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한의사의 南北음식 한의학적 비교
탈북 한의사의 南北음식 한의학적 비교
  • 연합
  • 승인 2012.02.10 12:46
  • 호수 3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한음식 서구화 경계해야”…“北음식은 담백함 장점”

한의학적 측면에서 볼 때 남북한 음식의 가장 큰 차이는 ‘탁함-담백함’이라고 탈북 한의사가 규정했다.

함경북도 청진 출신인 김지은 ‘진 한의원’ 원장은 “남한 음식은 대체로 서구화의 영향으로 기름기가 많고 단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라면 북한 음식은 남한 음식에 비해 훨씬 담백하고 깔끔하다”고 남북한 음식의 차이를 설명했다.

김 원장 말대로 북한을 방문했던 사람들 가운데는 북한의 대표 음식인 평양냉면에 대해 남쪽에서 먹던 냉면 맛에 익숙해진 탓에 그 육수 맛을 ‘밋밋하다’고 평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탈북자들은 남쪽의 냉면 맛을 대체로 달고 자극적이라고 말한다. 같은 음식이라도 남북한 사람의 입맛 차이가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청진 태생인 김 원장은 청진의학대학 동의학부(한의학과)를 졸업하고 한의사로 활동하다가 1999년 탈북해 중국·태국·미얀마·라오스 등을 거쳐 2002년 입국했다. 이후 2005년 세명대 한의학과에 입학해 다시 한의학 공부를 시작했다.

2009년 1월에는 국가고시에 합격해 한의사 자격증을 획득한 이후 남북한의 한방진료 방식을 결합해 더욱 풍부한 진료를 환자들에게 제공하겠다는 목적으로 진 한의원과 함께 ‘남북한의학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남북한 음식의 차이에 대한 김 원장의 설명은 이렇다.

맛은 짠맛, 단맛, 신맛, 쓴맛, 매운맛 등 다섯 가지로 분류되는데, 한의학적으로 보면 각 맛의 특성은 다르고 나름대로 장단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맛의 느낌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건강관리법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원장은 음식의 맛이 기온이나, 환경, 신체의 상태에 따라 한 쪽으로 치우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한의학적 측면에서 볼 때 북쪽의 추운 지역일수록 매운 음식을 선호하는데 이런 음식은 감기 예방에 좋으나 위벽을 자극해 관련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에 남쪽 음식은 탁하고 기름기가 많아 몸에 습열(濕熱)을 왕성하게 해 만성적으로 포만감이나 심와부(心渦部·명치와 전위부 사이의 움푹 들어간 곳)의 답답함과 같은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런 상태가 지속적으로 반복된다면 비만, 당뇨, 고혈압 등 물질대사질환을 초래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쪽은 북쪽보다는 상대적으로 더운 기운이 많기 때문에 기름기가 많은 음식보다는 깔끔한 음식이 훨씬 좋다”고 조언했다.

김 원장은 최근 사상의학(四象醫學)에 입각, 사람의 체질을 4체질, 8체질, 16체질 등으로 나눠 진단·처방하고 음식을 가려먹도록 하는 것에는 부정적이다.

그는 “현재 사회 제반 환경이나 음식섭취의 종류와 섭취량, 생활습관이나 패턴 등이 많이 바뀐 상황에서 이전의 사상의학을 그대로 적용해 음식을 가려 먹도록 하는 것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며 “북에서도 사상의학을 학과목으로 설정하고 교육했지만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의학에 대한 남북한 사람들의 접근방식도 다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원장은 “북에서는 남쪽과 달리 양의학적 진단에 한의학적 치료가 주를 이루고 있는 반면에 남쪽에서는 치료적 측면보다는 건강관리의 측면, 즉 허약할 때 보약을 먹는 차원의 접근이 강하다”고 그 차이를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