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백년의 유산’ 노인에 대한 부정적 편견 ‘우려’
드라마 ‘백년의 유산’ 노인에 대한 부정적 편견 ‘우려’
  • 이다솜 기자
  • 승인 2013.01.18 13:11
  • 호수 35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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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소재 가족극 인기 속 어르신 캐릭터 ‘다양’
‘무자식…’ 갈등 때마다 어르신 중재 솜씨 ‘일품’
한 편의 드라마는 작은 세계다. 드라마 속에는 우리를 꼭 닮은 인물들의 일상생활부터 시련, 사랑, 꿈까지 모두 담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흔히 드라마를 보며 그 시대를 읽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에 어르신들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을까. KBS1 일일드라마‘힘내요, 미스터 김!’, SBS 주말 드라마 ‘내 사랑 나비 부인’, MBC 주말 드라마 ‘백년의 유산’, MBC 일일드라마 ‘오자룡이 간다’, JTBC 주말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 등 다섯 편의 드라마 속 어르신 인물을 통해 2013년 한국 사회의 어르신을 탐구해본다.

▲ ▲MBC 주말 드라마‘백년의 유산’
최근 가족드라마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여전히 평일 오후 10시대의 드라마는 10~20대의 젊은 인물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평일·주말 저녁시간을 꽉 잡고 있는 것은 온 가족이 둘러앉아 볼 수 있는 가족극이다.

이러한 바람은 지난해 2월부터 9월까지 방영됐던 KBS2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불어넣었다. 당시 커리어우먼 차윤희(김남주 분)가 방귀남(유준상 분)과 결혼해 ‘시월드’라 불렸던 시댁에 적응해 가는 이야기를 그린 이 드라마는 시청률 40%를 돌파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시댁을 중심으로 1~3대가 함께 생활하며 가족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내용의 드라마가 ‘대세’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가족극이 재조명되면서 어르신 인물들도 다양하고 비중 있게 그려지고 있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통해 현재 우리사회가 바라보고 있는 노인상을 엿볼 수 있다.

일일 드라마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KBS1 일일드라마 ‘힘내요, 미스터 김!’은 죽은 형의 딸 김희래(서지희 분)를 포함한 성(姓)이 다른 4명의 아이들을 보호하게 된 아파트 입주청소부 겸 가사도우미 청년 김태평(김동완 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따뜻한 가족극이다.

이 드라마에는 이례적으로 다양한 어르신들이 출연해 노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주인공 오우경(왕지혜 분)의 이모할머니인 오쌍심(사미자 분)은 함경북도 무안 출신으로 여동생 오쌍지(정재순 분)와 함께 월남했다. 도박 중독인 남편을 만나 지지리 궁상으로 한평생을 살았고, 늘 곱게 나이든 오쌍지와 비교를 당한다. 반면, 오쌍지는 애처가인 남편을 만나 평생 귀부인으로 살았다.
한편, 천경술(백일섭 분)은 은퇴한 사회복지사로 태평의 아이들에게 엄하지만 따사로운 할아버지 역할을 하고 있다. 방을 구하지 못해 안절부절하던 태평의 가족에게 자식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헐값에 2층을 내준 것도 천경술이다.
이처럼 다른 성격을 가진 어르신들을 묘사함으로써 노인 인물의 각기 다른 개성을 잘 살리고 있다.

국내 최고 톱스타였지만 사건 사고로 안티팬을 갖게 된 남나비(염정아 분)의 좌충우돌 시댁살이를 그리고 있는 SBS 주말 드라마 ‘내 사랑 나비 부인’에도 어르신 인물이 등장한다.

남나비의 시아버지인 김병호(장용 분)는 부지런한 구두장인으로, 효자이자 애처가다. 반면, 이우재의 할아버지인 이삼구(김성겸 분)는 월드백화점의 회장으로 다혈질에 구두쇠인 인물로 등장한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어르신 인물은 김병호 내외로, 톱 탤런트 출신 안하무인 며느리 남나비가 시댁식구들 사이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아 가는 과정의 중심축이 된다.

‘내 사랑 나비부인’ 속 어르신들은 다양한 가운데 비교적 모범적인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다.

반면, MBC 주말 드라마 ‘백년의 유산’ 속 어르신들은 다소 탐욕스러운 욕망을 가진 인물로 등장한다. 엄팽달(신 구 분)은 괴팍하고 꼬장꼬장한 성격이며 잔꾀가 많고, 김끝순(정혜선 분)은 다혈질인 남편 엄팽달과 살다보니 오지랖이 넓고 대가 세진 인물이다.

