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사회적 역할 빛낸 자원봉사④
대한노인회 노인자원봉사클럽 사례 발표 장려상
노인의 사회적 역할 빛낸 자원봉사④
대한노인회 노인자원봉사클럽 사례 발표 장려상
  • 관리자
  • 승인 2012.01.13 16:06
  • 호수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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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지혜 모아 따뜻한 손길 지역사회에 전달 ‘웃어른 표상’
활기찬 노후, 건강한 노년생활을 꿈꾸는 노인들에게 자원봉사는 거스를 수 없는 ‘필수요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생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의 사회참여를 위해 일자리만큼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것이 바로 자원봉사다. 보건복지부와 대한노인회가 올해를 ‘노인자원봉사 원년’으로 선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한노인회는 12월 8일 ‘2011년 노인자원봉사클럽 발표대회’를 개최하고, 전국 16개 시·도 우수 봉사클럽의 사례와 에피소드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백세시대은 노인자원봉사클럽의 활약상을 알리고, 자원봉사 참여 동기를 높이기 위해 이번 대회에서 입상한 우수 자원봉사클럽의 활동상과 에피소드를 모아 8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 경기연합회 산하 가평 천안1리 경로당 노인자원봉사단들이 새로 건축된 마을회관 겸 경로당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경기연합회
경기연합회 ‘천안1리 경로당 노인자원봉사단’
휴경지 활용 수익, 저소득층 기증 지역 발전 앞장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천안1리 경로당은 74명 어르신들의 생활터전이다. ‘하늘 아래 가장 편안한 경로당’을 추구하지만 경로당 밖에서는 마을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솔선수범하며 주민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송호경 경로당 회장의 굳은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경로당 어르신들은 마을이장을 비롯한 부녀회, 청년회와 수시로 논의하며 마을의 중대사를 결정하고 앞장서는 역할을 담당한다. 어른들의 지혜와 부녀자들의 꼼꼼함, 청년들의 열정이 한 데 뭉쳐 큰 마을 못지않은 다양한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단순한 봉사활동 수준을 넘어서 지역 발전을 위한 협력 사업을 경로당 어르신들이 맡고 있다. 예를 들어 마을 휴경지 7603㎡(2300평)를 노인들이 경작해 이에 대한 수익금으로 저소득층 불우 이웃에게 기증하고 있다. 또한 하천부지를 논으로 개간해 공동경작지를 만들어 마을 소득 증진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 가마소 유원지 임대사업을 건의, 유치해 연간 500만원의 수입을 창출하는 경제적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처럼 지역적 특색에 맞는 소득원천을 만들고, 노는 땅을 살린 일은 노인들의 삶의 경륜과 노하우가 바탕이 됐다.

이를 통해 이뤄낸 경제 이익은 마을 주민들에게 환원되며 다양한 복지사업에 쓰이고 있다. 우선 마을의 숙원 사업이었던 경로당 신축 공사를 이뤄냈다. 마을회관과 함께 사용하며 세대 간의 소통을 이끌고, 효율성 높은 복지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농한기 때에는 단체급식을 할 수 있는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경로당에서는 1000여만원의 화재공제보험, 적십자회비 등 공동 성격의 지출을 담당하며 연간 마을예산 3억원 이상을 보유 집행하고 있다. 이는 마을의 안전사업을 확충하는 데 쓰인다. 지난해 7월에는 삼성생명과 천안1리 마을이 자매결연을 맺어 농산물직거래가 가능한 통로도 개척해 가는 중이다. 최근에는 지자체로부터 ‘범죄 없는 마을’로 지정돼 곳곳에 폐쇄회로TV(CCTV)도 설치됐다. 자녀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안전하고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에 힘을 쏟은 어르신들이 이룬 성과다.

또 지난 2007년 준공된 하수종말처리장 유치에도 기여했다. 가평군에 위치한 주거 및 관광위락지설의 모든 오수가 공동 처리돼 하수처리시설의 기능과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체계적인 도시기반 구축으로 생활환경 개선과 지역개발을 동시에 촉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교육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장학금 지원사업도 펼치고 있다. 중·고등학생은 50만원, 대학생에게는 100만원의 장학금이 수여된다. 경로당에서 장학금을 지급함으로써 부양받는 노인의 이미지를 탈피해 앞장서서 모범을 보이는 인식의 전환을 이끌고 있다. 얼마 전에는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을 졸업한 사회초년생이 “자신이 받은 혜택의 일부를 돌려드린다”며 경로당에 기부금을 내놓아 큰 감동을 선물하기도 했다. 경로당을 효와 인성을 배우는 산 교육의 장소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마을 환경미화는 기본이다. 마을 입구와 37번 국도변, 화단 청소 및 환경미화를 경로당이 관리하고 있다. 이웃 마을까지 봉사활동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앞으로는 불우한 이웃과 독거노인, 장애우 집을 찾아다니며 손과 발이 돼 주는 ‘찾아가는 봉사’를 실천할 계획이다.

