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활짝 핀 산사(山寺) 계룡산 ‘동학사’
눈꽃 활짝 핀 산사(山寺) 계룡산 ‘동학사’
  • 박영선
  • 승인 2006.12.16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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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폭포 등 아름답고 깊은 계곡 신비한 산행코스

산을 찾는 여행은 아무래도 추운 겨울과는 좀 거리가 있다. 그러나 겨울 산행만이 주는 체험은 다른 계절에서는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특히 산에 가면 어김없이 만나는 산사(山寺)는 겨울에 더욱 색다른 느낌과 정취를 준다. 땀을 흘리며 산길을 오르다보면 찬바람이 오히려 반갑게 받아들여지고, 이때 마주하게 된 산사의 모습은 평소보다 훨씬 깊고 신비스런 느낌을 준다. 겨울에 부담 없이 등산하고, 산사의 풍취도 만끽할 수 있는 코스를 소개해 본다.<자료·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계룡산국립공원 내 동학사-갑사 코스는 일찍부터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등산코스다. 두 명찰(名刹)도 그렇지만 올라가는 길이 쉬워 부담이 없는데다 용문폭포 등 계곡이 아름답고 깊어 한겨울 산행코스로 제격이기 때문이다.

 

산행은 동학사에서 시작해도 좋고, 갑사를 기점으로 해도 좋다. 동학사를 기점으로 하면 갑사까지 가거나, 관음봉을 거쳐 금잔디고개까지 올라가서 되돌아오는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동학사에 도착하면 바로 앞에 이정표가 있다.

 

오른쪽으로 가면 남매탑-금잔디고개를 거쳐 갑사까지 4.7km 거리고, 왼쪽으로 가면 관음봉을 거쳐 금잔디고개-남매탑을 지나서 동학사로 다시 내려올 수 있다. 왼쪽 코스로 가면 관음봉까지는 2.8km, 다시 내려오기까지는 5km가 좀 넘는다.

 

이상보의 수필 ‘갑사로 가는 길’의 주요 소재인 남매탑까지 올라가면 힘든 코스는 거의 다 지난 셈이다. 헬기장 표시가 돼 있는 금잔디고개에서 갑사까지는 약 2.3km 거리다. 여기서부터는 내리막길. 돌들이 많아 다리가 아프지만 힘을 좀 내면 곧 흙길을 만날 수 있다.

 

눈으로는 깊은 계곡 풍경을 즐기고, 귀로는 계곡의 물소리에 취해 자연과 한껏 교감하면서 내려가다 보면 용문폭포를 만나게 된다. 여기서부터 20분 정도 계속 가면 갑사에 도착한다.

 

계룡산 산행을 마치고 여정에 여유가 있다며 공주 공산성을 잠깐 들러보는 것도 괜찮다. 공산성은 백제가 부여로 천도하기 전까지 반세기 이상 도읍이었던 공주에 세워진 도성으로 답사는 물론 금강을 바라보면서 산책을 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성곽의 길이가 2.6km가 넘고 성 안 곳곳에 금서루, 진남루, 백제궁터, 쌍수정, 임류각지, 만하루, 연지(蓮池), 공북루 등 역사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공산성을 자세히 답사하려면 시간이 제법 걸리지만, 산성 둘레를 따라 공주 시가지를 내려다보며 산책을 하다 보면 그리 긴 시간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공주 시내버스정류장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어 찾아가기도 쉽다.

 

또 다른 산사인 마곡사는 공주시 사곡면 태화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이 사찰은 봄 경치가 수려해 정감록에 나오는 10승지 중 하나로 불린다. 그러나 사람이 붐비는 철을 피해 가면 특유의 호젓함을 느낄 수 있다.

 

정류장에 내려 개천을 따라 마곡사로 올라가는 길은 평소에는 사람이 많아 장터 같은 분위기지만, 겨울철에는 한적해 사색을 즐기기에도 좋다. 이 길을 걷다 보면 마곡사가 보이지만 개천이 흐르고 있어 100여미터 가량 더 올라가서 극락교로 건너야 한다.

 

해탈문과 천왕문을 지나 극락교를 건너면 마곡사의 본전(本殿)인 대광보전이 보이고, 바로 앞에 고려 말에 세워졌다는 5층 탑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바로 앞에 서 있는 향나무 한 그루가 눈길을 끄는데, 이 나무는 일본인 장교를 살해한 김 구 선생이 탈옥 후 마곡사에 은신했다가 해방 후 다시 찾아 심은 것이라고 전해진다.

 

산사를 둘러보고 난 후에는 송림욕 코스로 등산을 해 보는 것도 좋다. 수백 년간 자라온 토종 송림길을 따라 은적암을 지나 태화산 최고봉인 활인봉(423m)까지 갔다 내려오면 2시간이 좀 넘게 걸린다. 중간에 백련암까지 갔다가 돌아서 내려오는 코스로는 약 1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문의·공주시청 문화관광과(041-853-0101).

 

박영선 기자 dreamsun@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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