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초고령사회는 인간과 교감하는 ‘어르신 수발’ 로봇세상
미래 초고령사회는 인간과 교감하는 ‘어르신 수발’ 로봇세상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2.12.07 16:28
  • 호수 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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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이 고령인구 증가와 맞물린 수발 및 간호 등 사회적 비용에 대비해 로봇의 개발과 활용에 주목하고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증가하는 노인인구에 비해 노인을 부양할 젊은인구가 감소하면서 로봇을 잘 활용할 경우 고령화의 덫을 피하고 로봇산업이란 새로운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이에 따라 일본과 미국, 영국 등의 선진국에서는 신체 부위 기능보조 로봇이나 환자이동용 로봇, 약 운반 로봇 등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부터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원격의료 또는 헬스케어, 수발·간병로봇, 재활로봇 등 몸이 불편한 어르신을 수발하는 로봇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로봇기술 어디까지 와 있는지 알아본다.

 

▲ 국내 기업과 뉴질랜드 정부간 로봇시범사업인 ‘뉴질랜드 실버보롯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자체 개발·제작한 찰리와 가이드로보, 프렌드로보, 아이로비-에스 등 총 4종의 수발로봇 20대는 뉴질랜드 ‘셀윈 빌리지’ 시니어 타운 고령자를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수발업무를 도왔다. 사진은 로봇 중 하나인 찰리의 엔터테인먼트 기능으로 즐거워하는 어르신 모습.

 

▲ 국내 로봇기업 유진로봇과 이디가 개발·제작한 수발로봇 찰리(Charlie).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10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로봇 미래전략’을 통해 대대적으로 로봇산업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2022년에는 로봇을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활용하는 ‘1인 1로봇’ 이른바 ‘올 로봇’(All-Robot) 시대를 구현하고, 현재 산업용(제조용) 80%인 2조원대 국내 로봇시장을 2022년까지 25조원 시장으로 확대한다는 게 골자다. 미래전략에서 제시된 4대 로봇 활용 청사진은 ‘재난대응 로봇’, ‘로봇헬스타운’ 등 복지사회 지원, 인간협업형 로봇공장, 가사지원 로봇 등 헬스케어 분야의 전망이 가장 밝다.

국내 로봇기업들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기업과 정부간 프로젝트를 통한 공공수요 창출로 세계시장 선점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 국내 기업은 뉴질랜드 정부와 시범사업으로 고령자 대상 수발로봇 ‘찰리’(Charlie)를 비롯한 4종 20대의 로봇을 제작했다. 뉴질랜드의 ‘셀윈 빌리지’(Selwyn Village)의 시니어 타운에 6개월 동안 투입돼 실제 시범사용도 마쳤다. 총 제작비용은 15억원 가량으로 정부지원 40%, 참여기업인 ‘유진로봇’과 ‘이디’가 60%를 투자했다. 유진로봇의 ‘찰리’는 현재 삼성의료원과 인제백병원에서 약 운반 등 간호사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선진 각국 로봇개발 ‘선점’ 싸움
우리나라보다 앞선 영국의 경우 일반 병원에서 로봇이 시료나 물품 등을 나르는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의료진은 단순 업무의 수고를 덜고 환자 진료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 개발됐거나 활약 중인 수발로봇의 기능 대부분은 환자를 침대 또는 휠체어로 이동하는 기능과 복용시간에 맞춘 약 운반 등이다.

일본의 과학연구소 ‘리켄’ (RIKEN)이 제작한 최초의 환자이동용 로봇인 ‘리만’(RI-MAN)은 다양한 센서를 탑재해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를 맡는다. 환자가 부르면 리만은 모든 감각을 동원해 위치를 파악한다. 최근 개발된 환자이동용 로봇 ‘리바2’(RIBA II)는 귀엽기까지 하다.

