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난방비 절감·따뜻한 겨울나기, ‘작은 관심부터’
경로당 난방비 절감·따뜻한 겨울나기, ‘작은 관심부터’
  • 이미정 기자
  • 승인 2011.12.05 17:32
  • 호수 2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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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가 무서워지는 계절이다. 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각 가정마다 겨울철 난방비가 가계지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보일러 온도를 높이는 것마저도 부담 그 자체다. 어르신들의 공간인 경로당의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지자체가 매년 경로당에 동절기 난방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렇다고 겨울철마다 경로당을 비울 수도 없다. 한정된 난방비로 어떻게 하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까.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진 경로당 난방비를 절약한다는 의미도 있다. 경로당 난방비 절약을 위한 생활 속 실천사항을 소개한다.

▲외출 시, 보일러 끄기보다 낮춰야
난방비 걱정에 경로당 보일러를 끄고 집에 돌아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하지만 이 방법을 지속한다면 오히려 더 많은 난방비를 내야할지도 모른다. 실내 온도가 떨어진 상태에서 난방을 다시 시작하면 물의 온도를 높이는데 더 오랜 시간과 연료가 소모돼 일정한 온도가 유지될 때보다 연료 사용량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경로당을 비우는 경우를 제외하고 잠시 외출 할 때는 현재 온도보다 2~3도 낮게 설정해 놓는 것이 좋다. 겨울철 실내 온도로는 18~20도 수준을 유지하도록 하자.

보일러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점검은 물론 청소도 신경 써야 한다. 보일러 청소는 연간 2회 정도가 적당하다. 제때 청소를 해주지 않으면 녹이 슬고 수명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경로당은 단체로 이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보일러 청소나 점검을 소홀히 하기 쉽다. 경로당 회원 가운데 기계에 능숙하거나 손볼 줄 아는 회원을 전담관리자로 두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일러를 전혀 다룰 줄 모르는 어르신들의 경우 에너지관리공단이나 관공서 또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 추운 겨울, 경로당 난방비도 절감하고 따뜻하게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창문에 문풍지를 붙이고 커튼을 이용하는 등 작은 관심을 실천하는 것이 시작이다. 잠시 외출할 경우 보일러를 끄지 말고 온도를 낮춰 온기를 유지하는 것이 난방비 절약에 도움이 된다. 한 어르신이 창문에 문풍지를 붙이고 있다. 사진=백세시대DB

▲창문·출입구, 문풍지나 커튼으로 차단
우리나라 경로당의 건립 시기는 평균 10년을 훌쩍 넘긴다. 세월의 풍파를 견디다보니 날이 추워지거나 바람이 심하게 불면 무방비 상태에서 찬바람이 들어오기 일쑤다.

건물 중 열 손실이 가장 큰 곳이 바로 창문과 출입구다. 창문과 출입구의 경우 일반 벽체보다 단열 성능이 낮아 전체 건축물 열손실의 20∼45%를 차지한다.

창틈의 바람을 막기 위한 손쉬운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문풍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문풍지는 마트나 문구점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데다 가격도 저렴하다. 바람이 들어오는 문틈에 붙이기만 하면 완성. 경로당 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창문이나 출입문에는 두꺼운 커튼만 달아도 난방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실내 온기는 창틈을 통해서도 빠져나가지만 창 자체로도 새나간다. 커튼은 창틈과 창을 통해 온기가 새어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이중 커튼은 외풍을 막아주고 따뜻한 공기층도 만들어 더욱 효과가 좋다.

또, 창을 통해 빠져나가는 에너지를 잡기 위해서는 창문 바깥쪽에 단열 필름을 바르거나 단열 성능이 좋은 유리로 교체하는 방법도 있다.

▲온돌엔 카펫·깔개로 보온 유지
경로당 바닥은 대부분 온돌이다. 온돌은 열기가 없을 때 매우 차갑기 때문에 카펫이나 깔개를 까는 것이 좋다. 바닥의 찬 기운을 막아주는 것은 물론 난방으로 얻은 열기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펫은 저렴하면서도 보온성이 좋은 ‘극세사’ 소재를 추천한다. 만약 카펫이 구비돼 있지 않다면 평소 잘 쓰지 않는 이불을 활용해도 좋다. 이때 붉은 계열의 색을 선택한다면 따뜻한 느낌을 한층 더 느낄 수 있다.

