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오르는 얼굴과 딸기코
불타오르는 얼굴과 딸기코
  • 이미정
  • 승인 2006.12.2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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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혈관 수축기능 상실하면 딸기코

온몸이 꽁꽁 얼어붙을 것처럼 추운 날씨에 갑자기 따뜻한 실내로 들어오면 얼굴이 녹아 벌겋게 달아오르는 경험은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한두 시간이 지나면 얼굴색이 원래대로 돌아오지만, 몇 시간이 지나도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면 ‘안면홍조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누가 질문만 해도 얼굴이 금세 붉어지고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받으면 귀까지 달아오르는 경우도 안면홍조증에 해당된다. 안면홍조증이란 사소한 감정의 변화나 약간의 온도 차이에도 얼굴이 금세 달아오르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언제나 얼굴이 붉은 상태를 가리킨다.


수학 교사인 J(45)씨는 당황스런 질문을 받거나, 약간 몸이 피곤하기만 해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학생들 사이에서 일명 ‘불타는 고구마’로 통한다.

 

J씨는 평소 뛰어난 실력과 성실함으로 학생들이나 다른 교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시도 때도 없이 붉어지는 얼굴 때문에 손해 보는 일도 많다. 낮술을 했다는 오해를 받거나 굉장히 화가 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달아오른 얼굴을 식혀보려고 얼음찜질을 하거나 찬물로 세수도 해보지만 효과는 잠시 뿐이고 어느새 얼굴은 불타는 고구마가 되어버린다.


이처럼 얼굴이 붉어지는 횟수가 잦아 사회생활에 불편을 느낀다면 병원 치료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안면홍조는 혈관 수축 기능의 저하로 늘어난 혈관이 줄어들지 않아 생기게 된다.

 

 유전인 경우가 많고 이를 부추기는 요인에는 추운 날씨, 스트레스, 알코올, 폐경, 스테로이드제 남용 등이 있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증상이 하루 4~5회 이상 나타나면 치료를 받아봐야 한다.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면 얼굴이 화끈거려 수면에 어려움을 주고, 모세혈관 확장증에 걸릴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피부가 붉어지는 증상은 ‘딸기코’라고 불리는 ‘주사비’에서도 나타난다. 안면홍조증과 마찬가지로 주사비의 원인 또한 코의 혈관이 수축기능을 상실하면서 코가 항상 붉은 색을 띠게 되는 것이다.

 

주사비는 그 명칭 때문에 술과 연관된 것으로 생각하기 쉬워 술꾼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사실 술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음주는 주사비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그 외에도 맵고 뜨거운 음식, 자외선, 정신적 스트레스, 여드름의 염증 등은 딸기코 증상을 더 심하게 한다.


안면홍조증과 주사비 치료는 확장된 혈관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IPL레이저와 색소레이저 등을 사용한다. 이미 확장된 혈관은 저절로 원상복구 되지 않으므로 레이저를 이용해 늘어난 혈관을 수축시키거나 파괴시키는 방식이다.

 

이들 레이저의 특징은 마취 없이도 빠른 속도로 짧은 기간에 병변을 정확하게 치료해 줄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치료 후 이상 감각이나 흉터가 없어 효과가 아주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 딸기코는 코 주변의 염증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고 세균성 질환 억제 및 피지분비 억제를 위해 내복약을 지속적으로 투여해야 한다.


안면홍조증이나 주사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이 필수다. 자외선으로 생기는 피부노화는 혈관을 지지하는 탄력섬유를 파괴해 모세혈관을 확장시키기 때문이다.

 

심한 운동이나 자극적인 음식, 난로의 열기, 뜨거운 욕조, 사우나, 찜질방은 피하는 것이 좋다. 평소 세안을 할 때도 자극이 적은 세안제를 사용해야 하며, 무리한 각질제거나 필링을 하지 않아야 한다. 술을 마시면 혈관이 쉽게 늘어나므로 자주 마시지 말고, 심한 피부 마사지도 삼가야 한다.

 

또 발랐을 때 따끔거리거나 자극적인 화장품과 비누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무턱대고 아무 연고나 바르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강한 연고일수록 효과는 빠르게 나타나지만 그만큼 피부가 얇아지고 혈관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도움말: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www.kangskin.co.kr, 1644-9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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