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전국실버코리아 몸짱선발대회>
“누가 우리를 노인이라 할소냐”
세월 무너뜨린 강인하고 부드러운 아름다움
<제1회 전국실버코리아 몸짱선발대회>
“누가 우리를 노인이라 할소냐”
세월 무너뜨린 강인하고 부드러운 아름다움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2.10.26 16:45
  • 호수 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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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5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이색적인 대회가 열렸다. 55세 이상 장노년층 남성 보디빌더 선수들이 참가한 ‘제1회 전국실버코리아 몸짱선발대회’다. 대한노인회와 백세시대의 후원 아래 한국사회체육진흥회가 주최하고, 한국실버휘트니스중앙연합회가 주관한 이번 몸짱선발대회는 장년부(55~60세), 중년부(61~65세), 노년부(66~77세) 등 세 부문에 걸쳐 38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평소 가꾼 근육질 몸매와 건강미를 겨뤄 박수갈채를 받았다. 평균 30~40년, 길게는 50년 동안 보디빌더에 매진한 프로선수는 물론 이번 대회에 처음 참가한 아마추어선수에 이르기까지 선수 모두 근육의 긴장을 풀지 않아 대회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보디빌딩대회가 아니라 고령화시대를 맞아 건강장수를 염원하는 모든 노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던져준 매우 뜻 깊은 대회였다. 

▲ 노년부 1위 최무영 어르신과 2위 유재근 어르신, 그리고 3위에 오른 김종곤 어르신의 모습. 유재근 어르신은 미스터 서울 입상 경력이 있으며 김종곤 어르신도 미스터 서울 중년부 1위의 수상경력이 있다.
▲ 장년부, 중년부, 노년부 등 세 부문에 걸쳐 38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평소 가꾼 근육질 몸매와 건강미를 겨뤄 박수갈채를 받았다. 대회를 관람한 어르신들은“‘노인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얻었다”고 입을 모았다.

▲ 노년부 1위의 영예를 안은 최무영(74) 어르신. 35년전인 1977년 미스터 코리아 종합 1위를 차지한 실력파 선수다.
모두 38명의 장노년층 남성 보디빌더들이 참가한 ‘제1회 전국실버코리아 몸짱선발대회’에서 선수들은 각자 수십 년 동안 가꿔온 완숙한 건강미를 뽐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번 대회를 위해 치른 예심은 한국실버휘트니스중앙연합회에 등록된 선수에 한해 실시됐으며, 전국에서 약 700여명의 장노년층 보디빌더가 참여해 치열한 경합을 벌여 38명의 결선진출 선수들이 선발됐다.

전국실버코리아 몸짱선발대회는 한국실버휘트니스중앙연합회의 경기규정에 따라 진행됐다. 심사 종류는 자연미 심사에 이어 신체의 흉터 유무 심사, 태도심사, 그리고 포즈심사 등 모두 4가지. 포즈심사는 국내외 경기 규정의 포즈심사와 함께 2분 이내의 출전자 자유포즈를 심사했다.

규정 포즈는 △전면 이두근(위팔두갈래근) 포즈 △전면 광배근(넓은등근) 포즈 △측면 가슴 포즈 △후면 이두근 포즈 △후면 광배근 포즈 △측면 심두근 포즈 △복직근(배곧은근) 및 다리포즈 등 7가지다.
평소 보디빌딩으로 몸을 다져온 ‘뽀빠이’ 이상용씨의 사회에 따라 경기가 시작되자 선수들은 차례대로 무대에 올라 기량을 과시했다.

자유포즈부터 시작한 본선은 선수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린 55~60세까지 장년층 6명의 선수에 이어 61~65세의 중년부 선수 9명이 무대에 올랐다. 특히, 66~77세의 연령대로 구성된 노년부는 A조와 B조로 나눠 무대에 오를 정도로 가장 많은 2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관객들은 노년부의 순서에서 감탄과 부러움 섞인 탄성과 함께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특히, 보디빌더 경력 10~20년차 50대 후반의 여자선수 2명이 무대에 올라 어르신들의 환호 속에서 아름답고 건강한 몸매를 한껏 뽐냈다. 경력 10년차인 57세 여성선수는 “보디빌딩을 통해 몸무게를 89kg에서 59kg으로 30kg이나 감량하고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 가운데 보디빌더에 매료돼 헬스클럽을 직접 운영하는 경우도 많았고, 보디빌딩뿐만 아니라 등산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 ‘운동 마니아’들이 다수 참석했다.

대회에 참석한 사연도 각양각색이었다.

노년부에 참가한 권무부(70·서울 광진구 중곡동) 어르신은 한 여름철 반팔 상의를 입은 채 지하철을 타고 가던 중 권 어르신의 범상치 않은 몸매에 눈길을 돌린 한 행인이 “10월말 열리는 전국실버코리아 몸짱선발대회에 출전해 보라”는 권유를 통해 참가하게 됐다.