차가운 바닥이 싫다면 전기장판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지식경제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20W 2인용 전기장판을 하루 8시간 사용할 경우 한 달에 전기요금은 1만1000원에 불과하다. 보일러 온도를 낮추고 전기장판을 병행해서 사용하면 난방비를 그만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전기장판을 잘못 사용할 경우 화재의 위험이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외출하거나 사용하지 않을 때는 반드시 전원을 끄는 등 사용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또, 전기장판을 접어서 사용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전기장판을 접어서 사용하면 내부에 있는 전선이 끊어지거나 얽혀 합선 또는 과열로 인한 화재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내복·조끼 입으면 체온 3도 이상 상승
경로당 난방비 절약을 위해 어르신 개개인의 노력도 중요하다. 최근 난방용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겨울철 내복 착용으로 전기를 아끼자는 움직임이 전국 지자체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일고 있다.

새마을운동중앙회와 행정안전부가 11월 22일 서울 세종로 일대에서 ‘온(溫) 맵시 내복 입기 범국민 실천 캠페인’을 개최하기도 했다.

내복 입기를 권장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내복만 잘 챙겨 입어도 체감온도를 3도 가량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최근에는 기존 내복보다 얇지만 발열기능을 갖추거나 보온성이 뛰어난 기능성 내복도 많이 선보이고 있다.

내복뿐만 아니라 실내에서는 되도록 긴팔이나 긴 바지, 양말을 신도록 한다. 활동에 어려움이 없다면 보온성이 좋은 조끼를 걸치는 것도 좋다. 요즘엔 보온성 등이 뛰어난 등산복 등 아웃도어 기능성 의류를 평상시 입는 어르신들도 많다. 옷을 입을 때는 두꺼운 옷 한 벌보다 얇은 옷 여러 겹을 겹쳐 입는 것이 열을 덜 빼앗긴다는 점을 명심한다.
 

▲보조난방기구 활용…가장 추운 곳에 놔야
실내 온도를 높이려고 보일러만 의지할 필요는 없다. 보조 난방 기구도 잘만 활용하면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다.

전기히터는 보조 난방용으로 가장 널리 쓰인다. 연효율 측면에서는 석유난로가 훨씬 낫지만 환기를 자주 시켜야하는 단점이 있다. 전기히터는 냄새 없이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잘못하면 누진세로 많은 전기료를 내야 한다. 따라서 전기히터는 가능하면 절전형으로 사용하고, 짧은 시간 실내온도를 높이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가열식 가습기도 습도조절은 물론 실내 온도를 높여준다.

실내에 난방 기구를 배치할 땐 위치를 잘 선택해야 한다. 난방 기구를 어느 위치에 놓느냐에 따라서 난방 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난방 기구를 창가와 멀리 떨어진 안쪽에 배치하면 창가의 찬 공기와 안쪽의 따뜻한 공기가 쉽게 섞이지 않아 실내의 온도 차가 커지게 된다.

따라서 난방 기구는 실내에서 가장 추운 곳을 뒤로 하고 놓아 주는 것이 열효율에 좋다. 또 창문 가까이에 두면 창을 통해 안으로 들어오는 공기가 더워지면서 방 전체가 골고루 따뜻해진다.

▲태양열로 대체, 비용절감·환경보호 효과
기름 값은 물론 전기나 가스비도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경로당에 태양열 난방시설을 설치하는 곳이 늘고 있다. 태양열은 초기 비용 부담이 크지만 장기적으로 난방비 절감은 물론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탄소배출량을 감소시켜 환경도 보호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200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경로당에 태양열 난방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경북 군위군은 최근 총사업비 4억800만원을 들여 군위읍 내량1리 경로당 외 10개소에 태양열 집열기를 설치했다.

태양열 집열기는 태양열로 물을 데워 난방과 온수로 직접 사용하거나 저장하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주간에 모아둔 에너지를 야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태양열 난방시설을 갖추면 겨울철 경로당에 난방용 온수를 확보하고 안정적인 급탕을 하게 돼 경로당의 난방비 절감과 생활여건 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경기 과천시를 비롯해 경북 포항시, 충남 공주·예산시, 전남 고흥군 등이 경로당에 태양열 난방시설을 설치해 에너지를 대체하는데 동참한 바 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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