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부패 없는 사회 만들기에 서약하자
[금요칼럼] 부패 없는 사회 만들기에 서약하자
  • 관리자
  • 승인 2012.05.18 15:25
  • 호수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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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철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

 필자가 수장으로 있는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사회복지사들을 회원으로 둔 법정단체다. 사회복지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개발·보급하고 사회복지사의 자질향상을 위한 교육훈련 및 사회복지사의 복지증진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사회복지사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현장 시설·법인에서 사회복지실습을 이수한 전문가들인 만큼 서비스 제공시 재량권을 갖고 있고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도 진다.

몇 달 전 노인보호전문기관에서 발생한 사회복지사 상해 사건만 짚어 봐도 사회복지사들의 사회적 책임 의식은 드러난다. 칼에 찔린 것을 본 동료들조차 트라우마에 시달릴 일인데, 피해 사회복지사는 ‘제가 찔려서 다행’이라는 말로 오히려 가해자를 보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현대사회, 사회적 약자는 누구인가
사회복지사들은 보통 사회적 약자를 옹호하고 대변하는 일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문제는 전문가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지탱해 줄 재량권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데에 있다. 복지행정전달체계 최일선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의무는 크고, 권리는 적다.

통상적으로 사회복지서비스가 기준으로 삼는 빈곤선이 절대적 빈곤에서 상대적 빈곤으로 변화해 가는 시점이어서 재량권 문제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자본제를 채택하고 있고, 국민의 절대 다수는 임금 노동 없이 생계유지가 어렵다. 이런 사회에서 학교폭력 등 사회적 일탈현상과 가족 체계가 붕괴하는 등, 새로운 사회적 위험들이 증가함에 따라 계량화된 수치만으로 작업할 수 없는 일들이 늘어가고 있다. 즉, 직접방문을 통한 기준 제시 등 사례관리가 절실한 시기다.

전문가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그렇다고, 사회복지사들이 재량권만 얻으면 문제는 끝날까. 재량권은 전문가적 권리로서 쟁취해야 할 가치인데 비해, 사회적으로 쟁취해야 할 가치도 분명히 있다.

전쟁 폐허 속에 일궈낸 한강의 기적과 이를 통해 이룩한 풍요한 현대 한국사회에서, 상대적 빈곤선이 전하는 민중의 상실감 속에는 기득권층의 부패가 가장 견고히 똬리 틀고 있다고 단언한다.

최근 ‘3차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예만 봐도 그렇다. 은행의 회장은 회삿돈을 인출한 뒤 밀항을 시도하다 붙잡히고, 은행 직원은 ‘우릴 믿어준 고객들을 지키고 싶다’며 눈물을 머금고 경영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상반된 모습 속에서 우리는 좌절과 희망의 양가감정을 공유한다.

부패없는 사회만들기 국민서약운동
사회복지사들이 이제 ‘부패없는 사회만들기 국민서약운동’에 나서고자 한다. 이 운동의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종이에 서명함으로써 청렴을 약속하는 정신운동이다. 청렴지수가 최고 100점이라고 칠 때, 단 1점이라도 청렴지수를 높이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동참이 가능하다. 낮은 수위의 국민참여운동이지만, 한 사람의 청렴도가 1점 상승하는 것은 사회적 청렴도 점수를 몇 배 올리는 것을 견인할 것이다.

둘째, 단순히 선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매년 지속할 대중운동이다. 대중운동으로서의 순수성이 지속적으로 실천현장에 뿌리내리지 못 한 현실을 돌아보고, 사회적 책임의식이 있는 사회복지사들이 조직적으로 나서 반드시 대중운동으로서의 가치를 지속시킬 것이다.

셋째, 사회공익 실현을 위한 사회복지사의 사회적 책임운동이자 국민 모두의 사회적 책임운동이다. 필자는 부패 없는 사회가 곧 복지사회이고, 부패 없는 국가가 곧 복지국가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이 운동에 동의한다.

5월 24일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역사적인 운동의 서막이 오른다. 세 가지 운동 방향에 필자처럼 동의하는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들 것이라는 생각에 기대가 크다. 부패 없는 사회 만들기에 우리 모두 서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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