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노후생활, 가족·친구·부부 관계가 좌우
… 노년기 관계회복법
행복한 노후생활, 가족·친구·부부 관계가 좌우
… 노년기 관계회복법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2.11.23 14:54
  • 호수 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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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어르신들이 외로움에 시달린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관계의 단절’이다. 가정과 사회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상대가 없어지는 것이다. 게다가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다. 나이가 들수록 고민을 함께 나눌 친구,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배우자, 기쁨을 함께 나눌 가족과의 관계가 더욱 중요해지지만 한 번 틀어지면 관계 회복이 결코 쉽지 않다. 행복한 노년생활의 필수 조건으로 손꼽히는 관계지수 높이기. 간단한 ‘관계지수(NQ, Network Quotient) 자가진단’을 통해 현재 나의 관계성을 알아보고, 이를 통해 행복한 노년생활을 위한 관계 개선 및 실천법을 살펴보자.

 

관계지수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는 ‘친구관계’ ‘부부관계’ ‘가족관계’로 분류돼 있다. 우선 자신에게 해당되는 항목에 체크한다. 그리고 체크된 항목의 수를 통해 현재 나의 관계성을 살펴보고, 부족한 것이 있다면 개선하는 노력을 해보자.

<친구 관계>
□ 친구의 가족 사항을 꿰뚫고 있다.
□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 현재의 고민에 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 함께 큰 소리로 웃을 때가 종종 있다.
□ 일주일에 한번정도 만나거나 통화를 한다.
□ 자신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준다.
□ 때로는 날카로운 충고를 할 때도 있다.
□ 함께 즐기는 취미생활이 있다.
□ 하나의 주제로 두 시간이상 대화한 적이 있다.
□ 아무 이유 없이 보고 싶을 때가 있다.

<부부 관계>
□ 배우자의 현재 고민을 알고 있다.
□ 일주일에 2회 이상 잠자리를 갖는다.
□ 특별한 약속이 없는 한 아침, 저녁식사는 함께 한다.
□ 표정만 봐도 배우자의 기분을 알 수 있다.
□ 화를 풀어주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
□ 배우자의 친구들과 어려움 없이 가깝게 지낸다.
□ 최근 한 달 이내에 선물을 건네준 적이 있다.
□ 평균적으로 하루 2시간 이상 둘만의 대화를 갖는다.
□ 다툼이 생길 경우 이기기보단 이해하려 노력한다.
□ 배우자가 자신을 향해 자주 미소를 짓는다.

<가족 관계>
□ 약속이 없는 한 함께 식사를 한다.
□ 가족과의 대화가 즐겁고 편안하다.
□ 자녀들이 자신에게 농담을 할 때가 있다.
□ 부모님의 환한 미소를 자주 본다.
□ 최근 한 달 이내에 가족나들이를 즐긴 적이 있다.
□ 가족 개개인의 고민을 알고 있다.
□ 가족의 좋아하는 것과 웃음 포인트를 알고 있다.
□ 함께 큰 소리로 웃을 때가 종종 있다.
□ 저도 모르게 남에게 가족 자랑을 할 때가 있다.
□ 한 번도 가족의 생일을 잊은 적이 없다.

친구·부부·가족 관계에서 각각 체크된 항목이 몇 개인가요?
8개 이상 : 매우 훌륭한 관계.
5~7개 : 충분히 아름다운 관계 형성. 단, 꾸준한 노력이 필요함.
3~4개 : 좀 더 신뢰와 편안함을 줄 수 있는 관계개선이 요구됨.
2개 이하 : 적극적으로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


▲“친구관계 회복, 함께 취미를 즐겨라!”
자가진단을 통해 친구·부부·가족 관계에서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확인했다면, 작은 것부터 행동으로 실천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세 가지 관계 모두 8개 이상 항목에 해당돼 높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지금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

먼저 친구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은 어떤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전문가들은 노년기 친구 관계개선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만남’이라고 강조한다. 꾸준한 만남은 서로를 알아가고 익숙해져 가는 과정이 된다. 그러나 목적과 이유 없는 만남을 지속하다보면 의미 없는 관계, 즐거움이 없는 관계로 발전하기 쉽다. 또한 관계개선을 위해 만나더라도 공통된 관심사나 흥미가 없다면 오히려 서먹해질 수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취미생활의 공유다.

송다영 인천대(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전쟁과 보릿고개를 거치며 먹고 사는 것을 걱정했던 지금의 노년세대는 취미생활을 가질 여력이 없었다”며 “허비하는 시간을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활동으로 채워가는 것이 관계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동시대를 함께 살아 온 친구들과의 만남은 자연스런 대화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건강관리에도 효과적”이라며 “노년기 취미여가 활동은 꾸준히 지속할 수 있고, 본인의 흥미와 체력에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취미생활을 공유할 장소나 비용문제도 크게 고민할 필요도 없다. 최근에는 노인복지 향상을 위해 경로당을 비롯해 노인복지관이나 문화센터, 평생교육센터, 주민센터, 백화점 문화강좌 등에서 다양한 취미·여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 악기, 댄스, 합창, 컴퓨터 등 종류도 다양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에 수준별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큰 부담이 없다.

