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4~6개월부터 시작하는 이유식, 평생 입맛·선호음식 결정
생후 4~6개월부터 시작하는 이유식, 평생 입맛·선호음식 결정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2.03.09 14:23
  • 호수 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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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족, 기혼여성 취업 등이 자연스러운 요즘, 손자손녀 양육에서 조부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자손녀. 하지만 양육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쌓이기 마련입니다. 제 부모보다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돌보고 똑똑하게 자라도록 돕고 싶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지요. 요즘 아이들에게 맞는 정확하고 올바른 육아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손자손녀를 양육하는 어르신들에게 달라진 시대에 필요한 양육 지식을 제공하고, 육아로 지친 어르신들의 심리적·육체적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10회에 걸쳐 ‘조부모 육아가이드’를 연재합니다. ■도움말=인구보건복지협회·용인대 식품영양학과 김혜영 교수 <편집자 주>

만 1살이 되면 영아는 출생시 체중의 3배, 키는 1.5배 가량 자란다. 키는 4살이면 2배가 되는데, 특히 두뇌는 2살이면 성인의 절반, 4살이면 3분의 2, 6~8살쯤이면 완전히 성인 크기가 된다.

보건기구나 영양학회는 생후 6개월 동안 전면 모유수유를 권장하고 있지만, 아이의 성장 속도에 비춰볼 때 6개월 이후는 모유만으로는 발육에 필요한 에너지, 다른 필수 영양소 섭취가 어려워 이유식과 모유수유를 병행해야 하는 시기다.

이유식 시작은 4~6개월쯤이 좋다. 이보다 이르면 비만이나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높고, 늦으면 발육이 늦거나 영양결핍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이유식은 영아의 식습관 형성 및 성장과 직결된다. 이때 형성된 입맛은 한평생 지속되며, 이유기 때 섭취한 식품은 성인이 된 후에도 선호 음식이 된다. 1살이나 2살에 채소를 먹이면 마흔 살이 돼도 채소를 즐기게 된다.

보통 영유아 때는 모유의 단맛에 길들여져 채소의 쓴맛을 싫어하지만 이유식을 통해 입맛을 바꿀 수 있다. 이유식을 먹이는 방법도 중요하다. 앞에 앉아 눈을 마주치며 먹이는 것만으로도 손자손녀에게 심리적인 안정을 주기 때문에 정서 발달에 큰 영향을 준다.

▲땅콩·고기·사탕·생과일 ‘금물’
이유식은 집에서 신선한 재료로 직접 만드는 것이 좋은데, 위생관리가 핵심이다. 완전히 조리된 것을 먹이며 식재료는 깨끗하고 소화가 잘 되는 것을 선택한다. 조리기구도 위생을 철저히 한다. 육류 등 해동한 재료는 당일 모두 사용하고 다시 얼리지 않는다. 한번 먹일 만큼만 그릇에 담고 나머지는 냉장보관하며, 아이의 침이 묻은 채 남은 음식은 버린다.

다양한 식품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조리해 먹이되 곡류, 과일, 채소 등 식물성 식품을 비롯해 철분과 아연, 칼슘이 풍부한 생선이나 고기 등 동물성 식품도 충분히 먹인다.

식품별 이유식 순서는 곡류는 4개월쯤, 채소와 과일은 5~6개월쯤, 육류는 6~7개월쯤부터 먹이는 게 좋다. 채소 중 시금치와 배추, 당근 등은 질산염 때문에 과다 섭취시 빈혈을 일으킬 수 있으니 만 6개월 전 이유식에는 넣지 않도록 한다. 과일 주스는 과당 등이 많아 과일은 직접 짠 즙을 먹인다. 계란 흰자, 등푸른 생선, 새우와 조개, 돼지고기, 생우유와 견과류는 돌이 지나면 주고, 과일 중 복숭아나 토마토, 오렌지, 귤, 딸기 등도 12개월 이후가 적합하다. 한편 아이가 질식할 위험이 있는 팝콘과 땅콩, 건포도, 질긴 고기, 껌, 단단한 캔디, 핫도그, 단단한 생과일은 피하도록 한다.

