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자녀와 손자손녀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세요”
“연말연시, 자녀와 손자손녀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세요”
  • 이다솜 기자
  • 승인 2012.12.07 15:31
  • 호수 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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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인 연말연초가 그리 춥지 않은 것은, 크리스마스와 신정, 설 연휴 등을 계기로 흩어져 있던 가족 및 친지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어르신들은 자녀나 손자손녀가 반가우면서도 그 마음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한다. 요즘보다 상대적으로 표현에 인색했던 사회·가정의 분위기 속에서 성장하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자신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시대다. 마음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표현해야 서로의 소중함을 더욱 절실히 느낄 수 있다. 손아랫사람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소박하고 간단하지만, 그래서 누구든 실천할 수 있는 ‘마음 표현 방법’을 준비했다. 이번 겨울 자녀와 손자손녀에게 따뜻한 마음을 선물하는 ‘산타클로스 스타일’의 어르신이 돼보는 건 어떨까.

▲ 신정, 설 연휴 등을 계기로 흩어져 있던 가족 및 친지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어르신들이 먼저 마음이 담긴 편지나 의미있는 선물을 통해 가족애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 수 있다. 아이들이 어르신들께 세배하고 있는 모습.

어르신들은 평소에도 오매불망 자식과 손자손녀 생각뿐이다. 연말연시가 되면 그리움은 더욱 커진다.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날이 가까워지면서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는 것.

하지만 막상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어르신들은 간단한 인사말 외에는 말이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남성 어르신의 경우, 오랜만에 보는 자녀와 손자손녀의 얼굴이 아니라 매일 보는 텔레비전으로 시선이 가기도 한다. 반갑지 않아서가 아니라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거나, 가슴으로 나누는 대화에 익숙하지 않은 탓도 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가족이지만 다소 어색한 분위기가 감도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연말에는 어르신이 먼저 용기를 내 변화를 시도해 보자. 긴 세월 동안 과묵하고 내성적이었던 성격이 단 하루의 결심만으로 쉽게 바뀔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몇 가지 손쉬운 방법을 통해 적어도 마음을 표현하는 단계까지는 나아갈 수 있다.

자녀와 손자손녀에게 사랑을 전하기 위해 대단한 각오나 준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직, 순간의 어색함과 겸연쩍은 마음을 참아낼 수 있는 의지와 용기만 있으면 된다. 올 겨울에는 본란에 소개된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을 꼭 실천해 보자. 지금보다 훨씬 다정하고 자상한 어르신으로 환영받을 수 있다. 작은 변화로 인해 자녀와 손자손녀는 물론, 이를 실천한 어르신 본인도 누구보다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편지지에 ‘사랑’을 쓰세요”
어르신들은 다른 세대에 비해 유난히 표현에 인색하다. 부부 사이는 물론, 자녀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가볍다’ ‘진중하지 못하다’고 여긴 과거 사회·가정환경에서 살아 온 탓이다. 또, 사회·가정환경과는 별개로 선천적인 성격이 내성적이거나 과묵해서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표현이 서툰 어르신들이 마음을 표현하는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편지를 쓰는 것이다. 상대방과 얼굴을 맞대지 않고도 활자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쑥스러움도 어색함도 덜어준다. 보통 편지는 특별한 소식을 전할 때 많이 쓰지만, 일상생활에서 활용하면 어르신과 가족들의 마음을 이어주는 ‘사랑의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다.

편지는 개인과 개인 사이에 오가는 사적인 글이기 때문에 형식에 있어서 특별한 모범답안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꾸밈없고 진솔하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글에 담아 상대방에게 말하듯 쓰면 된다.

편지쓰기가 서툴고 막막하다면 다음의 예처럼, ①상대를 부르는 말 ②인사말 ③편지를 쓴 이유(용건) ④부연 설명 ⑤호의와 신뢰 강조 ⑥상대방의 일이 잘 되기를 바라는 기원 ⑦마무리 인사 ⑧서명 순으로 써볼 것을 권한다.