엄팽달 내외는 가업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는 자식들이 괘씸해 가업인 국수사업을 돕는 자식에게 유산을 주겠다고 선언,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방영자(박원순 분)는 엄팽달의 딸 민채원(유 진 분)의 시어머니로 등장, 비뚤어진 욕망을 품은 인물로 그려진다.

이 드라마는 방영자를 비롯한 주요 어르신 인물들을 젊은 세대와 갈등하는 대상으로 묘사하고 있다. 게다가 어르신들을 고집이 센 성격으로 표현하고 있어 노인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강화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MBC 일일드라마 ‘오자룡이 간다’는 가족극임에도 불구하고 어르신 인물의 수와 비중이 적다.

드라마는 나공주(오연서 분)의 남편이자 착한 사위인 오자룡(이장우 분)이 처가의 재산을 노리고 결혼한 큰 사위 진용석(진태현 분)의 음모에 대항해 처가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자룡의 할머니를 연기하는 천금순(김영옥 분)은 속물이지만 귀엽게 묘사된다. 여자는 죽을 때까지 예쁘게 가꿔야한다는 것이 생활신조인 인물이다.

중년 연기자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드라마지만, 어르신 배역은 천금순 뿐이다. 게다가 천금순은 극에서 주변적인 역할을 하는 것에 그치고 있어 가족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어르신 인물의 비중이 매우 낮게 묘사되고 있다.

자극적이고 작위적인 갈등 장치 없이 가장 따뜻하게 대가족의 삶을 그려내고 있는 작품은 JTBC 주말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다. 공중파 채널의 드라마에 비하면 시청률은 다소 낮지만,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으로서는 이례적으로 8%대의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연일 자체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스타 작가 김수현의 가족극인 이 드라마는 이러한 인기를 반영해 3월까지 방영을 연장하기도 했다.

‘무자식 상팔자’는 집안의 가장 큰 어른인 안호식(이순재 분)과 최금실(서우림 분) 내외와 그들의 삼형제 가족들이 한 마을에 살며 서로를 힘겹게 이해하고 소통하며 화합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역시 중년 연기자들의 연기가 돋보이는 가운데, 두 어르신 인물은 드라마의 중심축을 견고히 잡아주고 있다. 안희재(유동근 분) 등 삼형제가 한 동네에 모여 살며 뭉칠 수 있는 것도 부모인 안호식 내외가 있기 때문이다.

두 어른은 집안의 갈등이 닥칠 때마다 이를 중재하고 바로잡아간다. 또, 극이 진행되는 동안 자식들은 어른을 극진히 공경하는 모습을 보인다.

시청자들은 이처럼 예의 바른 태도의 인물들을 보며 흐뭇함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무자식 상팔자’가 가족과 어르신을 가장 바람직한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모든 드라마의 어르신 인물들이 비중이 높고 모범적일 수는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드라마가 어르신을 비롯한 특정 세대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강화할 수 있는 만큼, 이들을 묘사하는 방식은 언제나 신중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다솜 기자 soyo@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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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 2013-03-04 18:31:18
부모 및에서 정상적인 가정에서 더욱이 할아버지앞에서 부모인 엄마를 하대하며 자기주장을 칼자르듯이 가르치는 정이라곤 씨알머리없이 집안의 어른이 누구인가 이것이 무슨 어르신존중드라마냐? 요즘은 어른존중이 그렇데 변했나? 무슨 예의바른태도 하며 흐믓해하는가. 기자는 이것을 본것인가 안본건가, 아니면 그것이 일반가정에서 다그런것인가 정확한내용과 상식적기사가 아쉽다. 이상

고추장 2013-03-04 18:22:34
우선 기자의 기사에 공감이안가는부분이있다. 대부분의 가정 드라마가 작가은 예절이 실종된 비지성들이다, 가정의 난맥상을 그릴수야있지만 가정의 품위와 예절은 지켜주어야할 것이아닌가. 특히 무자식상팔자에서 보았듯이 전통가정으로 3대 대가족이다.어른의 권위가 일반가정이하다.유동근부부의 문제의큰딸년은 변호사로서 부모에게 마치 아래사람인양 하대를넘어 선생님인양 가르친다.요즘 변호사는그렇케말하나? 치가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