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환의 영도다리’ 살아난다
‘애환의 영도다리’ 살아난다
  • 이미정
  • 승인 2006.12.0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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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지정 원형 살려 6차로로 확장 복원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의 애환이 서린 부산의 영도다리가 부산시 문화재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철거냐 보존이냐’를 두고 10년을 끌어온 영도다리 문제가 원형을 복원하면서 확장하는 쪽으로 마무리됐다.


부산시 문화재위원회는 지난달 22일 전원회의를 열어 영도다리를 문화재의 일종인 시(市) 기념물 제56호로 지정키로 결정했다.


문화재위원회는 영도다리가 역사성이나 건축사적인 면에서 보존가치가 높아 시지정문화재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현재 왕복 4차로인 영도다리의 원형을 복원해 6차로로 재 가설하기 위한 문화재 현상변경을 신청하기로 했으며, 문화재위원회는 오는 14일 기념물분과위원회를 열어 부산시의 재 가설 방안에 대한 심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현상변경 허가를 받으면 영도다리 복원 방침을 확정한 뒤 본격 공사에 들어가 2008년 말까지 완공해 2009년초에는 재개통한다는 방침이다.


또 내년 3월께 기존 영도다리 복원공사에 따른 차량소통을 위한 임시교량 설치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영도다리가 문화재로 지정됨으로써 원형을 유지하는 선에서 보수 및 보강, 확장공사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기존 다리의 교각을 보강하고 상판은 원형을 살리면서 6차로로 확장하며, 정지된 도개((跳開·배가 지나갈 수 있도록 상판 일부를 들어올림) 기능을 회복하도록 설계 될 예정이다.


영도다리는 일제치하인 1934년에 길이 214.7m, 폭 18.3m로 준공된 부산 최초의 연륙교이자 도개교량으로 심하게 낡아 1966년 9월 이후에는 다리 상판을 들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영도다리는 한국전쟁 당시 부산으로 밀려든 피란민들이 이 곳을 약속장소로 이용했고 생활고와 가족과의 생이별을 비관한 사람들이 투신자살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고 현인 선생의 ‘굳세어라 금순아’ 등 당시 유행했던 가요에도 자주 등장하는 등 우리 근대사의 애환이 서린 곳으로 유명하다.


지난 1997년 롯데그룹이 중구 중앙동 옛 부산시청 자리에 107층 규모의 부산 롯데월드를 짓기로 하면서 교통소통을 위해 영도다리를 철거 후 새 다리를 놓자는 주장과 보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팽팽히 맞서왔다.


이후 2004년 11월 각계 시민대표들로 구성된 범시민자문위원회가 현재의 다리를 최대한 보존하면서 보수·보강하는 방법으로 6차로 교량을 건설하기로 합의해 일단락됐으나 그동안 문화재 지정 여부를 놓고 시간을 끌어왔다.


한편 이날 문화재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범어사 대웅전의 석가영산회상도와 삼장보살도, 제석신중도, 관음전의 목조 관음보살좌상, 비로전의 목조 비로자나 삼존불 좌상 등 8점의 유물을 유형문화재로 지정하고 선암사의 금고(金鼓·쇠북)를 문화재자료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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