프로 보디빌더로 1960년도 초반 프로챔피언대회 참가 후 50년 만에 다시 참가한 경우도 있었다. 유회식(74) 어르신은 1960년대 아시아권 프로대회를 휩쓴 전적이 있다. 20대 때 ‘미스터 아세아’였던 그는 1980년대 프로대회에서 3연패 후 대외활동을 잠시 중단했다. 이 때문에 이번 대회는 유 어르신에게 남다른 감회를 느끼게 했다. 본선에서 뽀빠이 이상용씨는 유회식 어르신에 대해 “50여년 전 현란한 근육으로 무장한 육체미의 상징으로, 한국 대표 육체미 선수로서 우리 대한민국 보디빌더의 우상이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를 알리는 포스터 모델로 나서기도 했던 이계남(71) 어르신은 비록 수상은 못했지만 대회에 앞서 3주 동안 야채만 섭취하며 몸을 관리하는 등 열정을 잃지 않았다. 특히, 1986년에 중앙과 지방에서 열린 ‘미스터코리아’ 대회에 꾸준히 참가하면서 일반부, 장년부 등에서 거듭 1위를 거머쥔 실력파이기도 하다. 이계남 어르신은 한국실버휘트니스중앙연합회 창단식에서 시범을 보였을 정도로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계남 어르신의 아내 최금숙(65)씨는 소녀처럼 해맑은 미소를 보이며 “남편이 대회 직전 탄수화물이나 고기는 일절 입에도 대지 않고 집중적으로 관리했다”며 자랑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 결선에 진출한 38명의 선수 가운데 장년부는 1위부터 3위까지, 중년부와 노년부는 각각 1위부터 6위까지 시상, 총 15명의 선수들이 수상했다.

관중의 열화와 같은 응원을 받은 노년부에서는 △1위 최무영(총점 304점) △2위 유재근(297.5점) △3위 김종곤(296점) △4위 유회식(295점) △5위 서영갑(294점) △6위 이승구(293점) 선수가 시상대에 올랐다.

중년부에서는 △1위 김진구(286점) △2위 김창운(278점) △3위 황윤상(275점) △4위 구성본(274점) △5위 김종일(270점) △6위 양경석(269점) 선수가 입상했다.

장년부에서는 △1위 윤한식(304점) △2위 김동우(274점) △3위 남궁흥복(272.5점) 선수가 수상했다.

노년부와 중년부 1~3위는 임채민 보건복지부장관을 대신해 송종수 한국실버휘트니스중앙연합회장이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여했다.
이번 대회의 심사위원은 체육 및 의학, 예능 등의 분야에서 5년 이상 종사한 전문가로 구성됐으며, 양점수 한국실버휘트니스중앙연합회 이사, 송재민 대한보디빌딩연맹심판, 김정원 대한보디빌딩연맹심판, 조 춘 영화배우(미스터 코리아 입상), 조한열 화백이 참여했다.

한편, 이날 대회에는 김원길 전 보건복지부장관, 이 심 대한노인회장, 한원석 전 국회의원, 강홍도 사회체육진흥회 사무총장, 회암 스님, 최창신 전 국회의원, 최수진 대한경신연합회장, 윤 청 자율진동협회 총재, 최순모 대회장(골든제이씨티 회장) 등 유관 기관 내빈들이 참석해 몸짱 어르신들을 격려했다.

송종수 한국실버휘트니스중앙연합회장은 환영사에서 “전국실버코리아 몸짱선발대회를 최고의 대회로 만들자”며 “심판은 공명정대하게, 선수 여러분은 정정당당하게 경기를 펼쳐 이번 대회의 높은 기량을 보여줘 귀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순모 골든제이씨티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보디빌딩은 내분비 순환기능과 근육발달을 돕고 노화를 늦추며 몸의 유연성과 근력, 심폐력을 향상시키는 한편 신체의 균형 발달을 돕는 최고의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이 심 대한노인회장은 격려사에서 “더욱 많은 노인들이 참가하는 대회로 발전시켜 100회까지 이어 달라”며 “노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며, 노인의 건강한 삶을 위한 대회로서 많은 노인들이 동참하고 즐기는 화합한마당, 대축제로 승화해 부양받는 노인에서 사회를 책임지는 노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건강과 행복에 기여하는 대회, 대한민국 행복의 밑거름이 되는 대회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원길 한국실버휘트니스중앙연합회 수석고문(전 국회의원·보건복지부장관)도 축사에서 “보디빌딩은 특정 선수들의 스포츠에서 생활체육으로서 동호인이 즐기는 운동으로 자리매김하며 건강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경쟁과 순위에 집착하지 않고 즐기면서 건강을 지키는 스포츠로서 체육정책에 일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이호영 기자 / 사진=임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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