예시에서도 볼 수 있듯이 편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편지를 쓴 목적과 이유를 분명히 밝히되 이를 부드럽고 친근한 어투로 드러내는 것이다. 이번 편지의 목적은 연말연시를 맞아 평소 표현하지 못했던 가족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를 분명히 밝히고 정감어린 단어를 많이 사용해 글을 쓰는 것이 좋다.

유의해야할 점은 편지의 본문인 ③·④ 부분에는 필요에 따라 비판 및 충고의 내용을 쓸 수도 있지만, 말미인 ⑤·⑥·⑦에는 상대방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반드시 드러내야 한다는 점이다.

가족들은, 어르신이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을 담아 꾹꾹 눌러쓴 편지를 읽으며 잔잔하고 깊은 감동을 느낄 것이다.

▲의미·정성 담긴 ‘특별한 선물’
편지쓰기 외에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의미가 담긴 특별한 선물’을 주는 것이다. 여기에서 의미가 담긴 특별한 선물이란 가격의 고하와는 관계가 없다. 그보다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의미가 있는 물품을 의미하는 것이다.

의미 있는 선물의 종류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말 그대로 특별한 추억이나 이야기의 상징이 되는 물품, 또 다른 하나는 정성을 들여 손수 제작하거나 만든 물건 등이다.

먼저 상징적인 물품에 대해 살펴본다.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각자에게 소중한 물건을 최소 1~2가지 이상은 갖고 있다. 이러한 물건은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타인의 눈에는 아주 낡고 보잘 것 없어 보일지라도, 의미를 간직하고 있는 당사자에게는 아주 소중한 물건일 수 있다. 보통 이런 물품에는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지난 세월의 추억 또는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어려웠던 시절 옷을 기워 입던 실과 바늘, 그 실과 바늘을 보관하던 반짇고리나 소중한 물건을 보관하던 작은 장, 머리 장신구를 보관하던 빗접, 저고리 등 오랫동안 보관하고 있는 물품을 생각해볼 수 있다. 옛 동전이나 우표처럼 지금은 구할 수 없는 물건도 좋다.

특히 이러한 옛 물건들이 낯선 손자손녀들에게 선물을 전달할 때는 물품에 담긴 의미와 함께 당시의 이야기들을 전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의 물꼬를 틀수도 있다. 이처럼 의미가 담긴 선물을 전달하는 행위는 무언가를 준다는 의미를 넘어서 대화할 수 있는 공통의 주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정성이 들어간 선물도 마음을 표현하는 데는 제격이다. 평소 공예에 취미를 갖고 있는 어르신이라면,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본지는 331~333호에 걸쳐 어르신들의 취미생활로 ‘스킬자수’와 ‘목공DIY’를 권한 바 있다. 이 두 가지 활동은 결과물이 그 자체로서 하나의 작품이 되기 때문에 선물에 적합하다. 스킬자수는 시각적으로 귀엽고 포근한 느낌을 주며, 목공DIY는 실용적인 기능까지 수행할 수 있어 좋은 선물이 된다.

이외에도 전통 짚풀·한지공예품이나 서예 및 수묵화 등을 직접 만들고 그려 전달할 수 있다. 또, 자녀와 손자손녀가 도시에 거주할 경우에는 집이나 마당·밭 등에서 기르고 있는 작은 식물이나 묘목 등을 화분에 옮겨 전해도 특별한 선물이 된다.

명지대 이호선 교수는 “선물을 줄 때도 짧은 글귀와 함께 전달해야 더욱 효과적으로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며 “만약 선물을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 편지·엽서 쓰기를 통해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말연시가, 부모님이 자식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라고 권한다”고 덧붙였다.

자녀들에게 전한 편지 사본이나 이와 관련된 사연을 보내주시면 본지에 게재해 드립니다.
어르신 여러분의 많은 응모 바랍니다.
보내실 곳 : 우편번호 157-754. 서울시 강서구 등촌3동
684-2. 우리벤처타운 6층. 백세시대사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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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솜 기자 soyo@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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