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베이비붐 세대와 고령자자립사회
[금요칼럼] 베이비붐 세대와 고령자자립사회
  • 관리자
  • 승인 2011.12.09 12:02
  • 호수 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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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흥봉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세계노년학회 차기회장

베이비붐 세대의 문제가 우리나라에서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는 전후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810만명의 베이비부머들로서 이중에 지금까지 살아있는 사람만 해도 720만명에 이르고 있다. 이 어마어마한 인구집단이 지금부터 50대를 넘어 은퇴대열에 들어서고 있다. 이들 베이비부머들이 고령사회의 노인인구로 편입되면서 고령사회와 노인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발전할 것으로 모두 걱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 사회를 넘어 고령사회로 들어서고 있고, 지금부터 20년 후인 2030년대 초에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약 1200만명으로 전체인구의 25%에 이르는 초 고령사회가 될 전망이다. 이와 같은 인구고령화 현상의 중요한 요인이 바로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사회 편입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빠르게 전개되는 고령사회를 앞에 두고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다. 심지어는 먼 바다에서 다가오는 지진해일에 비유해 그 위기를 경고하는 사람도 있다. 노인인구가 크게 증가하는 고령사회에서 국가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그렇게 많은 노인인구 층을 과연 누가 어떻게 부양할 것인가? 이러한 고령사회에서 노인복지정책의 기본방향은 무엇인가? 이러한 이슈가 지금 우리 앞에 놓여있는 과제다.

세상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세상은 다르게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만들어 갈 수도 있다. 우리는 고령사회를 새로운 지평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문제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노인인구층을 부양해야할 대상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자원으로 파악하고 그 힘을 활용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이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얻을 수 있는 해답은 베이비부머들이 은퇴를 시작하는 이 시점부터 이들을 중심으로 고령자자립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지금까지 노인(老人)이라는 용어는 나이가 많아 노쇠하고 의존적인 사람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로 더 많이 사용돼 왔기 때문에 이러한 이미지를 불식하기 위해 나이든 사람을 ‘고령자’(高齡者)로 바꿔 불러본다.

고령자자립사회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고령자가 일하면서 자립생활을 하는 사회를 말한다. 베이비부머들은 옛날과 달리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람이 많아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 그러므로 이들은 고령자자립사회를 만들어가는 주축이 될 수 있다. 인간은 본래 일하는 존재다. 일을 통해 경제적 생활수단을 확보하며 삶을 영위하는 존재다. 이렇게 보면 베이비부머가 고령자가 되더라도 건강하고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한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이 인간의 존재양식에 맞는 것이다.

국가정책의 측면에서도 고령자자립사회가 바람직하다. 우선 국가는 이들 베이비부머들이 일을 통해 자기성취를 하게하고 경제적 생활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해 줄 책무를 지니고 있다고 봐야 한다. 또 국가의 입장에서는 베이비부머의 인적자원을 활용해야 한다. 지금 은퇴대열에 들어서는 베이비부머들은 그간의 국가발전과정에서 직업생활과 사회활동의 경험을 통해 많은 경륜을 쌓아 왔다. 국가가 이들의 지식과 경험을 사장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이를 생산적 자원으로 활용하면 국가사회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

반면 베이비부머들이 일하지 않고 사회적 부양의 대상으로 남게 될 때 노인복지정책 등 국가의 사회보장 부담이 훨씬 커지게 되고, 노인인구가 크게 증가하는 고령사회에서 이를 부담하기가 어렵게 될 우려가 크다. 그러므로 이들 베이비부머들이 스스로 살아가도록 고령자자립사회를 만들어 그 부담을 줄여야 한다.

이와 같은 고령자자립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많다. 우선 경제를 지속적으로 성장·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것이 고령자자립사회의 필요조건이다. 경제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한편 현재 예견 되는대로 젊은 경제활동인구가 점차 감소하면 결국 나이가 든 베이비부머들에게 일할 기회가 많이 돌아올 것이다.

경제성장이 지속되지 못하거나 순조롭지 못할 때 베이비부머들에게 제공되는 일자리가 젊은 인구층의 고용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고용시장에서 야기될 수 있는 젊은 연령층과의 마찰문제에 대해서는 세대통합과 사회통합의 전략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고령자의 일자리가 청년층의 고용에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대원칙이다. 그러나 고용시장 가운데는 청년층의 고용에 방해가 되지 않는 일자리가 있을 수도 있고, 서로 경쟁이 되더라도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분야도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이 문제는 세대 간에 상호보완적인 형태의 고용을 촉진하는 것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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