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저체중, 비만만큼 위험
노년기 저체중, 비만만큼 위험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2.10.26 16:06
  • 호수 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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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장애·사망율 한층 높여… 근육·유연성 보완이 예방책

 노년기에 흔히 겪는 비만은 일반적인 현상으로 여기기 쉽다. 노년기에는 신진대사가 떨어져 소모되지 않은 열량이 체내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비만은 건강에도 해롭지만 삶의 질을 떨어뜨려 최근에는 생활습관병으로도 분류된다. 비만에 대한 경각심과 우려가 지나쳐 과도한 다이어트를 하거나 불충분한 영양소 섭취로 인해 건강을 해치는 저체중 인구도 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1998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인의 성별·생애주기별 체중변화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비만율은 1998년 26.3%에서 2010년 31.5%로 다소 늘었다. 그러나 고도비만은 같은 기간 2.4%에서 4.2%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20∼40대 젊은여성을 중심으로 저체중군이 크게 증가해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20대의 저체중은 1998년 12.4%에서 2010년 17.8%로 늘었고, 40대도 2.0%에서 3.4%로 증가했다. 다행히 식생활 개선으로 고령층의 저체중군은 60대 여성의 경우 3.2%에서 1.2%로, 70대는 10.2%에서 4.8%로 감소세를 보였다. 남성도 60대는 6.9%에서 2.5%로, 70대는 19.8%에서 6.5%로 크게 호전됐다.

그러나 이 같은 통계에도 불구하고, 장수의 요건으로 소식이 강조되는 데다 홀몸노인을 중심으로 노년층의 영양상태가 여전히 좋지 않아 노년층의 경우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저체중에 놓일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

전문의들은 저체중인 경우 골다공증 등 질병 발병 위험이 높고 특히 사망위험도가 비만군에 버금간다고 지적한다.

많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BMI)가 18.5보다 낮은 경우 사망위험이 정상체중보다 1.53배 가량 높다.

정상체중을 가늠하기 위해 흔히 체질량지수가 사용된다. 몸무게(kg)를 키의 제곱(㎡)으로 나눠 구한다. 18.5 미만이면 저체중이며, 18.5~23 미만이면 정상체중, 23~25미만이면 과체중, 25~30이면 1단계 비만으로 판단한다.

노년기에는 몸에 쌓이는 지방인 체지방이 늘어나고, 지방을 제외한 수분이나 근육의 단백질, 뼈 등의 비율인 ‘제지방’은 감소한다.

체지방이 적고 제지방이 많으면 생명유지에 필요한 에너지소모율(기초대사율)이 높아 음식섭취량을 줄이거나 운동을 하지 않아도 체중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체지방이 많고 제지방이 적으면 똑같은 양의 음식을 먹더라도 비만에 빠지기 쉽다. 고령이 될수록 이른바 ‘나잇살’로 체중이 불어나는 원인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노년기에 들어 여러 가지 질병을 앓거나,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영양섭취가 고르지 않고 불충분한 경우 체지방과 제지방이 모두 감소, 저체중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동국대 일산병원 오상우 교수는 “일반적으로 노년기에는 몸무게가 줄어들면서 근육량도 줄어든다”며 “특히 마른 어르신들도 체지방 비율은 높아 당뇨와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더욱 큰 문제는 저체중이면서 근육량도 적은 경우다.

오상우 교수는 “몸에 적정량의 근육이 있어야 신체내 대사반응이 제대로 일어나는데, 근육량이 너무 적으면 인슐린 등 호르몬으로 인한 대사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 노년기에 대사 장애가 생겨 건강이 악화되면 자신감이 떨어지는 등 심리적으로도 위축돼 활동은 더욱 줄어들게 되는데, 운동량 감소가 근육량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따라서 저체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른 식단과 운동이 필수다.
적정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골고루 먹는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올바른 생활습관을 지켜야 한다.

오상우 교수는 “노년층은 젊은이들처럼 무리하게 근육을 키우지 않아도 적정량의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 적어도 매주 3회 이상 운동해야 한다”며 “걷기 등 유산소 운동과 함께 근력운동, 스트레칭 등 3가지 유형의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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