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쇠약·사망’ 부르는 ‘노인성 식욕부진증’
‘전신쇠약·사망’ 부르는 ‘노인성 식욕부진증’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2.09.14 16:08
  • 호수 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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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등 질병·처방약도 원인… 음식종류제한 등 식사환경에도 좌우
‘노인성 식욕부진증’은 고령으로 음식물을 먹고 싶은 욕구가 감소하거나 없어진 상태를 말한다. ‘식욕부진’은 어르신들의 영양장애와 체중감소를 초래하면서 심부전, 폐기종 등 각종 질환 발병률과 사망률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원인은 비교적 다양하다. 노화로 인한 ‘맛’이나 ‘냄새’에 대한 감각 저하, 그리고 호르몬 증가, 질환 등이다. 대뇌 포만감을 주는 호르몬이 증가하거나 반대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감소, 또는 노화의 염증으로 인한 사이토카인(cytokines) 증가로 식욕부진이 나타나기도 하며 이외에도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나 암, 위장관·호흡기·심장 질환, 우울증 등이 원인이 된다. 때로 감염이나 약물 부작용 때문일 수도 있다. 치료법은 질병이 있다면 원인 질환을 고치는 게 급선무다. 아울러 정상 체중 회복을 위해 영양섭취에도 주의하며, 육체적인 활동을 늘리고 친구 또는 가족과 함께 식사하며 선호 음식 등 식습관을 개선하는 등 행동요법도 병행해야 한다. 노년기 질환 발병률을 높이며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기도 한 ‘노인성 식욕부진증’.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면서 ‘영양상태 조사지’로 스스로 평가해보고, 필요하다면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한다. 


나이가 들면 활동량은 현저히 줄고 체지방 대비 근육량의 비율이 늘어난다. 이에 따라 필요한 에너지도 감소하며 동시에 칼로리 섭취량도 줄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와 영양 결핍을 초래하며 이는 ‘노인성 식욕부진증(anorexia of aging)’의 원인이 된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체중이 감소하면 문제가 될까. 60kg인 경우를 일례로 보면, 한 달 동안 체중의 5% 정도, 즉 3kg 정도 줄었다면 주의해야 하지만 5%, 즉 3kg 이상 감소했다면 위험하다. 3개월 동안 4.5kg(7.5%) 가량 체중이 감소했다면 주의를, 줄어든 체중이 4.5kg를 넘으면 진료를 받는 게 좋다. 6개월 동안 6kg(10%) 정도 감소했다면 주의가 필요하지만 6kg도 넘게 줄었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통상 개발도상국 어르신은 장기요양노인환자의 경우 85%, 입원노인환자 40%, 자택거주 노인 15% 정도가 영양결핍을 겪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공통적인 진단 기준이 없어 유병률 파악은 쉽지 않다.

▲‘질병·전신쇠약’ 부르는 영양결핍 증가추세
균형잡힌 영양소 섭취가 건강에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어르신들의 영양결핍은 계속 증가추세다.

질병의 이환율과 사망률을 높이며 압박궤양(pressure ulcer), 탈수, 전신 쇠약을 일으키고 상처 치유를 더디게 하는 영양결핍에 걸리는 어르신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말이다. 왜 그럴까.

일반적으로 어르신들은 천천히 조금씩 먹고 적게 마신다. 간식도 적게 하므로 섭취 칼로리는 적지만 소비 칼로리도 적기 때문에 균형을 유지하는 것. 하지만 약간의 활동량 증가나 식습관 변화 등에도 체중이 줄고 영양이 결핍될 수 있다.

이같은 어르신들의 식욕부진은 △맛과 냄새·식욕 변화, 위장 내의 음식물 배출 시간 지연, 체중·근육량 감소 등 ‘생리적 요인’ △나쁜치아 배열, 삼킴 장애나 질병, 약물, 치매 등 ‘병리적 요인’ △ 음식구매 불능, 저소득, 활동성 감소, 사회적 고립 등 ‘사회적 요인’ △우울이나 외로움, 슬픔과 상실감, 스트레스, 짜증 등 ‘정신적 요인’을 꼽을 수 있다.

▲미각 감소·식사 환경도 원인
‘노인성 식욕부진증’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인자로는 먼저 맛과 향, 빛깔을 느끼는 감각의 감소다. 실제 한 연구에 따르면 65세~80세 60%이상, 80세이상 80%이상이 이같은 감각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에 적절한 향을 첨가해 식욕을 자극했다는 연구결과도 있으며 향뿐만 아니라 음식의 적절한 온도와 신선도, 계절성 등도 식욕에 영향을 준다.