▲개월 수에 따라 음식·횟수도 달라져
이유식 초반에는 여러 가지를 섞지 말고 한 번에 한 가지 음식을 주며, 새 음식은 일주일 간격으로 여러 번 나눠 먹여 맛을 익히도록 한다. 초기 이유식은 아이가 삼킬 수 있는 흐물흐물한 상태로 만들어 하루에 한번 숟가락으로 떠먹인다. 숟가락 사용은 아이의 구강 근육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다.

만 4~6개월쯤 영아의 초기 이유식은 고운 쌀죽 또는 철이 강화된 유아용 시리얼이 적당하다. 쌀죽은 소화가 쉽고 알레르기 발생률이 낮아 가장 먼저 이유식에 사용한다. 배와 사과도 초기 이유 식품으로 좋다. 이유 중기인 만 7~9개월쯤에는 우물우물 넘기도록 물컹하게 만들어 하루 두 번 가량 준다. 만 10~12개월의 후기 이유식은 아이가 질근질근 잇몸으로 씹어 넘기도록 하루 세 번 정도가 적당하다. 특히 10개월부터는 이유식이 주식인 시기로, 모유나 분유의 양을 줄이며, 2살까지는 이유식뿐만 아니라 모유를 함께 먹이는 게 좋다.

아이가 아프거나 몸 상태 좋지 않은 증상에 따라 이유식을 준비할 수도 있다. 감기인 경우 끓인 물, 보리차, 과즙 등으로 수분공급에 신경 쓴다. 식욕이 있으면 따뜻하고 영양이 풍부한 이유식을 준다.

설사일 때도 수분공급에 유의하고 흰 죽으로 시작하며 섬유질이 적고 부드러운 식품 위주의 이유식을 공급한다. 아이의 변비는 운동이나 야채·수분 섭취가 부족하거나 소식 등이 원인이기 때문에 섬유질이 많은 채소 섭취와 운동을 병행시킨다. 알레르기는 병원에서 반응검사와 함께 원인 식품을 찾아 제한하며 식사 일기를 쓴다.

▲돌 이전 아이에게 꿀은 ‘독약’
아이에게 벌꿀을 먹여도 되는지, 과일은 언제부터 먹여도 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돌 이전의 아이에게 꿀을 먹여서는 안 된다. 꿀은 보툴리누스균에 오염돼 있어 돌도 되기 전에 꿀을 먹이면 이 세균이 생성한 독소에 의해 병이 발생, 심하면 사망할 수 있다.

먹다 남은 우유를 재사용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삼가야 한다. 이유식 대신 미숫가루나 선식만 먹여서도 안 된다. 과일도 6개월 이후가 적당하다. 처음에는 사과와 배, 바나나 등을 주고, 특히 딸기나 토마토, 귤, 오렌지는 생후 1년 이후부터 줘야 한다. 통상 중기 이유식부터 새우젓 등 젓갈로 간을 맞추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도 주의해야 한다. 새우젓은 짠 식품이며 새우 등 해산물은 아이들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기 쉽다.

★단계별 이유식에 적합한 음식

▷초기(4~6개월)

-불린 쌀을 분쇄기로 갈아 끓인 고운 죽
-야채를 삶아 체에 거른 즙
-과일을 곱게 긁거나 짜낸 즙
-삶아 곱게 다진 고기나 흰 살 생선(6개월 이후)
-곱게 으깬 두부(6개월 이후)
-곱게 으깬 달걀노른자를 모유나 분유에 탄 것(6개월 이후)

▷중기(7~9개월)
-으깨지 않은 부드러운 죽
-삶아 으깬 채소
-긁거나 얇게 썬 과일
-잘 다져 조리한 두부, 흰살 생선과 고기
-반숙 달걀노른자

▷후기(10~12개월)
-된 죽과 진 밥
-잘게 잘라 삶은 채소
-잘게 자른 과일
-잘게 잘라 조리한 두부 또는 생선과 고기
-흰자를 포함한 달걀(12개월 이후)

☞변비에 좋은 이유식
고구마 사과죽
재료로 고구마 1/4개, 사과 1/4개, 물 1큰술을 준비한다. 먼저 고구마는 껍질을 벗겨 찌고 뜨거울 때 으깬다. 사과는 껍질을 벗겨 강판에 간다. 냄비에 준비한 고구마와 사과를 넣고 물을 1큰술을 넣어 끓인다.
 

이호영 기자 eesoar@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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