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고령으로 직무수행 못해”사임
교황“고령으로 직무수행 못해”사임
  • 조종도 기자
  • 승인 2013.02.18 22:29
  • 호수 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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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비유럽계 교황 탄생 하나

3월 중순 추기경단 선출 비밀회의

교황 베네딕토 16세(85)가 2월11일 전격적으로 사임을 발표함에 따라, 12억 가톨릭 교회를 이끌 후임자는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쏠리고 있다.
베네딕토 16세는 “하느님 앞에서 나의 양심을 거듭 성찰해본 뒤 고령으로 나의 능력이 교황의 직무 수행에 더는 적합하지 않다고 확신하게 됐다”며 사임 배경을 밝혔다. 그의 희망에 따라 2월 28일 오후 8시(현지시간)까지 직무를 수행한다. 베네딕토 16세가 사임하면 1415년 그레고리 12세가 사임한 이후 598년 만에 처음으로 선종에 앞서 사임한 교황이 된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바티칸 대변인은 “새 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 ‘콘클라베(conclave)’가 베네딕토 16세의 퇴위일로부터 15∼20일 이내에 열릴 것이며 부활절(3월 31일) 이전에는 새 교황이 즉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 선출은 투표권을 가진 80세 미만의 추기경 118명이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계속 투표를 하게 된다. 투표는 첫날에는 1회만 실시하지만 둘째 날부터는 오전과 오후 2번씩 실시한다. 여러 날 투표를 해도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1996년 개정된 규정에 따라 추기경 회의를 거쳐 과반득표자도 교황으로 선출할 수 있다.
가톨릭 역사상 교황은 모두 유럽권에서만 선출됐는데, 이번에는 개도국에서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그 뿌리 깊은 전통이 바뀔지 주목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후임 교황이 아프리카 출신 인사로 선출되길 기대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유력 온라인매체인 ‘온라인나이지리아’는 자국 출신 프랜시스 아린제(80) 추기경이 차기 교황으로 즉위할 수 있을지 분석하는 해설기사를 게재했다.
교황청에서 25년간 봉직한 경력이 있는 아린제 추기경(80)은 지난 2005년 교황 선출 당시 근소한 차이로 베네딕토 16세에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보다 젊은 아프리카 인사로는 교황청 정의평화 평의회 의장인 가나의 피터 턱슨(64) 추기경이 거명되고 있다.
전 세계 가톨릭 신자 중 42%를 보유한 남미에서도 브라질의 오디요 페드로 셰러 추기경(64), 아르헨티나의 레오나드로 산드리 추기경(70)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유럽계 인물로는 안젤로 스콜라 밀라노 추기경(70)이 유력시 되고 있다. 스콜라 추기경은 최다 선거인단(28명)을 보유한 이탈리아 출신이다. 내셔널 가톨릭 리포트에 따르면 현재 추기경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후보이다.
새 교황의 선출과 관련,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바티칸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언론 브리핑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콘클라베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퇴위 직후 로마 근처의 여름 별장에서 지내다 바티칸 내 수도원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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