로 드러났다. 서울시복지재단이 서울시 거주 60세 이상 노인 15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0%가 사회적 소외감을 느끼고 있으며, 우울증 가능성이 있거나 의심되는 노인도 41%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와 서울시복지재단이 서울시의 합리적인 복지정책 수립과 평가를 위해 도입한 서울시 복지패널 조사 중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2차 부가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홀몸가구 24.8%·부부가구 28.0%

이번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가구 중 노인 홀로 사는 가구(노인독거가구)가 24.8%, 노인 부부만 거주하는 노인가구(노인동거가구)가 28.0%로, 노인들만 거주하는 노인가구가 자녀와 함께 사는 일반가구보다 더 많았다.

또, 노인만 사는 가구의 빈곤율이 자녀와 함께 사는 일반가구에 비해 매우 높게 나타났다.

전체 조사대상 가구 중 소득수준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가구가 29.9%, 최저생계비 150% 이상인 가구가 52.0%인데 비해, 노인독거가구와 노인동거가구 등 노인으로만 구성된 가구에서는 최저생계비 이하 가구의 비율이 더 높고, 최저생계비 150% 이상 소득이 있는 가구의 비율은 더 낮았다.

특히 노인독거가구는 이런 현상이 더 심각해, 49.8%가 최저생계비 이하였고, 최저생계비 150% 이상의 소득이 있는 가구는 27.1%에 그쳤다.

▲고령에도 취업해야 생활유지

조사대상 노인 중 20.6%가 지난 1주간 일했다고 응답했으며, 0.3%는 일시휴직 중이라고 응답해 21% 가까운 노인이 취업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로 나눠보면 60~64세 노인의 37.7%가 취업상태에 있었고, 65~69세 노인은 26.2%가 취업상태에 있었다.

이러한 노인취업률은 전국 데이터보다는 낮지만 영국, 독일, 프랑스, 미국, 영국 등 다른 국가들에 비해 높은 것으로, 특히 노령연금 수령이 시작되는 65세 이후에는 취업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활동 참가율의 낙폭은 크지 않았다. 연금 등 노후소득보장 수단이 없어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다는 뜻이다.

취업자 331명 중 상용직에서 일하는 비율은 16.6%에 불과했고, 대다수가 종업원이 없는 소규모 자영업자(27.5%)이거나 임시직(27.5%) 또는 일용직(19.6%) 등으로 일하고 있었다.

이를 반영하듯 노인들의 사회보험과 개인보험 가입 및 수혜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 이내에 개인연금을 받은 경우는 2%, 퇴직금을 받은 경우는 1% 미만에 불과했다.

민간의료보험은 약 8%로 가장 높은 가입율을 보였으나 지난 1년 동안 지급액이 있는 경우는 약 1%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성 보험의 경우 약 2% 정도가 가입돼 있다고 응답했으나 지난 1년 동안 지급실적이 있는 경우는 1% 미만으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10명 중 4명, 사회적 소외 걱정

고독감을 느끼거나 사회적으로 어울리지 못하는 등 사회적 소외에 대해 걱정하는 노인이 전체의 약 41.1%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주 만나는 친한 친구나 친척, 이웃의 숫자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 10명 중 4명 정도의 친한 친구, 친척, 이웃이 있다고 응답했지만, 자주 만나며 친하게 지내는 친구나 친척, 이웃이 전혀 없다고 응답한 노인도 약 20%에 달해 노인층의 사회적 고립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와 독립해 가구를 꾸리고 있는 노인들의 경우 월 평균 4회 정도 자녀와 만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약 14% 정도의 노인들은 자녀와의 만남을 전혀 갖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9% 정도가 한 달에 1회 정도 만나고, 약 43%정도가 한 달에 2~5회 정도 만난다고 응답했다.

이외에도 6~10회 정도 만난다는 응답자가 7% 정도였으며, 한 달에 11회 이상~30회까지 만난다고 응답한 응답자도 7% 가량이었다.

지난 1년 동안 자녀나 손자(녀)로부터 용돈, 생활비, 병원비 등의 금전적 지원을 받은 노인들은 약 42% 정도였다.

이들이 1년 동안 받은 금액은 약 345만원 정도였다. 경제적으로 충분한 노후준비가 돼있느냐는 질문에는 8명당 1명(21%) 정도만 충분히 돼있다고 응답해, 서울시 거주 노인들의 불안한 노후대비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건강은 10명 중 5명이 “나쁘다”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건강상태는 나쁘다는 의견이 약 51.3%(건강하지 않은 편이다 38.9%, 건강이 아주 좋지 않다 12.4%)에 달했다. 앓고 있는 질병을 조사해보니 서울시 거주 노인들은 1인당 평균 1.6개 정도의 질병을 앓고 있었다.

흡연 경험이 있는 노인은 25.1%였고, 이 가운데 39.6%는 현재까지 담배를 끊지 못했다. 현재 음주를 하는 노인은 28%, 지난 6개월간 영양관리 상태는 70% 정도가 양호한 편이었다. 또 우울증의 가능성이 높은 노인이 약 23.7%, 우울증으로 의심되는 노인이 약 17.7%나 됐다.

서울시복지재단은 서울시복지패널 조사의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서울시 노인의 삶과 정책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11월 22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제2회 서울시복지패널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서울시 거주 노인의 복지실태·소득·건강·사회적 지지망·여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노인의 생활과 현실을 토대로 서울시가 추진하는 복지정책의 효과를 높이고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는 맞춤형 복지정책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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