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찬 여가활동, 건강한 노년 ‘필수품’
… 서울 어르신 문화축제 ‘성황’
활기찬 여가활동, 건강한 노년 ‘필수품’
… 서울 어르신 문화축제 ‘성황’
  • 이다솜 기자
  • 승인 2012.12.21 15:08
  • 호수 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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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100세 시대가 다가오면서 어르신들은 그 어느 때보다 육체적으로 건강한 노년기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건강도 관리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로 꾸준한 여가활동을 추천한다. 신체활동을 통한 여가활동은 건강한 몸을 유지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정신적 즐거움을 제공해 삶에 활력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최근 노년기 여가활동의 모범이 될 만한 어르신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문화체육관광부 후원 아래, 서울지역의 13개 문화원에서 1년 동안 갈고 닦은 여가활동의 결과물을 뽐내는 ‘2012 서울 어르신 문화축제’가 열린 현장이었다. 이번 축제를 통해 보람과 재미, 건강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신체활동부터 전통문화의 명맥을 잇고 있는 어르신들까지 그 활동상을 엿봤다.

▲ ▲서초 ‘지화자 좋구나 얼쑤 행복한 인생 한마당’
▲ ▲동대문 ‘왕언니클럽의 행복콘서트’
▲ ▲은평 ‘어르신문화나눔사단 은별들의 향연’
▲ ▲영등포 ‘다듬이연주단’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주최하고, 서울시문화원협회가 주관한 ‘2012 서울 어르신 문화축제’가 오용원 한국문화원연합회장, 이경동 서울시문화원협회장, 서울시 13개 문화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12월 17일 오후 양천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최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이번 행사는 관악·동대문·강동·광진·은평·마포·영등포·서초·성북·송파·양천·중구·동작문화원 등 서울시 전체 25개 문화원 중 13개 문화원 소속 어르신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그우먼 이선민의 사회로 진행됐다. 또, 대한노인회 서울연합회 부설 노인지도자대학 어르신 100여명도 참석해 흥겨움을 나눴다.

이번 축제는 어르신 문화 창달을 통한 지역문화발전, 어르신 여가문화 활성화를 통한 문화 복지를 구현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만돌라 및 기타 등 악기 연주, 건강댄스 등 무용, 지역문화 전승 공연 등으로 다채롭게 꾸며졌다.

이경동 서울시문화원협회장은 “올 한 해를 마무리하며 바쁜 와중에도 문화축제에 참여한 어르신들에게 감사하다”며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인 만큼 문화원은 국가 정체성의 근간인 향토 문화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의 특성을 살려 자생적이고 창의적인 문화를 보존, 발전시켜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축제는 어르신들이 올 한 해 동안 문화원에서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배우고 연습한 실력을 선보이는 자리로, 문화체육관광부 사업의 일환이기도 하다”며 “참여자들은 강좌 수강에만 그치지 않고, 지역의 문화행사는 물론 봉사활동에도 참여해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자”고 당부했다.

오용원 한국문화원연합회장은 축사를 통해 “올해는 문화원 50주년이 되는 해로, 즐거운 축제로 마무리하자”며 “현재 198개 문화원에서 340개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며, 서울은 18개 문화원서 22개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다. 어르신들은 사회적 약자라는 편견이 무색할 만큼 빛나는 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여가활동, 재미·건강 잡아요”
첫 무대는 관악문화원 어르신 40여명으로 구성된 ‘울림으로 비상하는 열린음악회’의 만돌린(작은 기타 모양의 현악기) 연주로 시작됐다. 만돌린 특유의 고풍스럽고 우아한 소리가 대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동대문문화원의 ‘왕언니클럽의 행복콘서트’는 객석의 흥을 고조시켰다. ‘왕언니클럽’은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대세’라고 불리는 ‘소녀시대’ ‘씨스타’ 등의 ‘걸그룹’(여자 아이돌 가수) 못 지 않은 매력을 자랑하는 ‘시니어그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날도 화려한 형형색색의 옷을 맞춰 입은 어르신들이 걸그룹의 히트곡을 개사하고 율동을 붙여 멋진 무대를 선보였다. ‘왕언니클럽’은 이미 2011년 TV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3’에 출연해 본선에 진출하는 등 이름을 알리며 주목받은 바 있다.

강동문화원의 ‘실버건강댄스공연’도 흥겨운 무대를 꾸몄다. 우울증 해소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스포츠 댄스를 선보여 객석에도 활력을 전했다. 하체를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동작이 많았지만 어르신들은 나이를 잊은 듯 가뿐하게 소화했다.