마을의 중심이 된 참여의식전환에 큰 성공을 거뒀다는 송호경 천안1리경로당 봉사단 회장은 “경로효친사상을 바탕으로 마을의 화합과 참여의식을 유도한 것이 봉사를 넘어 공동발전이란 성과를 냈다”며 “사회를 책임지는 노인의 모습을 통해 마을개발에 참여하고 기여한 사례는 후손들에게 물려줄 아주 고귀한 무형의 재산”이라고 말했다.


 

▲ 충남연합회 산하 금산군지회 ‘실버봉사단A팀’ 상당수가 발 관리 봉사단으로 활동하면서 매월 2차례씩 어르신들의 발 마사지를 해드리고 있다. 사진=충남연합회

충남연합회 ‘실버봉사단A팀’
발 관리·사랑의 쌀 운영 등 따뜻한 손길로 이웃사랑

충남연합회 산하 금산군지회 ‘실버봉사단A팀’은 지난 2007년 1월 환경보호운동의 일환으로 창단한 봉사단이다. 봉사단은 매월 15·30일 2차례씩 3개조로 나눠 금산 지역의 유적지, 관광단지, 행사장 등을 중심으로 환경정화활동을 펼치고 있다. 봉사단은 환경보호운동에서 그치지 않고 발 관리 봉사를 비롯해 경로당 회원 배가운동, 사랑의 쌀 은행 운영, 단학기공체조 등 범위를 점차 넓혀나가고 있다.
실버봉사단A팀 관계자는 “어르신들의 일상을 보면 집에서 텔레비전 보기로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집안에 있는 어르신들을 밖으로 나와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실버봉사단A팀을 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많은 봉사활동 가운데 발 관리 봉사는 경로당 어르신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는 분야다. 발 관리 봉사단은 금산군지회가 2009년 10월 창단한 봉사단체로, 실버봉사단원들도 상당수가 참여하고 있다. 19명의 단원들은 한국발관리협회 김현자 강사로부터 10주간의 교육을 받은 뒤 매월 2·4주 수요일 오후 1시 어르신들의 발을 관리한다.

발 관리 봉사는 크게 힘들이지 않으면서도 어르신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이 큰 봉사다. 발 관리 방식은 이렇다. 어르신들이 한 줄로 누우면 봉사자들이 한명씩 어르신 발끝에 앉는다. 어르신 발에 소독약을 바른 뒤 오일과 크림을 발라 마사지를 시작한다. 발가락과 발바닥을 지그시 누르고 장딴지와 무릎을 눌러 드린다. 마사지가 시작되면 경로당은 어르신 탄성소리로 가득 찬다.

실버봉사단A팀 관계자는 “마사지를 받는 어르신들이 ‘자식들도 만져주지 않는 더러운 발을 이렇게 사랑 해줘서 고맙다’고 말씀해주실 때마다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발 관리 봉사에 참여하는 봉사단도 나날이 늘어 현재 50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다.

한 봉사자는 발 관리 봉사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어르신의 일화를 소개했다. 추부면 마전 경로당에 갔을 때의 일이다. 할머니 한분이 발톱이 너무 길어 매의 발톱처럼 구부러져 있었다. 혼자는 발톱을 깎기 힘들고, 깎아줄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다. 행여 발가락에 상처가 날까 조심스럽게 발톱 깎기를 시작한지 30분 만에 발은 말끔해졌다. 그걸 본 어르신은 발수를 치며 기뻐했고, 봉사자들 모두 흐뭇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실버봉사단A팀 관계자는 “발 관리 봉사를 하면서 어르신들에게 발에 대한 소중함을 인식시키고, 스스로 발 관리를 할 수 있도록 권하고 있다”며 “다른 지역의 노인회에서도 발 관리 봉사단이 운영된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로당 회원 배가운동도 앞장서고 있다. 금산읍 거주 노인 3661명 가운데 경로당 등록 회원은 1856명으로 50%에 불과하다. 경로당 미등록 회원의 가입을 위해 50개 경로당 회장 사무장 월례회를 매월 정기적으로 열고, 군지회장과 군수, 교육장 등 기관 단체장을 초빙해 강의도 마련했다. 이처럼 경로당 회원 배가 운동의 필요성을 강조 한 끝에 공감대를 이끌어내 지난 10월 말 현재 383명을 가입시켜 20%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사랑의 쌀 은행도 운영하고 있다. 금산 지역의 신문사를 주축으로 금산군 읍면 경로당이 매체가 돼 독지가들이 기탁한 쌀을 연말 불우 이웃에게 전달하고 있다. 지난 2009년에는 쌀 20kg 105포대를, 2010년도에는 515포대를 기탁 받아 금산군 10개 읍면 경로당회장을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했다. 또 단학기공체조를 통해 스스로 건강도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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