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노인취업지원 우수사례④
‘일할 수 있는 기쁨’을 찾아드립니다
2011년 노인취업지원 우수사례④
‘일할 수 있는 기쁨’을 찾아드립니다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2.05.11 14:12
  • 호수 3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생 100세 시대, 행복한 노후는 일자리에서 시작된다”
인생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노년층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바로 일자리다. 은퇴 후 짧게는 20년, 길게는 40년을 살아야 하기 때문에 ‘일자리가 최고의 노인복지’란 말까지 등장했다. 노년기의 일자리는 소득기회 제공뿐만 아니라 심리·사회네트워크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노인들의 사회참여 확대와 노하우 전수의 측면에서도 그 효과는 탁월하다. 이에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는 전국 조직망을 활용해 양질의 일자리를 어르신들에게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2만여명의 어르신들이‘일할 수 있는 기쁨’을 선물받았다. 백세시대은 노인일자리의 필요성을 알리는 한편 다양한 취업 사례를 공유하고자 2011년 노인 취업 우수사례를 매회 2편씩 연재한다. <편집자주>

경남 통영노인회, 자원 재활용·노인일자리 창출 1석2조
“노인이 일하는 사회! 우리 모두 함께 하는 사회! 일하고 싶은 건강한 어르신, 일자리를 주실 1등 사장님, 대한노인회 경남연합회 통영시지회가 운영하는 「노인취업지원센터」로 연락주십시오. 우리 모두가 행복해 집니다”

동양의 ‘나폴리’라고도 불리는 경남 통영에는 노인취업지원센터를 알리는 홍보문구가 곳곳에 걸려있다. 현수막과 리플렛, 안내문, 펼침막 게시물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구직자와 구인업체를 모집하고 있다. 이는 센터 직원 모두가 대한노인회 노인취업지원센터 알리기에 발벗고 나섰기 때문이다. 틈만 나면 기업체를 방문해 고령화시대의 노인인력 활용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협조를 구한다.

통영시가 이처럼 홍보에 힘쓰는 이유는 지난해부터 ‘일자리를 통해 지역 어르신들의 얼굴에 미소를 찾아드리자’는 공동의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100세 시대, 행복한 노후는 일자리에서 시작된다’는 공만백 취업지원센터장의 신념에서 비롯됐다.

이러한 취업지원센터의 변화는 노후를 새롭게 시작하려는 어르신들의 두렵고 떨리는 마음을 조금씩 여는 계기가 됐다. 공만백 센터장은 “인생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 노인들에게 일자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자신의 경력을 살린 직업을 연계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단순노동이라도 일자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통영시 노인취업지원센터는 방문한 어르신들을 어떤 직종이라도 반드시 취업시키기로 유명하다. 통영 휴게소와 연계한 청소, 관리업무를 비롯해 아파트 및 빌라 경비, 재활용품수집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열의가 있고, 취업이 간절한 구직자는 센터장이 직접 동행해 면접을 실시하니 취업률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지회를 중심으로 펼치는 재활용품 수집 사업은 놀라운 성과를 보이고 있다. 경비직 어르신들과 지역 경로당 회장단이 앞장서서 환경미화와 수익창출에 힘쓴 결과다. 특히 경상남도연합회 주최로 매해 재활용품수집 경진대회가 열리는데 지난해 통영시지회 동백경로당이 우수상을 시상했다. 참고로 지난 2010년 재활용품수집 경진대회에 참여한 35개 경로당에서 수집한 재활용품은 1593톤, 1억5000여만원에 달했다. 수입금은 해당 경로당 기금조성과 참여회원의 여가활동비로 사용됐다.

공만백 센터장은 “재활용품 수집은 참여 회원들의 건강증진은 물론 판매액으로 기금을 조성, 불우이웃돕기 등 사회적 기부문화에도 앞장서는 등 사회를 책임지는 노인이라는 의식을 갖는데도 매우 중요한 활동”이라며 “일에는 귀천이 없다. 오직 흘리는 땀방울만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을 하고자 하는 노인이 있다면, 그것이 어떤 일이든 마련하고야 마는 통영시 노인취업지원센터. 이러한 노력과 열정을 회원들도 잘 알기 때문에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이를 통해 통영시 노인취업지원센터를 바라보는 시선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동네 재활용품까지 수집해 말끔하게 처리해주니 고용주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의 마음까지 얻게 된 것이다. 또한 재취업한 어르신들도 기존에는 시급으로 적은 임금을 받다가 이제는 월급을 받는 사례도 늘었다.

