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노년층 노후준비 가이드 ⑥대인관계
원활한 대인관계, 건강·돈 못잖은 노후행복의 필수요소
예비노년층 노후준비 가이드 ⑥대인관계
원활한 대인관계, 건강·돈 못잖은 노후행복의 필수요소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2.06.15 15:15
  • 호수 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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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의 첫 주자인 1955년생이 지난 2010년부터 은퇴를 시작하면서 이들의 퇴직이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베이비붐세대를 포함해 머지않아 곧 노인이 될 한국의 40~50대 중장년층(예비노년층)은 향후 초고령사회에서 노후를 보내게 됩니다. 이때는 공식적으로 사회생활을 마무리하고 기존 인맥도 재정립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또한 배우자나 친구들과의 사별로 인한 고독과 상실감,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은퇴 후 한 달 생활비는 150만원. 55세 은퇴 후 25년간 생존한다면 필요한 노후자금만 4억5000만원에 달합니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는 노후자금뿐만 아니라 건강과 인간관계의 균형도 중요합니다. 봉사활동이나 일을 통해 인생 후반부의 역할도 찾아야 합니다. 본지는 현 노년세대의 자녀이자 예비노년층인 40~50대 중장년층의 행복한 노후를 돕기 위해 건강과 재무플랜, 일자리, 대인관계 등‘노후준비 가이드’를 총 7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노년기에 대인관계가 축소되지만 퇴직 전 활발한 사회활동으로 대인관계가 두터울수록 퇴직 후에도 건강한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경향이 높다고 지적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노년층의 경우 친구나 자녀, 이웃, 친척 등 대인관계망의 크기는 각각 평균 4명 가량이다. 40대의 친구 수는 한국인의 평균 친구수 13명보다 많은 16명 정도다. 50대에는 10명 내외로 줄다가 60대 노년기에 들어서면 4명으로 급감한다.

현재의 노년층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육체와 정신건강에 이어 두 번째로 ‘관계’를 꼽고 있다. 노년기 진정한 의미의 건강을 위해 신체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과 사회, 영적 측면의 건강이 필요하다고 지적된다.

예비노년층 중 50대는 경제 문제, 그리고 신체나 정신건강에 이어 대인관계를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기도 한다. 지금껏 등한시해온 정신·사회 및 영적건강에 대한 필요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노년층 대인관계 변화 양상을 살펴보면서 중장년층인 예비노년층이 퇴직 후 노년기를 대비해 준비할 수 있는 대인관계 노하우를 짚어본다.

▲노년기, 대인관계 넓힐 ‘호기’
먼저 노년층의 대인관계 특징을 보면 이렇다. 노년기는 자신을 향한 타인의 기대 저하나 사별 등 여러 이유로 동질성을 지닌 사람들이 감소하면서 대인관계가 축소된다.

그렇다고 노년기가 대인관계에서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노년기야말로 새 친구를 사귀는 등 대인관계를 넓히기에는 호기”라고 강조한다. 퇴직하고 자녀는 다 키웠으며 배우자를 수발할 필요가 없는 노년기는 일종의 ‘의무로부터의 해방기’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또 “이처럼 규범적 제약이 줄고 자발적 선택이 늘어나며 얻는 자유로움은 폭넓은 대인관계를 기대할 수 있다”며 “친구관계는 노년층의 사회적 유용성과 가치를 재확인하는 수단이며 노년기에 3~4살 나이차는 큰 의미가 없어 친구의 연령범위도 다른 생애주기보다 넓다”고 설명한다.

전문가들은 노년기 정신건강 등 삶의 질이나 행복에서 친구관계는 절대적이라고 지적한다. 감성·정서상 경험의 공유로 친밀감을 높이는 여성의 경우 흔히 취미활동 등을 중심으로 관계를 맺는데, 관계에서 경쟁을 중시하는 남성보다 노년기 친구관계를 넓히고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가족 중 배우자와 관계는 변화를 겪게 된다. 노년기에는 모든 대인관계에서 배우자와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퇴직 전과 비교해 외부인과의 상호작용은 감소하지만 배우자 간 의존성은 높아지기 때문. 특히 남성의 배우자 의존도는 여성보다 높다.

▲신앙으로 상실감·무력감 극복
노년기 성격적 특징으로 인해 성인 자녀나 손자녀, 형제자매, 며느리 등과의 대인 관계도 틀어지기 쉽다. 흔히 노인에게 온후함과 관대한 모습을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노인상과 거리가 먼 성격이 될 수도 있다. 노인을 대하는 현실과 어르신의 기대치 사이의 간극으로 인해 분노하거나 화를 내기 십상이다. 노인이라고 무시하고 인정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 그리고 대화를 피하는 자녀들로부터의 소외감도 이유다.

주변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기보다 경험을 앞세워 주장만 하면서 환영받지 못하는 것도 원인이다. 어르신들은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탐탁하지 않으면 외부와의 소통을 피하다가 결국 외로움을 겪는 악순환을 거듭한다.