▲“노부부, ‘따로 또 같이’ 친밀감 높여라!”
관계 개선의 필요성은 크게 느끼지만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관계가 부부다. 부부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우선 배우자를 무시하거나 포기하는 마음부터 버려야 한다. 일하랴, 자녀 키우랴 서로를 돌보지 못하고 지나버린 수십 년의 시간만큼 앞으로 함께 할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부부관계 개선을 위한 방법으로 ‘따로 또 같이’ 전략을 권장한다. 박정길 NLP(Neuro Linguisitc Programming)전략연구소 소장은 “30년 이상 함께 살아 온 부부는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에게 필요한 게 무언인지 알 수 있을 만큼 서로에게 너무 익숙하기 때문에 ‘함께하는 시간’과 ‘나만의 시간’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개인 시간은 서로 존중하되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에는 TV시청과 같은 정적인 활동보다는 등산이나 여행과 같은 동적인 활동을 주기적으로 갖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것에 도전하거나 취미를 공유하면서 안아주거나 손을 잡는 등 친밀감을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무관심이 오랜 시간 지속된 부부사이는 ‘정서적 친밀감’ 회복이 관건이다. 경기도가족연구원 안태윤 연구위원은 “갱년기를 거치며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겪게 되는 노년기에는 부부간의 친밀감이 더욱 중요하다”며 “오랜 부부생활을 통해 서로를 대하는 태도가 어떤 형태로든 굳어져 있기 때문에 부부가 함께 관계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노년기 부부갈등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친밀감 회복을 위한 첫걸음은 서로의 일상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고맙다’ ‘수고했다’ ‘당신뿐이다’ 등 격려와 인정의 말은 막혔던 대화의 끈을 이어준다. 애정 표현이 어색한 경우, 배우자를 가장 친한 친구로 생각하는 것도 방법이다. 단, 부부 간 대화를 시도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절대 배우자를 가르치려 하거나 상대를 무시하는 언행은 삼가야 한다.

만약 부부간 대화에 어려움이 크다면, 어려웠던 과거를 회상하며 손자녀와 함께 대화할 것을 추천한다. 어려운 환경을 함께 극복해낸 이야기를 손자녀들에게 함께 전하다보면 막혔던 대화의 물꼬가 쉽게 열릴 것이다. 또한 자연스럽게 추억을 되짚어보면서 고통과 즐거움을 함께 한 배우자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가족, 영화·여행·봉사활동 함께 즐겨라!”
소원해진 가족관계를 회복하는 방법으로 전문가들은 가족여행이나 영화·공연관람 등의 문화생활을 함께 즐길 것을 권장한다. 집에 함께 있어도 TV나 컴퓨터, 휴대폰 등에 대화시간을 빼앗기기 때문에 가족 모두가 시간을 정해 외부 활동을 함께 즐기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족여행이나 나들이를 떠나면 자연스런 스킨십과 대화가 오고 갈 수 있다. 가족이 함께 한 새로운 추억을 쌓을 수 있고, 여행 후에는 사진을 모아 앨범도 제작할 수 있다.

여행이 여의치 않다면 영화나 공연을 가족들이 함께 관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집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문화생활을 함께 즐기다보면 쉽게 친밀감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관람한 내용을 함께 이야기하며 자연스러운 대화도 이어갈 수 있다. 가족 여행이나 문화생활이 익숙해지면 가족 봉사활동도 추천할 만하다. 색다른 보람과 즐거움을 나눠 가질 수 있다.

한편, 여성 노인의 경우 ‘손자녀 육아’를 추천할 만하다. 동부산대학교 김경미 교수(유아교육학과)는 “손자녀 육아가 최근에는 자녀세대와 소통하는 방법의 하나로 권장되고 있다”며 “자녀들의 육아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자연스러운 왕래와 대화가 가능하고, 성취감도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단, 육아시간 및 기간, 사례비 등은 자녀와 충분한 조율이 필요하다. 특히 전적으로 육아를 책임지다보면 몸과 마음이 빨리 지칠 수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손주 육아에 적극 참여하되 일주일에 적어도 1~2일은 취미활동 등을 하면서 자신의 시간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족 대화를 위한 7원칙

1. 가족간의 대화는 식사자리에서 시작하라= 어색한 분위기도 줄일 수 있고, 음식을 씹을 때는 기분도 좋아진다. 이런 작은 변화가 가족 간 대화의 물꼬를 틀수 있다.
2. 서로 간의 기대를 낮춰라= 가족은 서로의 장점과 단점을 가장 잘 알고 있다. 기대감을 갖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대화를 시작할 때 더 중요하다.
3. 자신의 이야기부터 먼저 꺼내라= ‘나’ 대화법을 사용해 가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한다. 상대의 말을 재촉하기 전에 자신의 이야기부터 하는 것이 좋다.
4. 눈을 마주치며 인격적인 대화를 시도하라= 일방적인 명령이나 지시는 대화가 아니다. 얼굴, 특히 눈을 마주하며 인격적으로 존중받는 대화 분위기를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5.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고 이야기하라= 다른 사람이 이야기를 할 때는 경청하고 중간에 말을 자르거나 끼어들지 않고 듣는 것만으로도 상대에 대한 배려가 전달된다.
6. 칭찬과 긍정언어를 자주 사용하라= 칭찬과 긍정언어는 막힌 담을 무너뜨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비방, 설득, 충고, 평가하는 말은 가족 간의 대화를 방해하는 요소다.
7. 호응하며 감탄하는 말로 표현하라= “그래” “으음” “그랬구나” 등의 감탄사는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는 호응의 표현들이다. 이는 상대를 이해하고 수용한다는 느낌을 전해준다.
자료: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좋은나무성품학교
안종호 기자 joy@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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