은평문화원의 어르신문화나눔봉사단은 ‘은별들의 향연’이라는 주제 아래 기타, 전자피아노, 하모니카 연주와 어우러지는 멋진 화음을 선보였다.

본지 347호에서 이미 한 차례 보도한 바 있는 성북문화원의 어르신 연극놀이 교실 ‘희희낙락’의 연극 ‘할머니도 꿈이 있어’도 다시 공연됐다. 어르신들은 더욱 농익은 연기로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전통문화 계승한 여가활동 ‘눈길’
각 문화원이 소속된 지역 및 타 지역의 전통문화를 계승, 우리문화의 얼과 아름다움을 느껴볼 수 있는 문화활동도 눈길을 끌었다.

마포문화원은 ‘덩더꿍 줄 체조’를 선보였다. 이름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줄 체조는 일반 줄넘기의 줄 길이와 비슷한 원색의 선을 이용해 다양한 동작을 선보이는 체조다. 어르신들의 동작뿐만 아니라 빨강, 노랑 등 강렬한 원색 줄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형태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광진문화원 어르신 25명은 고운 빛깔의 전통 의상을 입고 함경남도무형문화재 ‘돈돌날이’ 창작 소고춤을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돈돌날이’는 함경남도의 부녀자들이 바닷가나 강변 또는 산에 모여 춤을 추고 놀면서 부르던 춤과 노래로, 함경남도 지방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돼 있다.

영등포문화원 ‘다듬이연주단’의 공연도 시선을 잡았다. 옛날 아낙네들이 마주 앉아 빨래를 다듬던 모습을 형상화해 다듬이 소리로 훌륭한 타악기 연주를 선보였다. 관객들은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큼 친근하면서도 완급조절이 잘 돼있는 다듬이 소리에 큰 박수를 보냈다.

서초문화원 어르신 25명도 ‘지화자 좋구나 얼쑤, 행복한 인생한마당’이라는 무대를 선보였다. 이번 무대는 ‘탈춤’의 마당놀이를 도입해 연기, 노래, 춤 등으로 짧은 이야기 마당극을 펼쳤다.

“여가활동, 노년기 삶의 활력”
이번 문화축제에 주인공으로 직접 참여한 어르신들은 축제의 무대에 서기까지 지난 1년간 꾸준한 연습을 해왔다. 문화원 관계자 및 참여 어르신에게 이번 무대를 준비하며 느낀 여가활동의 의미와 생각에 대해 물었다.

마포문화원에서 ‘덩더꿍 줄 체조’를 직접 창안, 지도한 이종만 강사는 어르신들이 연습기간 동안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종만 강사는 “평소 우리나라 춤사위나 움직임 같은 것들이 우리 생활 속에서 보편화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러한 생각을 반영해 만든 것이 덩더꿍 체조였고, 이에 줄을 활용한 동작을 가미해 만든 것이 덩더꿍 줄 체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르신들이 어린 시절 고무줄놀이를 하던 것을 회상하면서 체조를 즐길 수 있었다”며 “재미와 동시에 건강까지 잡을 수 있는 체조여서 어르신들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강동문화원에서 ‘실버건강댄스’를 배우고 무대에 오른 윤석분(84) 어르신은 “사실 하체가 조금 부실한 편이었는데, 친구의 소개로 문화원을 알게 돼 건강댄스를 시작했다”며 “그 이후 건강이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윤 어르신은 “월·수·금요일에만 연습을 했는데, 재미있어서 더 자주 나가고 싶을 정도”라며 “신체 건강에도 좋지만, 문화원에 나가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밥도 먹고 대화도 나누는 등 건강댄스가 생활의 큰 활력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노인들에게도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확산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실버건강댄스 교실을 기획한 강동문화원 관계자도 “어르신들은 이미 수차례 공연을 펼친 바 있으며, 매우 즐거워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영등포문화원 어르신들의 ‘영등포막걸리 만들기’, 송파문화원의 ‘장명루 만들기’, 양천문화원의 ‘천연비누 만들기’ 시연 및 체험행사도 펼쳐졌다.

또, 중구문화원 어르신들이 ‘청춘미술실’을 전시했고, 동작문화원도 ‘동작의 마술사랑, 동작의 매듭사랑’ 공연을 선보였다.
글=이다솜 기자/사진=임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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