국내에서도 로봇헬스케어 연구개발 전문제조기업 ‘대경산업’의 생체센서를 이용한 지능안마로봇 마사지 의자인 ‘체어봇’(Chair Bot)이나 ‘에스티큐브’의 ‘로봇 전동 휠체어’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선보였다. 정부가 지난해 5월부터 개시한 뉴질랜드 정부와 맺은 기업 대 정부간 실버로봇 시범사업은 국내 수발로봇의 미래를 제시하면서 그 활용을 가시화했다. 바로 로봇 ‘찰리’(Charile)를 통해서다.

찰리를 비롯한 총 4종의 로봇 제조에는 ‘유진로봇’과 ‘이디’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으며, 기업당 각각 10대씩 총 20대를 제작해 뉴질랜드 ‘셀윈 빌리지’ 실버타운에 6개월 동안 투입했다. 국내 기술로 제작·투입됐던 로봇 한 대당 가격차는 크다. 1000만~2000만원, 혹은 2000만~3000만원대다.

로봇은 타운내 고령자들의 혈압 및 맥박 체크 서비스를 기본으로 복약 서비스, 치료 및 복약 스케줄링 서비스 등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팔찌를 착용한 환자가 한 동안 움직임이 없다거나 바닥에 넘어진 경우 병원에 바로 알리는 기능도 내장돼 있다.

▲용도에 맞춘 다양한 로봇 상용화 임박
‘가이드로보’(Guide-robo)와 ‘찰리’(Charlie), ‘프렌드로보’ (Friend-robo), ‘아이로비-에스’ (iRobi-S) 등 4종의 로봇은 기능이 다르지만 모두 고령자의 무료함을 달래는 엔터테인먼트 기능과 인터넷 전화 등 네트워크 서비스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타운내 직원과 친구, 의사, 간호사, 그리고 외부 가족과 교류할 수 있어 고령자가 느끼는 정서적 안정감은 크다.

공용공간인 로비와 식당, 복도, 여가실에 배치됐던 찰리와 가이드로보는 고령자의 인지기능 향상을 위한 ‘두뇌활동 콘텐츠 서비스’와 생체신호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로봇의 이동기능과 능동성을 활용해 측정한 환자의 혈압 및 동맥경화, 맥박과 산소포화도, 혈당 등의 생체신호를 의사에게 전송한다.

약복용 관리 로봇인 프렌드로보와 아이로비-에스는 개인별 복약 정보가 저장돼 있다. 환자 얼굴을 인식해 개인화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2종의 로봇은 개인 거주공간인 거실과 침실에 배치됐다. 특히 아이로비-에스는 사진앨범 기능과 일정관리, 영상쪽지 등 부가서비스 기능이 탑재돼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김서현 팀장은 “뉴질랜드의 실버타운 공간은 매우 넓은데 현지 어르신 주거공간과 식당 등에 20대의 국내 제작 로봇이 포진해 수발업무를 수행했다”고 전했다.

이어 “시범사업은 총 3년 계획으로 초반 1년은 제작 후 뉴질랜드 타운 현장 투입, 그 후 로봇제작 기업의 자체적인 활용안까지 포함됐다”며 “앞으로는 로봇과 사람의 공존 영역이 많아질 것이고, 급격한 고령화 가운데 로봇이 보조인력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외 경쟁기업의 국내 시장 잠식을 방지하는 기능도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또 김 팀장은 “정부의 로봇활용 청사진을 갖고 각종 시범사업이 활발히 전개 중”이라며 “‘에스티큐브’사의 로봇기능을 탑재한 전동휠체어 등은 보행보조 시범사업으로 이미 일부 복지관과 경로당에 배포돼 있다”고 전했다.

