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회관 이렇게 마련했다⑤] 주일현 전남 광양시지회장
사막에 오아시스 건설하듯 칠전팔기 노력 끝 회관 마련
[노인회관 이렇게 마련했다⑤] 주일현 전남 광양시지회장
사막에 오아시스 건설하듯 칠전팔기 노력 끝 회관 마련
  • 김용환 기자
  • 승인 2012.03.30 15:49
  • 호수 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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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걸쳐 지회 단독건물 신축, 지회장 피땀 어려
이사회조차 손 못 댄 열악한 환경 이제는 ‘옛말’
전국 각 지역 노인회는 노인복지증진 및 권익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어르신들의 대표기관이다. 그러나 여건상 변변한 사무실도 마련하지 못해 어렵게 살림을 꾸리는 곳이 부지기수다. 지역노인회의 입지를 대변하는 상징성은 물론, 어르신들의 화합과 실질적인 회무를 위해서도 독립된 회관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지역 어르신들의 염원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 3월 제정된 ‘대한노인회 지원법’도 각 노인회가 국가나 지자체의 국공유 시설을 무상으로 대부 또는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곁방살이’를 청산하고 자체적인 노력으로 독립된 회관을 마련하는 노인회가 늘고 있다. 전 회원의 각별한 노력으로 회관을 마련한 대한노인회 지회를 찾아 그 노하우와 뒷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열악한 환경에 있던 전남 광양시지회가 번듯한 지회 건물을 갖게 되기까지는 주일현 지회장의 피나는 노력이 숨어 있었다.

광양읍 인동리 445에 위치해 있던 기존 지회사무실은 낡고 오래된 건물이었다. 작고 협소한 사무실에서는 정기총회는 물론 이사회조차 제대로 열 공간이 없었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 때문에 행사 때마다 다른 기관이나 단체의 건물을 빌려서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눈치를 보며 매번 사용허가 신청을 해야만 행사 진행이 가능한 실정이었다. 노인대학도 강의실이 없어 복지회관 공간을 빌려 써야만 했다. 노인대학 때문에 운영에 지장이 많다는 노인복지회관 측의 불평은 못 들은 척 넘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3년여의 공사 끝에 지회 단독건물이 최근 완공됐다. 광양읍 칠성리 491-1 시유지에 14억6700만원이라는 거액의 예산을 들여 지상 3층, 연면적 900.66㎡ 규모의 지회 신축건물을 지은 것이다. 노인회의 어려운 사정을 살핀 지역의 한 국회의원의 도움이 컸다.
지난 2008년 4월 1일자로 취임한 뒤 주일현 지회장은 지방자치단체에 3차례나 회관 건립을 건의했지만 부지마련과 막대한 건축비 부담 때문에 번번히 거절을 당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지역 국회의원을 찾아 다녔다. 지회장의 눈물겨운 노력 덕분에 지난 2008년 12월 특별교부세로 5억 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주 지회장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지회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내다보고 다시 지방자치단체와 국회의원을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며 지원을 요청했다. 그렇게 3년여의 노력 끝에 지난 2010년 지방교부세로 국비 7억 원을 추가로 확보, 총 12억 원의 노인회관 건축비용을 마련할 수 있었다.

12억 원의 국비가 확보되자 신축회관 건립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살림살이가 빠듯한 광양시지만 2억6800만원의 시비를 보태고, 시유지인 칠성리 491-1 1100㎡의 부지를 내놓았다. 그리고 2011년 11월, 마침내 1만4000여 광양시 노인들의 염원이었던 지회 단독건물이 완공됐다. 광양시지회 단독건물인 상록회관은 현재 1층에는 영세 노인들의 무료급식소, 2층은 다목적 회의실(노인대학 운영)과 노인 여가실, 3층은 지회 사무실 및 시조협회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기쁨도 잠시, 주 지회장은 입주할 건물에 들어갈 살림살이 마련에 힘을 쏟았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사무집기를 들여 놓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예산이 필요했다. 하지만 지자체가 지원한 돈은 1000만원이 전부였다.

다시 한번 주일현 지회장의 연륜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33년간의 공직생활, 8년간의 동광양농협장을 지낸 경륜을 살려 관내 기업체를 돌며 협조를 부탁했다. 적게는 3만원부터 많게는 500만원까지 노인회를 지원하는 손길이 줄을 이었다. 그렇게 모인 돈은 2300여만원에 달했다. 이를 통해 노인대학의 노래방기기까지 모든 집기를 장만할 수 있었다. 현재 상록회관 앞에는 십시일반 애정을 모아 준 인사와 단체들의 이름이 새겨진 표주석이 서 있다.

이러한 업적과 노력을 인정받아 주일현 지회장은 지난 3월 15일 광양시지회 정기총회에서 무투표 당선됐다. 재선의 기쁨보다는 책임감이 무겁게 어깨를 누른다는 주일현 지회장은 이날 “중앙회에서 노인지원재단을 설립하고 300억원의 기금 조성을 목표로 모금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니 우리 광양시지회 회원들이 1인당 2000원씩 기금을 조성하는 데 적극 협력해 대한노인회가 최고의 단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앞장 서 주길 바란다”고 취임인사를 했다.
김용환 기자 efg@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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