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를 가집시다] ④스킬자수
“여름꽃 장미·야생화… 자수로 즐겨봐요 ”재미와 안정감 일석이조
[취미를 가집시다] ④스킬자수
“여름꽃 장미·야생화… 자수로 즐겨봐요 ”재미와 안정감 일석이조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2.08.03 11:07
  • 호수 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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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수명의 연장으로 일흔, 여든을 넘긴 어르신들이 젊은이 못잖은 체력과 열정을 과시하고 있다. 사회활동에 대한 욕구 또한 높아 ‘액티브 시니어’(활동적 노년)라는 용어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어르신들의 욕구를 건전하게 분출시키고 노후를 즐겁게 영유할 수 있는 사회 여건은 미흡하기만 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노인실태조사(2012년)에 따르면, 어르신 99%가 TV시청으로 여가를 보내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화투·카드(26.9%)가 가장 많았다. 과거에 비해 활동성은 높아졌지만 마땅한 취미·여가 활동이 없는 것이다. 이에 백세시대은 쉽고 재미있는 취미활동을 널리 보급하기 위해 ‘취미를 가집시다’라는 주제로 다양한 여가문화 활동을 5회에 걸쳐 기획·연재한다. 요.


‘실로 그리는 회화’라고도 불리는 자수(刺繡)는 장식으로서 또한 예술의 표현수단으로서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간 삶의 아름다움과 정서를 가꾸는 데 애용돼왔다.

자수는 직물이나 망, 피혁 등의 표면에 실이나 끈, 비즈 등으로 누비거나 붙여서 또는 묶는 등의 방식으로 장식하는 기법이다. 흔히 직물 표면을 꾸미는 데 사용돼온 자수는 세계 각지에서 각 민족의 생활환경이나 풍습, 그리고 신앙에 따라 독특한 양식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 자수를 놓는 동안 마음은 차분해지며 평온함이 일상의 분주함과 각박함을 대체한다. 이같은 효과 덕분에 종종 자수는 마음을 진정시키는 심리치료의 한 방법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문양의 도안이라도 수를 놓는 사람에 따라 열이면 열 모두 다른 느낌으로 완성된다는 점도 자수의 매력이다.

‘스킬자수(skill 刺繡)’는 약 5cm 가량 일정한 길이의 털실을 갈고리 모양의 바늘로 망사에 걸어서 수를 놓는 수예기법을 말한다. 방석이나 벽걸이를 만들 수 있다.

듬성듬성한 격자무늬 판에 원하는 문양을 스킬자수 바늘로 매듭수를 놓는 스킬자수. 통상적인 자수의 꼼꼼하고 섬세한 바느질은 필요 없다. 스킬자수 판의 도안대로 적합한 색상의 실을 스킬자수 바늘로 묶어주기만 하면 된다.

다소 거칠기는 하지만 빠르고 간단한 방법으로 쉽게 수를 놓을 수 있다. 손자녀가 좋아하는 ‘키티’와 ‘도라에몽’에서부터 인상적인 자연풍경까지 스킬자수로 완성하면서 소박한 삶의 재미를 느껴보면 어떨까.

▲스킬자수 준비물
스킬자수를 놓기 위한 준비물로는 약 5cm로 일정한 길이의 털실, 그리고 스킬자수 판, 스킬자수 바늘이다. 특히 걸개 모양의 코와 위 아래로 움직이는 턱을 지닌 스킬바늘은 열고 닫혀 격자망 형태의 그물 자수판에 실을 묶는 데 적합하다.

문방구, 할인매장, 또는 G마켓이나 옥션, 11번가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 각종 문양이 그려진 스킬자수 판을 포함해 바늘과 실 세트를 4000원~5000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그려진 도안을 사용할 수도 있고 원하는 문양을 프린팅해 스킬자수 그물망 뒤에 놓고 유성 매직 등으로 그물 위에 직접 그려 자수를 놓을 수도 있다. 스킬실 20개들이 1봉 가격은 대략 1300~1400원대다.