현재 유진로봇이 제작한 찰리는 삼성의료원과 인제백병원에 일부 투입돼 있고, 이디는 이외에도 고령자 탑승 프로젝트나, 보행보조로봇, 이동보조로봇, 감성교환로봇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다.
한국로봇산업협회 주영훈 이사는 “국내의 간병 등 노인 보조 로봇은 시장 형성 전”이라며 “현재 로봇시장은 산업용 로봇이 80%, 서비스가 20% 가량인데 서비스 부문은 청소기 등 개인 서비스 로봇 외에 헬스케어(간병이나 노약자 보호 관련) 로봇과 소방 로봇, 수술 로봇 등 전문 서비스 로봇시장이 개발 중이며, 전망은 밝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이 참여해 병원에서 수술용 로봇으로 복강경 로봇이나 인공관절 로봇이 사용되거나 개발 중이다. 환자를 침대에서 침대로 옮기는 로봇 등은 개발 중으로, 향후에는 치매 환자 등 간호사를 보조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노약자를 대상으로 외로움을 해소하는 표범이나 강아지 로봇 등도 개발 중이지만 판매 시장은 아직 없다.

세계 각국의 보행보조·환자이동 로봇 

미국 로봇청소기 전문업체 ‘아이로봇’(iRobot)사가 선보인 수발로봇 ‘아바’(Ava)는 태블릿(작은 모니터의 이동형 컴퓨터)이 머리 부위에 위치해 모니터를 통해 의사가 가정의 환자를 문진하거나 멀리 떨어진 의사로부터 의학적인 조언을 받는다. 아이로봇사는 ‘수발의 편리와 경제성’의 조우로 탄생한 것이 바로 아바라고 강조한다. 아바는 노년층의 안전한 주거생활을 도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가격은 160만~400만원(2000~5000달러선)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조지아 테크’(Georgia Tech)사는 ‘피알2’(PR2) 수발로봇 등을 지난해 7월 선보였다. 한 뇌졸중 경험 환자는 PR2를 사용해 10년 만에 자신의 몸을 긁을 수 있었다. 수발로봇은 환자들에게 의존을 넘어선 ‘독립과 자유’를 주고 있다.

일본 ‘토카이 러버 인더스트리’(Tokai Rubber Industries)사 및 연구소 ‘리켄’(RIKEN)이 공동개발한 수발로봇 ‘리바2’(RIBA II)는 흰색과 하늘색 바탕의 몸체에 동그란 눈 등 외관이 귀엽고 표피가 부드러운 게 특징이다. 환자를 나르는 수발로봇이기 때문. 환자를 침대에서 침대로, 휠체어에서 휠체어로 옮기는 이 로봇은 사람의 피부와 직접 닿기 때문에 외피는 부드러운 소재로 덮여 있고 위팔과 아래팔, 그리고 몸체에 탑재된 센서로 환자와 접촉시 환자의 몸무게, 자세 등을 감지할 수 있다. 상용화 모델은 2015년이면 시장에 선보인다.
한편 토요타(Toyota Motor)사의 수발로봇은 환자를 침대에서 휠체어로 옮기는 로봇을 개발했다. 통상 침대 위 환자를 화장실로 옮기려면 두 명의 사람이 필요하다. 수발로봇과 휠체어만 있으면 환자 스스로 화장실까지 이동할 수 있다.
토요타의 ‘보행보조로봇’은 뇌졸중이나 다리가 마비된 경우도 사타구니 근육을 사용해 다리를 앞뒤로 흔들어 걸을 수 있도록 한다. 특히 로봇의 발바닥에는 착용자의 중량 감지기가 있어 바닥에 닿으면 착용자의 의도가 센서를 통해 감지돼 보행을 돕는다.

이스라엘 이스라엘 이동보조로봇 ‘리워크’(ReWalk)는 ‘타가’(Taga)사가 제작했다. 휠체어 대용제품으로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에게 ‘걷는’ 기쁨을 안겨준 로봇이다. 환자의 다리길이와 관절각도, 관절이 견딜 압력 정도 등과 같은 변수를 정확히 계산해 지속적으로 관리가 가능하다. 이 로봇을 착용하면 환자는 구부리고 일어나고 계단을 오를 수 있다.

이호영 기자 eesoar@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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