따라서 예비노년층은 나이가 들수록 대우받기보다는 베풀며 생활하는 마음가짐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 노년기에 접어들어 사람으로부터 받는 상실감과 무관심으로 인한 외로움을 극복하려면 신앙을 갖는 것도 바람직하다. 따라서 중장년층은 영적 강화를 위한 신앙생활도 진지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보건복지부의 고령화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현재 40~50대 예비노년층의 45% 가량은 노후자금이나 건강관리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퇴직 후 대인관계 등에 대한 이해나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예비노년층은 노년층의 특성을 고려하면서 지속적으로 대인관계를 두텁게 유지하면서 노후에도 이를 지속해야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40대에는 각종 모임을 활성화하고, 50대에는 가족 관계의 재정립 및 개선에 초점을 둬야 한다. 또, 60대에는 부부관계 재정립·가족과의 관계 구축, 70대는 배우자 및 친구·지인의 사별로 인한 정신적 고독에 대한 적절한 대응, 80대에는 정신적 고독에 대한 대응 및 가족·이웃과의 상호작용 강화가 현안이 된다.

▲배우자의 중요성 각인해야
노년의 행복, 그리고 성공적인 노화를 위해서라면 사회와의 연계 유지에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예비노년층은 배우자, 친구, 이웃 관계 등 노년기 대인관계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면서 대인관계 유지에 유념해야 한다.

우선, 노년기 최고의 친구는 배우자라는 점을 각인해야 한다. 노년기 배우자 상호간 의존도는 급증한다. 노화로 신체 및 심리·사회 기능 약화를 받아들이면서 배우자와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하는 때다.

특히, 노년기에는 배우자끼리 서로를 대할 때 더욱 신중하고 조심해야 한다. 지금까지 배우자가 지켜온 모습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는 관계 향상의 첫걸음이다. 예비노년층은 이때부터 노년기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대인관계의 중심인 부부관계에 관심을 기울여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중장년층인 베이비부머 대상 설문조사 결과 93%가 ‘자녀와 동거하지 않겠다’고 응답해 부부만 사는 노인 가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예비노년층은 노후의 행복한 부부관계를 위한 다음의 10계명도 새겨둘 필요가 있다. ①노고 인정과 칭찬 ②건강 챙겨주기 ③상대방 신체·정서 변화 이해 ④마음 열고 대화 ⑤사랑·감사 표현 ⑥감성 나누는 취미공유 ⑦꿈 찾아주고 지지 ⑧부부가 주인공인 삶 ⑨노후준비 함께 계획 ⑩삶과 죽음 성찰공유 등이다. 이와 함께 “고마워, 미안해” 등 그동안 인색했던 표현도 적극 신경 쓰면서 부부관계를 다져나가도록 한다.

▲온라인, 대인관계 또다른 발판
노년기에는 대인관계의 중심이 가정으로 옮겨진다. 그렇지만 가족관계와 사회관계와의 통합에도 노력해야 한다.

대체로 50대 평균 10명, 60대는 4명의 친구를 사귀는데, 학교와 사회생활을 통한 친구가 65%를 차지하고 이웃은 1% 안팎이다. 중장년층 모임의 목적은 친목이며 취미, 건강을 위한 모임도 주를 이룬다. 40대의 친목모임이 20%대라면 50대가 되면 10%대로 떨어진다.

노년층의 대부분 이웃관계는 지역 경로당이나 노인학교 사람들이 중심인데, 중장년층은 친목이나 사회활동 등에 더욱 활발히 참여하고 이를 유지해야 한다.

특히 노년기에는 친구들과의 친밀함과 동료애 등 감정적인 지원이 더욱 중요하다. 예비노년층은 평소 다양한 소통수단을 익히고 지인과 자주 연락한다. 노년층의 가족간 소통 수단을 보면 전화통화가 87% 가량인데 고령일수록 전화 의존도가 높다.

예비노년층은 전화 이외에 다양하고 편리한 소통법에도 관심을 갖고 활용법을 미리 익혀두는 것이 좋다. 요즘에는 간편하고 저렴하게 안부를 묻고 소통할 수 있는 화상통화, 채팅,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트위터, 카카오톡 등 인터넷 기반의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가 매우 활발하게 이용된다. 또, 인맥 관리나 동일 관심사의 친구를 찾을 수 있는,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사이트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현재 예비노년층인 50대에서 ‘인터넷 친구’를 사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인맥경영연구원 구창환 원장은 SNS 등 인터넷 기반의 소통수단에 대해 “체력적으로 약해지는 노년기에 가장 적절한 소통법”이라고 강조한다.

구 원장은 “노년기에는 대부분 대학 등 학교와 직장에서의 사회생활을 통해 구축한 대인관계가 퇴직 등으로 단절되면서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르신들이 혼자일수록 사회관계에서 더 소외되기 때문에 온라인 기반의 SNS 등 체력적인 소모가 적은 방법을 통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며 자신의 삶도 개척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그는 또 “퇴직 후 맞이할 노년기에는 본인의 성향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대인관계 방식을 찾아야 한다”며 “오프라인보다는 육체적으로 힘들이지 않으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활동 방향을 정하고 결정할 수 있는 온라인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호영 기자 eesoar@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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