통영시 노인취업지원센터 직원들은 매일 아침 힘찬 구호를 외치며 업무를 시작한다. “어르신들의 손과 발이 되어 행복을 선물하자”고 힘을 다해 외치며 마음과 뜻을 모으고 있다. 취업을 통해 일하는 기쁨과 보람을 선물하는 통영시 취업지원센터의 힘찬 발걸음을 응원한다.


 

충북 괴산노인회 ,“문화재 발굴, 노인들이 책임진다”

괴산군은 남한강의 상류인 달천과 백두대간인 한남금북(한강의 남쪽, 금강의 북쪽)이 흐르는 곳에 위치해 있다. 푸른 산과 맑은 강, 쾌적한 공기가 만들어 낸 천혜의 자연 경관이 일품이다. 특히 괴산군에는 조상의 얼이 살아 숨 쉬는 문화재가 많기로도 유명하다. ‘마애이불병좌상’(원풍리)을 비롯한 일곱 개의 보물과 ‘미륵산성’을 비롯한 두 개의 사적, 그리고 읍내리 은행나무 등 8개의 천연기념물이 있다. 작은 고장에 열 아홉 개가 넘는 문화재가 있는 셈이다.

살기 좋은 자연환경 덕분에 괴산군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에 괴산군 노인 취업지원센터는 어떻게 하면 지역적 특색을 살린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

수 년간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최근 그 실마리를 찾았다. 문화재가 많은 지역적 특성과 어르신들의 풍부한 경험을 접목해 문화재 발굴에 어르신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김숙자 취업지원센터장은 “노인 인구 비율이 해마다 증가한다는 것은 단순히 노동력 부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의 풍부한 노동력, 즉 인적 자원이 많아짐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문화재 발굴 사업은 노인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 일을 통한 보람까지 느낄 수 있어 3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문화재발굴사업은 문화재보호법 개정에 따라 3만㎡ 이상의 모든 개발 사업에 의무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지역별로 발굴규모나 시기, 기간 등이 일정하지 않아 인력채용에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이를 간파한 노인취업지원센터는 집중력이 좋고 섬세한 작업이 가능한 지역 어르신들이 문화재 발굴 작업에 적합하다고 판단, 노인인력을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어르신 문화재 발굴 사업단은 벌써 3년째 계속되고 있다. 현재 13명의 어르신들이 청천면에 있는 미륵산성에서 문화재 발굴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그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넓은 대지에서 일하지만 일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물론 문화재 발굴에 대한 이해가 없었던 어르신들의 경우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취업지원센터가 실시한 방법이 ‘개인 맞춤형’ 서비스다.

센터에는 ‘맞춤형 일자리 제공’에 대한 단계별 수칙이 있다. 첫째, 사전 심층면접 및 상담진행. 둘째, 회원의 장점 및 특기사항 등 꼼꼼한 메모. 셋째, 일자리 연계 시 구인기업과 업무내용을 자세히 설명. 넷째, 일의 재미와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사후관리.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일자리 연계의 체계성과 효율성이 대단히 높아진다. 예를 들어 야외에서 다소 힘든 육체 작업을 하더라도 높은 임금을 원하는 회원에게는 문화재 발굴과 같은 일자리를 소개한다. 반면 건강이 약한 회원은 보수가 적어도 공동작업장과 같은 실내에서 편히 할 수 있는 일들을 추천하는 것이다.

또한 맞춤형 서비스는 해당직원이 첫 상담부터 사후관리까지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대신 직원들은 한 발 더 움직이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하며, 더 꼼꼼히 근로카드를 작성해야 한다.

하지만 두 손을 꼭 잡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네는 회원들을 만날 때면 그러한 번거로움도 한 순간에 잊게 된다. 특히 구인기업이 생기면 사전조사를 충분히 해 일의 특성을 자세히 파악한 후 회원들에게 전달하기 때문에 중간에 어르신들이 일을 그만 두시는 일도 크게 줄었다. 더불어 노인 채용 기업의 만족도와 신뢰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정리=안종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