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사회적 역할 빛낸 자원봉사⑤
노인의 사회적 역할 빛낸 자원봉사⑤
  • 관리자
  • 승인 2012.01.20 14:24
  • 호수 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노인회 노인자원봉사클럽 사례 발표 장려상
활기찬 노후, 건강한 노년생활을 꿈꾸는 노인들에게 자원봉사는 거스를 수 없는 ‘필수요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생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의 사회참여를 위해 일자리만큼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것이 바로 자원봉사다. 보건복지부와 대한노인회가 올해를 ‘노인자원봉사 원년’으로 선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한노인회는 12월 8일 ‘2011년 노인자원봉사클럽 발표대회’를 개최하고, 전국 16개 시·도 우수 봉사클럽의 사례와 에피소드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백세시대은 노인자원봉사클럽의 활약상을 알리고, 자원봉사 참여 동기를 높이기 위해 이번 대회에서 입상한 우수 자원봉사클럽의 활동상과 에피소드를 모아 8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 인천연합회 서구 검단노인협의회 봉사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제근 어르신이 강연을 마치고 경로당 회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검단노인협의회 봉사단

 
인천연합회 ‘검단노인협의회 봉사단’
강연 통해 경로당 문화 바꾼 ‘노인지도자’ 봉사단

대한노인회 인천연합회 서구 검단노인협의회 봉사단은 현재 10여명의 어르신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 봉사단은 건전하고 활기찬 노인문화를 확산하고 지역사회 발전에 앞장서기 위해 마련됐다.
봉사단은 주로 지역 경로당에 강사를 파견해 강의 활동과 함께 경로당 원로급 회원들을 대상으로 경로잔치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봉사단의 대표적인 활동은 경로당 방문 강연을 꼽을 수 있다. 검단지역은 1995년 김포에서 인천 서구로 편입되면서 신도시 개발과 더불어 급속한 변화로 인해 농촌지역에 살던 노인들의 생활 패턴에 혼란을 겪고 있다. 봉사단은 경로당 회원들에 대한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이 같은 강연을 시작하게 됐다.
경로당 방문 강연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대표적인 봉사자가 바로 유제근(78) 어르신이다. 유 어르신은 지난 2006년부터 매주 서너 차례 인천 서구 경로당 191곳을 대상으로 화폐에 대한 의미를 주제로 강연을 펼치고 있다.
전직 공무원인 유 어르신은 퇴직 후 인천 서구지역에서 약 8년 간 경로당 회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경로당의 올바른 운영을 돕기 위해 인하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노인지도자과정을 수료, 노인봉사지도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노인봉사지도원으로 활동하면서 매주 서구 지역 경로당을 순회하며 어르신들에게 돈의 가치와 사용방법 등을 강의해 생활 속 화폐의 가치를 일깨워주는데 노력하고 있다.
유 어르신이 수많은 강연 주제 가운데 화폐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유 어르신은 “경로당을 이용하는 상당수의 어르신들이 여가활동으로 화투놀이에 치우쳐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이 컸다”며 “다른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고민한 끝에 남녀노소 모두 관심을 가질만한 화폐를 강의 주제로 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로당 한 곳당 강연을 듣는 어르신들은 대략 30여명. 유 어르신의 강의를 손꼽아 기다리는 어르신들도 적지 않다. 쉽고 재미있게 화폐의 가치를 설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모든 경로당의 반응이 호의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화투로 소일하던 노인들은 강사가 파견돼 강연하는 것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았다. 약장수로 오인 받아 냉대를 받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유 어르신의 구수한 입담과 매번 새로운 주제를 찾아 강연을 준비하는 열정은 어르신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강연을 위한 그의 노력은 끝이 없다. 신문에 노인관련 기사가 나오면 스크랩하는 것은 물론, 쉽고 친근한 내용의 강연을 준비하기 위해 강의 전날에는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도 많았다.
최근 강연을 들은 한 어르신이 자녀와 손자손녀들에게 화폐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 뒤 친밀감이 높아졌다며 사탕을 한 움큼 쥐어 준 일을 생각하면 흐뭇하기 그지없다.
유제근 어르신은 “옛말에 ‘궂은 일엔 남이요, 좋은 일엔 일가’라는 속담이 있다”며 “봉사나 희사는 궂은 일이든 좋은 일이든 가리지 않고 솔선수범해야 하며, 특히 노인들을 위한 일이라면 앞장서 도와주고 해결하는 것이 봉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평소 노인사회에 관심이 많았던 유 어르신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4년 인천연합회가 주관한 노인지역봉사원 사례발표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봉사단은 어르신들에 대한 경로효친 사상을 높이고 지역사회 어른으로서 신뢰와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인천 관내 경로당 원로급 회원 등을 대상으로 경로위안 행사도 마련해 지역 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 제주서귀포지회 인성리경로당 봉사단은 제주 전통문화를 잇는 사업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제11회 서귀포 유채꽃 국제 걷기대회에서 봉사단이 민요공연을 선보이고 있다.사진=인성리경로당 봉사단
제주 서귀포시지회 ‘인성리경로당 노인자원봉사단’
“세계 자연유산 제주의 전통문화, 우리가 잇지요”