특히 만성질환으로 복용 중인 약물로 인해 미각이 감소할 수도 있다.

다음으로는 위 내용물의 배출 시간이 지연되는 경우에도 식사 중 빨리 포만감을 느껴 식사량이 감소한다.

일반 자택에서 지내는 어르신들은 대개 음식물 구매에 문제가 있고 장기요양 어르신의 경우는 함께 먹을 친구나 즐거운 분위기의 결여가 문제다.

또한 음식 종류를 제한하거나 규정된 식사시간 등도 장기요양노인환자들의 식사량을 제한하는 원인이다. 대개 노인환자들은 일상생활에서 특히 식사할 때 음식을 먹기 좋게 잘라준다든지 뚜껑을 열어준다든지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처럼 도움이 필요한 상황도 식사량이 줄어드는 원인이다.

▲암 등 질병·처방약도 식욕부진 불러
특히 질병과 그 치료도 식욕부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이나 파킨슨병, 관절염 등은 활동을 제한하며 위장관 질환은 음식섭취를 감소시키며 영양흡수도 방해한다. 알츠하이머병처럼 인지장애로 식욕이 줄기도 하지만 식사를 잊기도 한다.
특히 먹은 음식물이 위에서 잔류하는 시간이 늘어 배출이 지연되는 원인은 나이가 들며 위장관의 감각기능 변화와 함께 지방 대사와 관련 담낭을 수축 시키는 콜레시스토키닌(cholecystokinin)이라는 호르몬에 대한 민감도가 변하거나 2형 당뇨병, 식도나 위 수술 중 미주신경 손상, 경피증, 췌장염, 전해질 불균형, 마취제, 항콜린제, 갑상선 질환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또 치열이 고르지 못하거나 잘 맞지 않는 틀니를 착용해도 저작활동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치아가 빠지는 등 치아와 치주에 문제가 많이 생기며 뇌졸중, 통증, 무기력증, 구강 건조증 등은 씹고 삼키는 기능에 문제를 초래한다.

암이나 감염, 상처치유, 열, 만성폐쇄성폐질환 등의 질환도 안정시 대사율을 높여 지방과 근육량을 줄인다.

특히 대부분 어르신들은 고혈압과 만성 통증, 고콜레스테롤혈증, 호흡문제 등으로 여러가지 약을 복용하는데 일반적으로 식욕을 낮추는 부작용이 있다. 디곡신이나 메트포르민 등 일부는 흡수장애를 유발하기도 하고 항콜린제나 마취제는 소화작용을 늦추기도 한다. 체중 감소 위험이 있다면 이같은 약의 복용량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배우자나 친구를 잃거나 은퇴 등은 사회적인 고립감이나 우울증을 유발시킬 수 있다. 젊은이들과 달리 어르신들은 우울증이 오면 식사량이 줄어든다.

한편 치료법은 질병이 원인이라면 이를 고치는 게 먼저다.

아울러 정상 체중으로 회복하기 위한 영양섭취에도 주의해야 한다. 육체적인 활동을 늘리면서 함께 식사할 사람을 찾고 지방과 섬유질을 적게 섭취하면서 식습관을 개선하는 등 행동요법도 병행해야 한다.

양배추나 땅콩 등 장내에 가스가 차는 음식도 피해야 한다. 또한 양치질로 미각에 대한 민감도도 높이도록 한다.
<도움말=관동대 의과대학 명지병원>
이호영 기자 eesoar@100ssd.co.kr

어르신 영양결핍 자가검사


영양결핍은 흔히 체중과 키를 이용한 체질량지수(BMI)로 알아낸다. 키에 대한 체중의 비율을 나타내는 BMI는 체중 나누기 키(m)의 제곱으로 계산한다. 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65세 이상 연령층의 BMI가 18.5보다 적다면 ‘저체중’으로 간주한다. 선별검사를 통해 영양결핍으로 드러나면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 하지만 노년기에는 생활습관을 고치기 어렵기 때문에 환자의 습관과 환경, 선호 등을 고려해야 하고 전문의료기관을 통한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영양결핍을 확인해볼 수 있는 아래의 검사지는 질문에 따라 점수를 계산해 24점 이상이면 ‘정상’, 17~13.5점은 ‘영양불량 위험’이다. 16.6점 이하는 ‘영양불량’이며 진료 후 계획에 따라 치료해야 한다.

