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에서 찾는 삶의 휴식…
책과 함께 가을바람 느껴보세요
행간에서 찾는 삶의 휴식…
책과 함께 가을바람 느껴보세요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2.09.07 14:29
  • 호수 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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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는 독서의 계절 가을이 돌아왔다. 독서는 우울감 감소와 인지기능 향상 등 노년기 심리·정서치료의 한 방법이기도 하다. 청장년 시절부터 꾸준히 독서할 경우 중년 후 기억력 감퇴를 현저히 낮춰 치매 예방에도 좋다. 하지만 어르신들이 독서에서 멀어지는 이유는 시력저하와 함께 평소 책을 가까이 하지 않은 습관이 지적된다. 어르신들이 독서에 친숙해지려면 먼저 물리적으로 책과 가깝게 지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대활자본 도서 보급 등 침침한 눈으로 인해 책을 멀리하지 않도록 제도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어르신 스스로 가까운 도서관이나 복지관 등에서 다양한 도서 관련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독서의 계절, 어르신들이 책과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 어르신들은 ‘실버독서도우미’‘실버동화구연전문가’등 도서관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면서 지도사 자격증도 취득하고 사회활동의 폭을 넓히면서 도서관과 친해지다보면 어느새 생활 속에 스며든 독서를 재미있게 즐기게 된다. 대활자본 도서나 음성도서를 적극 활용하면 노년기 침침해진 눈도 장애가 될 수 없다.
▲지도사·강사로 도서관과 친해지기
전국 각 도서관은, 어르신들이 책과 관련된 자격증도 취득하고, 일정한 교육 수료 후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활발한 사회참여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책과 도서관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서 책과 친해지고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 기회도 높이는 방법들이다.

△아동독서지도 ‘실버독서도우미’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02-6430-2380)는 경기도와 함께 ‘경기은빛 독서나눔이 교육사업’을 통해 아동들의 독서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도우미로 활동하기 전까지 통상 10~12주의 독서지도자 양성교육과정을 수료한 후 도우미로 선정된다. 운동본부 독서지도강사가 교육하는 과정은 독서와 독서지도의 이해, 토의, 토론과 글쓰기 지도, 아동문학의 이해와 도서선정의 원리, 독서 흥미유발을 위한 동화구연, 독서퀴즈, 독서감상문, 계획안 작성법 등으로 구성된다.

경기 안성시립중앙도서관(031-678-5317)은 지난해 경기도내 시·군 은퇴 어르신 398명을 초·중급 독서코칭 교육 후 6개월간 지역의 지역아동센터나 어린이집으로 파견, 독서를 지도했다. 올해도 60세 이상 12명의 어르신을 대상으로 ‘독서나눔이’ 초급과정을 모집, 12주에 걸쳐 중앙도서관에서 독서 코칭 교육 후 최종 도우미로 선발했다.

경기 양주시 평생학습센터 덕계학습관(031-820-2778)도 지난 7월부터 3개월 동안 ‘시니어아동 독서도우미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어르신들은 책 선정법과 동화구연, 그림책 활용법 등 독서코칭법을 익히게 된다.

경기 부천 원미도서관(032-625-4557)도 4월부터 6월말까지 55세 이상 어르신 10여명의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12회(24시간)의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수료 후 시험에 합격해야 독서도우미로 활동할 수 있다.

경기 의정부시(031-828-2114)도 ‘실버독서나눔이’ 40명을 선발, 신곡실버센터에서 특강을 실시하기도 했다. 특강에서는 도서관에 대한 기초 지식과 함께 세계 도서관 상황 등을 교육했다.

△동화 들려주는 ‘실버동화구연전문가’
어린이들에게 동화를 들려주고 정서적 안정감과 언어에 대한 감성, EQ(감성지수) 및 IQ(지능지수) 개발에 도움을 주는 동화구연전문가도 있다. 민간자격증 취득 후 어린이집,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교사로 활동할 수 있다. 자격증 취득에는 학력과 나이 제한이 없다. 양성교육과정 이수에는 약 6개월 정도가 걸린다. 아동심리와 함께 발성법, 손 유희 활용법 등 필요 영역을 체계적으로 교육받는다.

서울 광진정보도서관(02-3437-5092 ~5)은 55세 이상 75세 이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1년 과정의 동화구연 전문교육 프로그램인 ‘실버이야기교실’을 운영 중이다. 교육 수료 후 동화구연지도자 자격증도 받고 여러 기관에서 동화구연가로 활동할 수 있다. 책의 내용을 동극(동물극)으로 각색, 연기하는 등 짧은 시간(7~8분) 안에 내용을 전달하기도 한다.

충북 단양군 평생학습센터(043-421-7909)도 지난해부터 어르신들로 구성된 실버동화구연가 양성반을 운영 중이다. 이곳 출신 어르신들은 과정 종료 후 자체적으로 동아리를 구성하고 관내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을 순회하며 동극 공연도 펼치고 있다.