▲스킬자수 놓기
① 하나의 격자망 아랫단 쪽으로 바늘을 집어넣은 상태에서 5cm 가량의 실을 반으로 접어 실의 접힌 부분을 스킬자수 바늘 위에 올려 접힌 중간 허리부분으로 스킬 바늘을 에워싸듯이 건다.

② 감싼 실의 허리부분이 바늘 위에 그대로 있도록 꽉 건 채 망사 격자 바깥쪽에 열린 코에 실의 두 양끝을 잡아 건 후 걸개를 닫는다.

③ 격자망에 두 끝 실을 걸개로 모아 바늘을 당겨 망 윗쪽으로 비어져나온 실의 중간 허리 부분을 통과하도록 위로 살살 잡아당긴다. 닫힌 스킬 바늘을 계속 당겨 빼면 실이 격자망 단을 묶어 매듭지어진다.

실 한 올이 격자망 하나에 매듭으로 묶인다. 격자망 한 줄에 한 올의 실을 매듭지어 나가는 것이 스킬자수라고 할 수 있다. 격자망 문양에 적합한 색상의 실을 이처럼 한 올 한 올 묶어 도안을 완성해나가면 된다. 앞면은 털실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완성된 뒷면을 보면 매듭 모양이 확연하다.

▲“자연을 도안으로”
스킬자수 세트에 포함된 스킬자수판 문양은 고양이 캐릭터 ‘키티’ 등 몇 가지로 한정된다. 시중의 자수책 도안을 참고로 다양한 문양을 수놓을 수도 있고 직접 문양을 그리기로 하면 주변의 사물과 풍경들이 모두 대상이 될 수 있다. 정갈하게 검정실과 흰색실로 알파벳 벽걸이를 만들어 볼 수도 있고, 전통문양이나 추상적인 문양을 표현할 수도 있다.

스킬자수법은 간단한 만큼 원하는 문양을 짧은 시간 내에 완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평소 인상적인 풍경이나 원하는 문양은 사진으로 찍어두거나 스케치해놓았다가 수를 놓아보자. 들판의 야생화나 장미, 해바라기, 솜털 가득한 민들레 등 자연의 모습을 하나씩 수를 놓아 집안으로 들여놓으면 어떨까.

▲성취감 높은 마음치유법
최근에는 ‘웰빙’ 붐으로 ‘꽃’과 ‘풍경’ 등 자연 문양, 그리고 ‘한류’ 붐으로 ‘십장생’ 문양이나 한자 ‘복(福)’ 문양을 선호하면서 청장년층은 노후 취미로 노년층에서는 여가활용법으로 다시 자수를 익히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동안 자수는 장식용 뿐만 아니라 실내 인테리어 관점에서 실생활에도 폭넓게 적용돼왔는데 자수 관련 한 전문가는 “시력이 나쁘신 어르신들께 섬세함을 요구하는 전통 자수보다 스킬 자수는 비교적 쉽게 수를 놓을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수를 놓는 과정에서 마음이 차분해지고 선물을 쉽게 하실 수 있어 더 없이 좋은 여가활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집중하다보면 잡념도 사라지고 손으로 직접 만드는 작업이기 때문에 정신건강에도 좋다”며 “특히 무엇인가를 완성했다는 만족감과 뿌듯함이 자수로 얻게 되는 큰 결실”이라고 전했다.

특히 70대 노후생활에서 편안하고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여가법이나 여성 어르신의 경우 홈패션과 접목해 방석이나 깔개, 벽걸이 등 생활용품으로 활용하면서 집안을 꾸밀 수 있는 방법으로 자수를 많이 선호하고 찾는 편이다.

경기도 남양주의 수공예문화센터 한 강사는 “동양자수는 면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어르신들이 가볍게 하기에는 선 위주의 서양자수가 적절하고 스킬자수도 좋다”고 전했다.

자수는 아파트 등 고립된 공간이 증가하면서 늘어나는 노년기 우울증 등 마음을 치유하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르신들 가운데 손재주가 있으면서 옛날부터 익숙한 자수를 다시 배우시려는 분들은 손쉽게 할 수 있는 서양자수를 활용해 꽃 등 자연의 아름다움, 전통문양 등을 도안으로 선호한다고 전했다.
이호영 기자 eesoar@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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