 

1. 지난 3개월 동안에 소화가 잘 안 되거나, 씹고 삼키는 것이 어려워 식사량이 줄었습니까?
☐ 0점=예전보다 많이 줄었다 ☐ 1점=예전보다 조금 줄었다 ☐ 2점=변화 없다

2. 지난 3개월 동안 몸무게가 줄어들었습니까?
☐ 0점=3kg이상 ☐ 1점=모르겠다 ☐ 2점=1 ~ 3kg ☐ 3점=줄지 않았다

3. 집밖으로 외출할 수 있습니까?
☐ 0점=외출할 수도 없고, 집안에서도 주로 앉거나 누워서 생활한다
☐ 1점=외출할 수는 없지만 집에서는 활동할 수 있다 ☐ 2점=외출할 수 있다

4. 지난 3개월 동안 많이 괴로운 일이 있었거나, 심하게 편찮으셨던 적이 있습니까?
☐ 0점=예 ☐ 1점=아니오

5. 신경 정신과적 문제
☐ 0점=중증 치매나 우울증 ☐ 1점=경증 치매 ☐ 2점=특별한 증상 없음

6. 체질량지수(BMI)={몸무게(kg)/신장(m)2}
☐ 0점=체질량지수<19 ☐ 1점=19≤체질량지수≤21
☐ 2점=21≤체질량지수≤23 ☐ 3점=체질량지수≥23

▶중간 확인
1번부터 6번까지의 합계가 12점 이상이면‘보통’으로 더 이상의 평가는 필요없다. 하지만 11점 이하는‘영양불량 위험군’에 해당하며 평가를 계속하도록 한다.

7. 평소에 어르신 댁에서 생활하십니까? ☐ 0점=아니오 ☐ 1점=예

8. 매일 3종류 이상의 약을 드십니까? ☐ 0점=아니오 ☐ 1점=예

9. 피부에 욕창이나 궤양이 있습니까? ☐ 0점=아니오 ☐ 1점=예

10. 하루에 몇 끼의 식사를 하십니까? ☐ 0점=1끼 ☐ 1점=2끼 ☐ 2점=3끼

11. 단백질 식품의 섭취량
①우유, 요구르트, 유산균 요구르트 중 매일 한 개 드시는 것이 있습니까? ☐ 예 ☐ 아니오
②콩을 만든 음식(두부포함)이나 달걀을 일주일에 12번 이상 드십니까? ☐ 예 ☐ 아니오
③생선이나 육고기를 매일 드십니까? ☐ 예 ☐ 아니오
(예가 0 또는 1개=0점 예가 2개=0.5점 예가 3개=1점)

12. 매일 3번 이상 과일이나 채소를 드십니까? ☐ 0점=아니오 ☐ 1점=예

13. 하루 동안에 몇 컵의 물이나 음료수 차를 드십니까?
☐ 0점=3컵 이하 ☐ 0.5점=3컵~5컵 사이 ☐ 1점=5컵 이상

14. 혼자서 식사할 수 있습니까?
☐ 0점=다른 사람의 도움이 항상 필요하다
☐ 1점=혼자서 먹을 수 있으나 약간의 도움이 필요하다 ☐ 2점=도움 없이 식사할 수 있다

15. 어르신의 영양 상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0점=좋지 않은 편이다 ☐ 1점=모르겠다 ☐ 2점=좋은 편이다

16. 비슷한 연세의 다른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비교했을 때, 어르신의 건강상태가 어떻습니까?
☐ 0점=나쁘다 ☐ 0.5점=모르겠다 ☐ 1점=비슷하다 ☐ 2점=자신이 더 좋다

17. 위 팔의 중간 가장 두꺼운 부위 둘레 측정치(cm)
☐ 0점=위팔 둘레<21cm ☐ 0.5점=21cm≤위팔 둘레≤22cm ☐ 1점=위팔 둘레≥22cm

18. 장딴지 둘레(cm) ☐ 0점=장딴지 둘레<31cm ☐ 1점=장딴지 둘레≥31cm

▶결과 확인
1번부터 18번까지 점수 합계가 24점 이상이라면‘정상’이다. 17~13.5점은‘영양불량 위험’이며 16.6점 이하라면‘영양불량’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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