▲글씨 큰 대활자본 도서로 책 가까이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도서관협회 주관으로 ‘2012년 대활자본을 활용한 노인 독서활성화’ 사업이 시행되면서 어르신들의 독서가 수월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전국 공공도서관 10개관을 대상으로 독서 및 문화프로그램 운영비, 대활자본 21종 42책(2질)을 지원한다. 9월 19일부터 11월 9일까지 100일 동안 공공도서관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문학과 역사 등 도서와 이야기를 활용, 어르신들이 도서관과 책을 더 가깝게 느끼도록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한편 정부는 9월 7일까지 접수한 도서관을 대상으로 10개관을 선정해 9월 13일 발표할 예정이다.

▲‘문해교실’ ‘찾아가는 도서관’도 호응
글을 모른다면 문해 프로그램부터 수강해야 한다. 각 지역 복지관과 도서관 등은 다양한 문해교실을 운영 중이다. 창피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는 마음자세가 우선이다. 거주지 인근 복지관이나 지자체 등이 운영하는 문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도서관이 아니라도 손쉽게 책을 구할 수 있다. 대구서부도서관(053-560-8800~2)은 병원 등 입원 어르신들을 찾아 말벗과 함께 책을 읽어주는 ‘독서나들이 특별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여름방학 기간 동안 자원봉사자들과 자녀들이 매주 1회 서부노인병원을 방문, 이야기 들려주기, 손 유희, 노래 부르기 등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06년 개관한 경기 서수원 지식정보도서관(031-228-4749)도 2007년부터 정보소외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음성으로 책의 내용을 녹음해 들려주는 녹음도서나 디지털음성도서(Daisy)도 어르신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최근에는 책을 스캔, 곧바로 내용을 음성으로 들려주는 소프트웨어도 개발돼 복지관 등에 보급되고 있다. 읽어주는 책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하면 책과 가까워질 수 있다.

▲관련 기관 추천 도서 적극 활용해야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망설여진다면 도서관이나 서점의 베스트셀러에 선정된 책을 고르는 것도 좋은 방법. 추천도서나 베스트셀러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심사와 화제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만의 독서 리스트를 갖기 어려운 초보자에게도 권장된다.

예를 들어, 의정부과학도서관(031-828-8670)은 어르신들의 치매 예방을 위한 독서치료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한다. 책이 독자의 심리에 끼치는 효과에 주목해 시작한 독서치료는 책과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얻는 치료효과와 함께 우울감 해소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 같은 독서치료에 소개된 책을 구해 읽는 것만으로도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밖에 각당복지재단 독서모임 ‘메멘토모리’의 도서목록, 한국도서관협회가 소외계층 보급용으로 선정한 우수문학책 등도 참고할 만하다.

이 가을, 마음을 닦기 위해 읽을 만한 책


▲여행 혹은 여행처럼(문학동네·정혜윤 지음)
여행이란 자아와 세계를 새롭게 발견하기 위한 끝없는 탐구의 도정이다. 이 책은 여행이 주제인 ‘인터뷰집’이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외국인 노동자, 사진작가, 학자 등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 여행 계기와 도정, 여행의 인간적인 의미를 조명한다.

 

▲유리벽(문학과지성사·현길언 지음)
냉정한 사실주의(리얼리스트) 자세를 보여 온 작가는 이 작품집에서 인생이라는 거대한 유리벽 속에 갇힌 개별자로서 인간의 고독을 세심한 언어로 그려내고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숙명처럼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살아야 하는 고독한 존재라는 것을, 그것이 야기하는 삶의 공포를 어루만지는 작가의 원숙한 시선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이별전후사의 재인식(문학동네·김도연 지음)
날로 능란해지면서 뻔뻔스러워지지 않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연륜이 쌓이면서 낡지 않기란 또 얼마나 힘든가. 작가는 이 난제를 수행하는 수도승 같다. 소의 걸음으로 느릿느릿 걸으면서도, 빛의 속도로 과거와 현재를 일별하는, 이 장난스럽고 우울한 수도승을 만날 수 있어 기쁜 소설이다.

▲따귀맞은 영혼(궁리·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어떤 일로 정신적인 상처를 받는다고 느낄 때의 내면 상태, 그것을 ‘마음상함’이라고 한다. 우리의 자존감을 직접 건드림으로써 마치 내 마음에 따귀를 맞은 것처럼 느끼게 하는 계기들. 저자는 무엇보다 우리가 언제 특히 마음을 잘 다치는가 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아물지 않은 과거의 상처 부위를 찾아내 지금이야말로 근본적인 마음의 치유를 시작할 수 있음을, 풍부한 상담 사례를 예로 들어 설명하는 심리치료서다.

▲내마음을 만지다(생각속의 집·이봉희 지음)
이봉희 교수의 치유 문학서. 국내 유일의 미국공인 문학치료사가 마음의 기술을 전하는 책으로, 지금까지 애써 외면한 아픔들과 직면하고, 화해의 길을 찾아주는 에세이다. 저자는 자신의 아픔을 외면하거나 의식조차 할 수 없는 우리사회를 병든 사회라고 말하며, 이 같은 사회에서 건강한 마음을 회복하려면 내가 아프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나와 화해하고, 너와 나아가 세상과 화해하는 방법으로 나눠 좋은 시를 읽고 일기를 쓰도록 하면서 건강하게 감정을 분출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호영 기자 eesoar@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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