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스크랩북’으로 자신감·성취감·인지기능 높여요”
“백세시대 ‘스크랩북’으로 자신감·성취감·인지기능 높여요”
  • 이다솜 기자
  • 승인 2013.01.04 16:17
  • 호수 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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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종이 매체인 신문은 대중으로부터 점점 외면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신문은 소식을 전하는 것 이상의 다양한 기능이 있어 활용도가 매우 높은 매체이기도 하다. 백세시대은 창간 7주년을 맞아 어르신 독자들이 본지를 더욱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신문을 교재 또는 보조교재로 활용해 지적 성장을 도모하고, 인지기능을 향상시키는 ‘신문활용교육’(NIE·Newspaper In Education)이다. 신문활용교육은 주로 청소년 및 학생들의 언어·논리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시행되는 교육법이지만, 어르신들은 두뇌 건강을 증진해 치매를 예방하는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새해에는 백세시대으로 노년세대에 대한 풍성한 소식도 접하며 공부도 하고, 인지기능을 향상시켜 보자.

▲ 어르신들은 신문활용교육을 통해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고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한 어르신 독자가 백세시대을 읽고 있다. 사진=임근재 기자

대다수의 사람들은 신문을 읽을 때 어떤 새로운 소식이 있는지 한 번 훑어본 후 덮어버린다. 하지만, 신문 한 부를 활용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훨씬 더 다양하다. 새해에는 신문활용교육(NIE·Newspaper In Education)을 통해 백세시대을 200% 활용해 보자.

신문활용교육은 1930년 미국의 대표적 일간지인 ‘뉴욕타임즈’가 신문을 교실에 배포하며 시작됐다. 이 교육의 목적은 신문에 실린 정보를 활용해 교육 효과를 높이는 것. 전문가들에 따르면, 신문에는 항상 새로운 정보가 실리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유익하고 무엇보다 실용적인 배움이 가능하다.

신문활용교육은 교육 대상에 따라 난이도는 물론 교육 방식 또한 천차만별이다. 청소년 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할 경우, 신문 기사의 내용을 활용해 기사를 요약하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발표하거나 글로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치매 노인이나 미취학 아동 등을 대상으로 할 경우에는 신문 속의 기사 제목, 광고, 사진 등을 활용해 일종의 놀이를 하면서 두뇌를 자극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신문활용교육이 초·중·고교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신문활용교육은 아직까지는 걸음마 단계다.

신문활용교육의 효과로는 △종합적인 사고 및 학습능력 향상 △논리성과 비판력 증진 △창의력 증진 △문제해결 및 의사결정 능력 배양 △올바른 인성 함양 △민주시민의식 고취 △공동체에 대한 관심 및 적응 능력 제고 △정보 및 자료의 분석종합활용 능력 제고 △언론출판의 자유에 대한 인식 제고 등이 검증된 만큼 교육의 대상을 청소년에서 노인 및 일반인까지 꾸준히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문활용교육 전문 강사들의 도움을 받아, 백세시대 독자들이 자택과 경로당에서 신문을 이용해 실천할 수 있는 간단한 신문활용교육 방법을 소개한다. 또,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신문활용교육을 지도해 온 전문 강사들에게 직접 느낀 효과에 대해서도 물었다.

나만의 스크랩북 만들기
신문활용교육 전문강사들은 어르신 독자들이 가장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신문활용교육법으로 ‘나만의 스크랩북 만들기’를 추천했다. 스크랩북(Scrapbook)이란 신문에서 필요한 부분만 오려 보관하기 위해 책처럼 만든 것을 말한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먼저 신문 기사를 오려 붙이거나 끼울 수 있는 공책 또는 파일을 준비한다.

다음으로는 어떤 분야에 대해 스크랩을 하고 싶은지 정한다. 정치, 사회, 문화, 인물, 노인복지정책, 봉사활동 등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특정 분야를 선택하고, 이 부분에 한해 기사를 모을 수도 있다. 분야를 제한하지 않고 관심이 가는 모든 분야의 기사를 스크랩할 수도 있다.

