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는 에이즈 확산 방지에 총력
지금 세계는 에이즈 확산 방지에 총력
  • 박영선
  • 승인 2006.12.16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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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무기는 ‘콘돔’

중국 1년새 감염자 28% 증가
예방·치료 조례 시행 ‘전쟁선포’

 

지난 12월 1일은 제19회 ‘세계 에이즈의 날’이었다. 세계보건기구와 유엔에이즈계획이 발표한 에이즈 전염병 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에이즈바이러스(HIV)에 감염돼 숨진 사람은 290만명으로 430만명이 추가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에서는 ‘에이즈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적극적으로 에이즈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온라인 콘돔 쇼핑몰 ‘고추장갑’은 “에이즈와 전쟁을 치르기 위해 필요한 무기는 바로 콘돔”이라고 주장했다.

 

고추장갑에 따르면 1년 새 에이즈 감염자가 28% 증가해 충격에 빠진 중국은 이미 지난 3월부터 ‘에이즈 예방·치료 조례’를 시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베이징에 있는 대학의 기숙사 입구에 콘돔 자판기를 설치하고, 호텔 객실에 콘돔을 비치하는 등 에이즈와의 전쟁에 돌입한 상태다.

 

프랑스 정부는 에이즈 예방을 위해 고교·대학 등 학교와 약국, 담배·신문판매점, 나이트클럽, 극장 등지에 콘돔자판기를 설치하고 저가로 판매해 젊은이들이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프랑스 보건장관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1개당 20유로 센트(약 250원)의 콘돔 1000만개를 전국 2만여 개소에서 판매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보수적인 로마 가톨릭교회 역시 콘돔 사용을 전면 금지했던 종전의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서 콘돔 사용을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방향으로 입장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성에 대해 폐쇄적인 유교 전통을 가진 한국에서도 에이즈 확산 등의 영향으로 콘돔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과거 약국에서만 조심스레 판매되던 콘돔이 현재는 편의점, 대형할인점, 인터넷쇼핑몰 등으로 판매시장이 확대됐다. 또 올 초에는 홍대 앞에 콘돔 전문매장이 생겨 관심을 끌기도 했다.

 

콘돔 광고 분야에서는 ‘에이즈퇴치연맹’이 지난 2004년과 2005년 TV를 통해 에이즈예방활동의 일환으로 콘돔 공익광고를 실시해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었다. 국내의 경우 콘돔 상업광고가 허용된 올해 들어 ‘고추장갑’이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콘돔 지하철 광고를 실시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아직 한국인의 콘돔 사용률은 외국과 비교해 보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질병관리본부가 2005년 서울대 보건대학원에 의뢰해 전국의 성인 남녀 2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시적 상대자와의 성관계시 콘돔을 사용하는 비율은 2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의 경우 일시적 상대자와 성관계 시 콘돔 사용률은 멕시코(1999년) 62.5%, 스웨덴(2000년) 43%, 캐나다(2001년) 70.8%, 홍콩(2002년) 40% 등이다.

 

9월말 현재 국내의 에이즈 신규 감염자수는 572명, 누적감염자수는 4401명에 달하고 있다. 23%대에 불과한 낮은 콘돔사용률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한국도 에이즈 위험지대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고추장갑의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볼 때 성윤리 교육 및 성적 욕망 억제만으로 에이즈 확산을 예방하기는 어렵다”며 “에이즈의 날을 맞아 에이즈 확산 방지를 위한 범국가적인 콘돔사용 권장캠페인 및 콘돔상업광고의 활성화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영선 기자 dreamsun@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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