제주 서귀포시 동쪽에 위치한 성리 대정읍은 작은 마을이지만 조선 태종 16년에 마을을 이뤄 아직까지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고장이다.
이곳에는 대정성곽, 대정향교를 비롯해 추사적거지, 대정현 등이 자리해 제주전통문화와 유배문화가 혼재돼 공존하는 독특한 지역이다. 살아있는 역사의 보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5년 창립된 이 지역 노인회의 회원은 현재 149명. 특히 대정읍 인성리경로당은 ‘열린 경로당’을 추구하며 봉사활동과 회원 배가에 적극적이다. 우선 경로당 내에서의 운동, 오락기구를 365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자발적으로 회원들이 돌아가며 당번제를 실시해 관리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경로당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매주 3회 건강체조, 민요, 취미교실 등의 동아리반을 운영하고, 매월 셋째 주 화요일에는 무료 보건진료도 실시한다.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은 전 회원이 참여하는 월례회의가 열리는데 공지사항 전달은 물론 회원상호간 정보교환 및 손수 마련한 음식을 나누는 여흥의 시간으로 꾸며진다.
인성리경로당이 추진하는 가장 특색 있는 사업은 전통민요 보존과 계승. 탐라문화제, 대정고을 추사문화예술제, 유채꽃 국제걷기 대회 등에 전통 국악과 율동을 연습해 무료로 선보이고 있다.
또, 매달 열리는 어르신 합동생일잔치, 남제주요양원 방문 등에도 흥겨운 장단을 선물한다.
이는 전통소리꾼인 박태욱 경로당 회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대정읍 민속보존회 창립자이자 단장을 겸하고 있는 그는 경로당 회원들과 함께 하는 민요·판소리 강연과 어린이놀이패 지도를 통해 사라져가는 전통 민요의 명맥을 잇고 있다.
박태욱 회장은 “제주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이자 생물권보전지역인 동시에 최근 세계 7대자연경관에 선정됐다.
우리 지역은 제주영어교육도시, 올레코스, 추사기념관, 산방산, 마라도, 가파도 등 주요 관광지가 인접하고 있어 외래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더 더욱 우리의 것을 연구개발해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성리경로당봉사단이 맥을 잇고 있는 것은 민요뿐만이 아니다.
명절이 되면 웃어른을 찾아 문안을 드리고 덕담을 들었던 전통을 살리기 위해 경로당에서 ‘합동세배’를 진행한다. 매년 세배객이 증가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2002년부터는 후학 양성을 위한 장학회를 설립, 지역 불우 청소년들에게 매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금까지 10명의 학생에게 500만원의 장학금이 수여됐다.
장학회를 돕기 위해 경로당 회원들이 마을의 유휴지를 개간해 농사를 짓고, 이익금 1050만원을 장학기금으로 기탁하기도 했다. 마을의 웃어른 단체로서 모범이 되기 위해 시작한 일이 값진 결실을 맺고 있다.
사회를 책임지는 노인의 표상이 되기 위한 마을환경 정비에도 힘을 쏟고 있다. 월례회의가 있는 날이면 경로당 어르신들이 주축이 돼 마을대청소를 실시한다. 회의가 끝나면 추사적거지, 연못, 마을안길 등의 청소와 정비를 통해 깨끗하고 쾌적한 문화 마을 조성에 어르신들이 앞장서고 있다.
이밖에 청소년 선도 및 어린이 성범죄 예방활동도 적극적이다. 한 조에 경로당 회원 4명씩 10개조를 꾸렸고, 매일 2개조가 학교 및 마을주변을 순찰한다.
등하교 시간이면 교통질서 도우미로도 활동한다.
꾸준히 청소년 선도 및 어린이 성범죄 추방 캠페인을 벌여 지금까지 이 마을에서 청소년 범죄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