분야를 정했다면, 어떤 방식으로 스크랩할 것인지 정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관심 있는 기사를 오려 공책에 붙이거나 파일에 끼워 넣어 단순히 수집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자신이 스크랩한 기사를 짧은 글로 요약해 기사의 하단이나 측면에 기록할 수 있다. 또, 기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글로 적을 수도 있다. 최소 5~10개 문장 이상의 글을 쓰는 것이 권장되지만, 처음부터 무리할 필요는 없다. 신문 스크랩은 자신의 수준에 맞게, 무엇보다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쓰기 양을 늘리고 싶다면, 일주일에 1~2개의 문장씩 서서히 추가하는 것이 좋다.

이때 유의해야 하는 것이 있다. 적은 분량의 글을 쓸 때도 항상 주장 또는 생각이 담긴 문장을 쓰고 난 후에 이를 논리적으로 뒷받침해줄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

이러한 방식으로 신문 스크랩을 꾸준히 해나간다면, 스크랩북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사를 나만의 언어로 요약하는 능력,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쓰는 능력 등이 향상될 수 있다. 이와 함께 특정 분야에 대해 축적된 기사는 자신만의 소중한 자료이자 기록이 될 수 있다.

연재 기사를 적극 활용하라!
백세시대을 살펴보면, ‘이다솜 기자의 문화이야기’ ‘손자손녀와 함께 하는 新천자문’ ‘유기농사꾼 박태진의 황토이야기’ 등의 기사가 매주 연재되고 있다.
이러한 연재 기사들은 특정 주제에 대해 매주 지속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이를 꾸준히 스크랩하면 하나의 작은 책을 만들 수 있다. 이때도 역시 수집에 그치지 않고 각 기사에 대한 내용과 자신의 생각을 기록해두는 것이 좋다.

신문, ‘작품’으로 다시 태어나다
신문활용교육은 신문의 기사, 즉 활자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면에 실리는 광고, 사진, 그림 등을 이용해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다.

강원 횡성재가노인복지센터의 허영순 강사(사회복지사)는 특정 주제를 선택한 후 신문의 이미지를 이용해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볼 것을 권한다. 허 강사의 경우 어르신들에게 ‘푸짐한 밥상’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어르신들은 신문에 나온 음식 등의 사진을 이용해 푸짐한 밥상을 만들었다. 또, 흰 도화지 위에 커다랗게 사람을 그린 후에 신문에 나온 옷과 각종 장신구를 오려 붙여 꾸미는 활동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신문의 그림을 활용해 작품을 만드는 방식은 아이디어에 따라 매우 다양해질 수 있다.

이처럼 신문의 이미지 또는 광고 등을 이용한 신문활용교육은 미술 활동이자 놀이의 일종이기도 하다. 이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창의성을 증진시키고,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만들어 성취감을 높일 수 있다.

자존감·성취감 높이는 ‘지름길’
이명애 강사는 경기 고양시 치매노인 주간보호센터에서 신문을 교재 삼아 특정 국가 또는 국가관계 등에 대해 어르신들에게 설명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활자의 크기가 작은 일반 신문을 읽을 수 없는 어르신들을 대신해 기사를 낭독하기도 했다.

이 강사는 “아주 기초적인 단계의 신문활용교육이었지만, 어르신들은 최신 정보를 접하고 따라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만족스러워했다”고 말했다.

2년 정도 어르신들과 신문활용교육을 진행한 허영순 강사는 “요양원의 어르신들은 자존감이 낮은 경우가 많다”며 “그런 어르신들이 신문 스크랩북을 완성하고 난 후에는 무척 자랑스러워하며 자존감이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수집한 결과물을 보면서 뿌듯해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문활용교육기관이자 사회적 기업인 ‘엘투이엔아이이’(L2ENIE)의 이유영 강사는 “일반적으로 어르신들 대부분은 처음에는 신문교육활동을 매우 생소하게 여긴다”며 “하지만 눈높이에 맞춘 수업이 지속되고 어르신들이 그 결과물을 확인할 때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어르신들은 신문활용교육을 통해 이뤄지는 창의적인 활동에 가장 즐거워했다”고 덧붙였다.
이다솜 기자 soyo@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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